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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임종룡, 우리금융 인적쇄신 예고···이원덕 우리은행장 거취 관심

금융 은행

임종룡, 우리금융 인적쇄신 예고···이원덕 우리은행장 거취 관심

등록 2023.02.21 10:05

수정 2023.02.21 16:36

차재서

  기자

계열사 CEO 인사 앞둔 임종룡 내정자 이원덕 우리은행장 거취 놓고 고심 중 내부 화합 고려해 부회장직 맡길 수도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대대적 인적 쇄신을 준비하면서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룹 핵심계열사 수장이고 회장직을 놓고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만큼 신임 회장이 이 행장의 거취와 관련하여 내릴 결정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어서다. 다만 섣불리 행장 자리에 손을 뻗을 경우 내부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임 내정자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내정자는 취임에 앞서 자회사 CEO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며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르면 내달 중 이뤄질 그룹 인사를 통해 사실상 회장으로서의 행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 대상에는 작년말부터 올해 초 임기를 마친 자회사 CEO 9명이 포함됐다.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대표 ▲이창재 우리자산신탁 대표 ▲신명혁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고영배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김경우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PE) 대표 ▲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 등이 그 주인공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명단에 없는 이원덕 행장에게 시선을 모으고 있다. 임기(12월말까지)는 비교적 많이 남았지만, 손태승 현 회장의 최측근이자 유력 후보로서 '회장 인선 레이스'를 완주한 만큼 임 내정자로서도 그를 놓고 고민할 것으로 점쳐진다.

무엇보다 임 내정자로서는 1인 체제를 굳히고자 그룹 내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우리은행부터 장악해야 한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사업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탓에 전체 순이익의 90% 이상을 우리은행으로부터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그룹이 거둬들인 3조1693억원의 순이익 중 2조9198억원이 은행에서 나왔다. 은행 이익 비중이 60% 수준인 신한금융, KB금융과 대조적이다.

따라서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임 내정자가 어떤 방식으로든 그룹 경영진에 변화를 줘 힘의 균형을 맞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손태승 전 회장도 2020년 그룹을 떠나있던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를 우리은행장으로 앉히면서 이례적으로 1년의 임기(성과에 따라 1년 연임)를 부여한 바 있다.

시나리오는 임 내정자의 결단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 행장이 남은 임기를 모두 채우느냐 중도에 하차하느냐다.

우선 이 행장이 남은 임기를 모두 채울 것이란 전망이 앞선다. 잔여 임기가 10개월에 불과하고, 내부적으로 신망이 두터운 이 행장을 곧바로 경영에서 배제할 경우 '외부 인사'인 임 내정자의 설자리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장이 바뀔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관례적으로 금융그룹의 신임 회장이 경쟁자를 2선으로 밀어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실제 최근 BNK금융에서는 빈대인 회장 내정자와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쟁을 펼친 안감찬 부산은행장이 용퇴를 선언했다. 후배에게 길을 열어준다는 취지였지만, 새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것이 금융권의 중론이다. 이 행장이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임 내정자로서도 고민이 크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계파간 불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자리를 재분배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1998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한 한빛은행에서 이름을 바꿔 현재에 이르렀다. 흡수 통합이 아닌 대등 합병이다보니 인사 때마다 계파 갈등에 시달렸다.

양측 인사가 번갈아 행장을 맡는 '불문율'도 지켜져 왔다. 손 회장과 2011년 퇴임한 이종휘 전 행장은 한일은행, 이순우 전 행장과 이광구 전 행장, 권광석 전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이 가운데 현직인 이 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어서 그룹 내부에서는 이번에는 상업은행 측에 기회를 줘야한다는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다.

물론 우리은행장의 교체가 반드시 이 행장의 '이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켠에서는 임 내정자가 그룹 부회장 자리를 신설해 이 행장에게 맡기는 경우의 수도 고개를 들고 있다. 임 내정자가 조직을 안정시키고 자신과 손발을 맞출 인물을 그룹 2인자인 우리은행장에 앉히기 위한 묘수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부회장직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며 "임 내정자가 조직 안정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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