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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비싼 차 제값 받았더니"...현대차‧기아, 역대 최대 실적 냈다

산업 자동차

"비싼 차 제값 받았더니"...현대차‧기아, 역대 최대 실적 냈다

등록 2023.01.27 17:16

박경보

  기자

양사 각각 9조8000억원, 7조2000억원 영업익우호적 환율에 수익성 '껑충'···판가인상 뒷받침전기차‧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호조유럽‧미국 등 주요 시장서 꾸준한 점유율 확대

"비싼 차 제값 받았더니"...현대차‧기아, 역대 최대 실적 냈다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반도체 공급난과 경기침체 속에서도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가운데 해외 판매 확대와 판가 인상이 뒷받침된 결과다. 특히 고부가가치 차종인 제네시스와 전기차, SUV 모델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오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 9조819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1.2%, 47.0% 증가한 수치다.

기아도 다음날인 27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 86조5590억원, 영업이익 7조23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3.9%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42.8%나 급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대치다.

이에 대해 남주신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매출 증가 요인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자동차 판매량(중국 제외)과 환율효과 덕분"이라며 "현대차의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이 9.4%에 달하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수익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환율효과'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은 1292원 수준으로, 1998년(1395원)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해 1분기 1205원, 2분기 1260원, 3분기 1338원, 4분기 1359원으로 지속 상승했다. 우호적인 환율은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액을 전년 대비 3조7050억원이나 끌어올렸다. 물량증가(+5010억원)와 믹스 개선(+3조730억원) 효과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특히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판매량과 점유율을 늘렸다. 2021년 4.3%였던 기아의 서유럽 점유율은 4.8%로 올랐고, 같은 기간 미국에서도 0.3%p 증가한 5.0%를 기록했다. 현대차도 중국을 제외한 공장가동률이 96.8%에 달할 만큼 판매 물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유럽에서 9.4%의 합산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기차,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도 현대차와 기아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현대차의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전년 대비 13.7% 늘어난 5만6401대나 판매됐다.

또 아이오닉5와 EV6, 코나EV 등 주요 전기차 모델들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유럽시장에서 106만989대에 달하는 전기차를 판매해 역대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9.4%)을 달성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011년 전기차를 처음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102만2284대에 달하는 전기차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모델들을 잇따라 출시하며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목표는 33만대로, 전년 대비 58% 이상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일반 세단보다 판매 가격이 높은 SUV 모델들도 판매량이 늘어났다. 기아 스포티지는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39만6674대가 판매돼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이 됐고, 셀토스가 26만7323대로 뒤를 이었다.

업계 최저 수준의 인센티브 정책도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차질로 공급자 우위 환경이 조성되면서 제값 받기'가 가능했다는 뜻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의 미국 시장 인센티브와 재고는 안정적인 모습"이라며 "지난해 4분기 기아의 대당 인센티브는 463달러로 전년 대비 84.2% 줄었고, 연말 재고일수는 11일 수준에 불과해 토요타와 함께 산업 내에서 가장 낮은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낮은 재고를 감안할 때 향후 생산 회복에 따른 판매 확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올해는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경기 침체로 글로벌 수요 증가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고점을 찍은 원‧달러 평균 환율은 올 들어 1255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본격적인 가격 인하 경쟁으로 인센티브 효과가 감소할 가능성이 큰 것도 리스크로 꼽힌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전기차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믹스를 개선하고 판매를 확대하고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 등으로 북미를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기아차에 대한)수요가 굉장히 높다"며 "스포티지와 EV6에 이어 올해 EV9까지 출시될 예정이고, 수익성이나 경쟁사의 가격정책을 걱정할 만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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