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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사업다각화·탄소중립이 열쇠

위기의 시대, 생존전략

철강업계, 사업다각화·탄소중립이 열쇠

등록 2023.01.02 07:36

천진영

  기자

세계 철강산업 1% 미만 저성장 전망 국내 대내외 환경 악화·수급악화 지속 EU의 CBAM 여파 친환경 작업 가속도

광양제철소 제품부두에서 철강제품을 하역하고 있다.광양제철소 제품부두에서 철강제품을 하역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철강업계는 대내외 악재로 혹독한 시기를 보냈다. 하반기 들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으로 부진한 실적을 받았으며 태풍 침수 피해, 노조 파업도 발목을 잡았다. 암울한 분위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 확정으로 수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 차원의 지원 사격과 동시에 업계 전반 저탄소 생산 구조로의 전환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 수요는 작년 상반기까지 조선용 중후판을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다 하반기 건설 경기 급락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작년 11월 말부터 보름 동안 이어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파업도 업황 위축에 한 몫 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국내 철강사들은 하루 10만t 가량의 출하 차질을 빚었으며, 이에 따른 피해액은 총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올해 상황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세계 철강 산업도 1% 미만의 저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를 18억1500만톤으로 추산하고 있다. 협회는 작년 4월 글로벌 철강 수요가 전년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같은 해 10월에는 1% 증가하는 것으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세계 철강 수요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올해 철강 수요는 작년과 같은 규모인 9억1400만톤으로 관측했다. 중국에서 내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더라도 중국의 수요는 제자리 걸음을 보일 것이란 시각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년도 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새해 국내 철강산업 시황이 좋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연구소는 "내년도 국내 철강산업은 고환율·고금리·중국 저성장·친환경 등 부정적인 대외 환경과 주요 수요산업의 경기 회복 제한 등으로 수급이 악화돼 주요 제품의 가격이 다소 조정될 전망"이라며 "올해 철강기업의 합산 매출이 전년 대비 7% 내외 감소하며 영업이익률도 2%p 내외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 작업자가 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 작업자가 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 확정도 철강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CBAM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을 EU로 수출하는 경우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연동해 일종의 세금을 부과하는 조처다. 일종의 '탄소 관세' 개념이자 '유럽판 IRA'로 불리기도 한다.

EU는 올해 10월부터 2025년까지 2년3개월을 '보고 의무 부과 기간'(전환기간)으로 정하고 2026년부터는 CBAM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 6개 품목을 유럽에 수입하는 기업은 당장 올해 10월부터 시작하는 전환 기간에 맞춰 제품의 탄소 배출량을 EU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또 2026년부터는 EU 탄소배출권(ETS) 시세 수준의 CBAM 인증서 구입 부담을 안게 된다.

특히 철강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EU 수출액이 크고, 탄소 배출이 많은 고로 공정의 비중도 높아 향후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 2021년 기준 한국 철강기업은 EU에 43억달러(약 5조5000억원)의 제품을 수출했다. CBAM 적용 대상 품목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어 알루미늄(5억달러), 비료(480만달러), 시멘트(140만달러) 등 순이다.

탄소 배출이 많은 고로(용광로) 비중이 높은 점도 고민거리다. 한국의 철강 생산에서 고로와 전기로의 공정 비중은 68대 32로, 고로가 두 배 넘게 크다.

이에 정부는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활용하고, 전기로 전환을 통해 철강업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탄소 감축 기술과 수소환원제철 공정설계 기술에 대한 개발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오는 2030년까지 철강 업종에 투입되는 금액은 총 2097억원에 달한다.

당초 EU CBAM 최종 결정을 앞두고 철강업 탄소 절감 등 친환경 전환의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다. 에너지 효율화에 따른 탄소 감축은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임지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대 이후 에너지 효율 수준이 높아지며 동일 생산 시설 내에서 추가적인 효율 개선에 대한 기대가 한계치에 도달한 상황이기 때문에 집약도 개선은 한계에 달했다"며 "전기로, CCS 도입 등으로 기존 고로 대비 50% 이상 탄소집약도를 낮출 수 있다"고 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시장 전문가들은 "공정 과정에서의 탄소 절감, 공정 자체의 변환을 할 수 있는 철강 업체만이 생존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POSCO홀딩스는 탄소 중립 투자에 2030년까지 2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사업회사 포스코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발표했고, 작년 8월 수소환원제철 데모플랜트를 설계를 착수했다. 포스코가 추진하는 수소환원제철 공정은 이미 포항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동환원로 기반의 파이넥스(Finex)를 발전시킨 Hyrex(Hydrogen Reduction) 형태다. Finex는 분광(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유동로에 투입해 환원철을 생성해 용융로에서 녹이는 포스코가 개발한 조강 생산 조업 중 하나다.

현대제철은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구축하고, 오는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원료를 녹이는 것부터 불순물을 제거하거나 성분도 추가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로 '하이아크(Hy-Acr)'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제철은 하이아크에 스크랩(고철)과 용선(고로에서 생산된 쇳물), DRI(직접환원철) 등을 사용해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며 자동차강판 등의 고급 판재류를 생산할 계획이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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