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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中도 슬롯 내놔라...경쟁력 우려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中도 슬롯 내놔라...경쟁력 우려 ↑

등록 2022.12.27 15:12

천진영

  기자

중국에 독점 우려 9개 노선 슬롯 이전해외당국 기업결합 승인 급물살 탈 듯 증권가 "합병 후 노선 경쟁력 강화 기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뚜렷한 중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얻어냈다. 사실상 가장 큰 문턱을 넘겼지만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일부 노선을 이전키로 결정하면서, 시장 우위 선점에 있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전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했다. 지난 2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은 이후 기업결합심사 필수 신고국가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작년 1월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한 뒤 중국 경쟁당국과 독점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시정 조치를 협의해왔다. 중국 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결합할 경우 경쟁 제한을 우려한 노선은 서울~베이징, 상하이, 창사, 톈진 노선 등 4개다.

이에 대한항공은 한국 공정위가 경쟁 제한을 우려한 5개 노선(서울~장자제·시안·선전과 부산~베이징·칭다오 노선)을 포함해 총 9개 노선에 신규 진입을 희망하는 항공사를 지원하는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해당 노선에서 취항을 희망하는 항공사에 공항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 이전 등을 지원하고, 공정한 경쟁을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중국 경쟁당국의 합병 승인은 현재 진행 중인 다른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당초 중국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가장 큰 복병으로 거론됐다. 공정위는 중국이 단일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18개 노선에서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인천-장자제, 부산-칭다오 노선은 두 항공사가 결합할 경우, 독점 노선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더욱이 중국은 자국 항공 산업을 키우기 위해 해외 항공사에 운수권이나 이착륙 횟수를 배분하는데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해외 경쟁당국을 설득할 카드로 슬롯 이전 등의 조건을 내세운 만큼 합병 후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항공기가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인 슬롯은 항공사의 경쟁력 중 하나다.

앞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부정적이었던 영국 경쟁시장청(CMA)의 마음을 돌린 것도 슬롯 양도다. CMA는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의 인천~런던 노선 신규 취항을 제안한 대한항공의 시정안을 수용했다. 업계에서는 기업결합이 사실상 승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남은 기업결합 심사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활용할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현재 대한항공은 필수 신고국가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및 임의 신고국가인 영국의 기업결합 승인만 남겨놓고 있다. 특히 EU는 한층 더 강도 높은 시정조치를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EU는 지난해 캐나다 1, 3위 항공사의 합병, 스페인 1, 3위 항공사의 합병을 불허한 전례가 있다.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다수의 노선에서 슬롯 이전 및 운수권 반납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경쟁력 훼손은 과도한 우려라는 진단도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1월 운항 편수 기준 통합 후 대한항공 그룹이 이전·반납할 필요가 있는 슬롯·운수권은 주 140여회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경우 두 항공사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던 미주 및 구주 노선에서의 경쟁력 훼손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슬롯 이전 및 운수권 양도는 이를 요구하는 경쟁사가 있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노선 축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하다"고 짚었다.

그는 "항공사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노선 경쟁력으로, 다양한 노선을 확보해 최대한 많은 여객수를 유치하는 것이 성장의 핵심"이라며 "이번 통합이 성사될 경우 대한한공은 아시아나항공과 그 계열사가 보유한 노선을 활용해 더욱 다양한 노선 구성과 환승 전략이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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