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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철강, 3분기 실적 '반토막'...비상구 안 보인다

내우외환 철강, 3분기 실적 '반토막'...비상구 안 보인다

등록 2022.10.12 07:00

이승연

  기자

車·조선·건설 등 전방산업 호황, 철강업계 실적 연관성↑고환율·태풍 침수 피해·노조 파업 등 숱한 악재 '시름'4Q 전기 요금 및 원유 가격 인상 등 추가 악재 예고 글로벌 불확실성에 제품 판가 인상 등 수익성 방어 총력

강판·후판강판·후판

철강산업은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파급 효과는 크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 호황은 철강업계 실적을 깊은 연관성 때문이다. 국내 철강 업계는 고환율과 태풍 침수 피해, 노조 파업, 수요 위축 등 숱한 악재를 겪고 있다. 지난해 원재료 가격 상승 호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누리던 모습과 극단적 대비를 이룬다. 판가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최대한 방어한다고 해도 4분기부터 전기요금과 원유 가격이 잇따라 오를 예정이어서 철강 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포스포홀딩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의 올해 3분기 실적을 줄줄이 내려 잡았다. 포스코홀딩스는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5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4% 급감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5362억원, 1618억원으로, 같은 기간 35.1%, 45.8% 감소한 수준으로 추산했다.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고환율이 발목을 잡았다. 달러 강세는 수입 물가에 부담이 된다. 3분기 평균 환율 1326원·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9.2원 증가했다. 이 때 수요라도 받쳐주면 상쇄 효과를 기대하는데 달러 강세에 따른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기조로 경기 둔화와 내수 수요가 위축되면서 돌파구가 막혔다.

여기에 업체별 악재까지 겹쳤다. 포스코는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포항제철소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포스코는 이번 침수 피해로 포항제철소의 매출 손실 규모가 2조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연결 매출액의 2.7% 수준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며 "일각에서는 완전한 정상화까지 1년가량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 앞으로 국내 철강재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노조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포스코의 대외적인 영향과 결이 다르다. 현대제철 노조 측은 격려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5월 2일부터 약 5개월간 사장실을 포함해 모든 공장 불법점거를 비롯하여 게릴라성 파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현대제철 노조의 파업을 지능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불법점거를 푼 상황은 불법파업과 동시에 진행하기에는 사회적인 지탄을 피해가기 상황.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수법이다. 불법점거를 풀고 합법적인 파업을 가는 것으로 포장하기 위한 꼼수로 볼 수밖에 없다.

또 특수강과 후판 공장 일부 라인에 대해 파업하고 있다. 당장은 큰 영향은 없지만 장기화로 이어질 경우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을 볼모로 잡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두고 산업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철강산업이 노조의 파업에 휘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포항제철소에 의존해 온 선재, 전기강판, 스테인리스스틸(STS) 상품의 생산이 수급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유일한 국내 대안 공급처로 꼽힌 현대제철까지 파업으로 멈추면 그 압박은 더 강해져 철강재 가격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3분기 악재를 벗어날 반등 요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195조원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중국 내 건설 경기 침체가 워낙 깊은 탓에 대규모 투자 계획이 국내 철강 업계의 호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반면 악재는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철강 업계는 당장 4분기부터 오르는 산업용 전기 인상분을 감당해야 한다. 한국전력공사는 올 4분기(10~12월) 산업용 전기요금을 이달부터 ㎾h당 최대 11.7원까지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300kW이상 대용량 사용자에 추가 요금이 적용되면서 전기 사용이 많은 철강사들은 수백억~수천억원의 비용 부담이 추가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5원 오를 때 약 1000억원 이상의 전기료를 추가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원유값도 오를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지난 5일 일일 원유 생산을 200만 배럴씩 줄이기로 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OPEC+의 이번 감산 결정으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고환율에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가뜩이나 추운 철강 업계의 겨울은 더욱 추워질 전망이다.

현재로선 제품 판가를 올리는 선에서 수익성을 방어하는 게 최선이다. 최근 철강 업계와 조선 업계는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톤당 110만원 선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는 원재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상반기와 동일한 수준이다. 당초에는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이 상반기 대비 크게 떨어지면서 톤당 90만원까지 낮춰 가격 협상이 진행됐지만, 철강 업계의 잇단 악재에 가격선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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