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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개월 만에?"···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대우조선 매각 속전속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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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2조원 투자
자금 회수 극대화보다 속도감 택한 산업은행
매각 시기 실기 하지 않기 위함으로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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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한화그룹 2조원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 개시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이날 대우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이 산업은행의 품을 떠나 '한화그룹'에 새로운 둥지를 틀 예정이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산업은행 품에 있던지 무려 21년만이다.

물론 산업은행 체제하에서는 20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이번 매각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는 평이 나온다. 강석훈 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지 3개월여, 한화그룹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테스크포스(TF)를 꾸린지 1개월여만에 이뤄진 일이라는 점에서다. 강 회장이 그간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빠른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던 만큼 투입 자금 회수의 극대화보다는 매각 시기를 실기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은 전날 2조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한화그룹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원과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이 각각 4000억원과 1000억원씩 투자에 참여한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49.3% 지분율을 확보해 산업은행(28.2%)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한화가 우선협상대상자이지만 최종인수대상자는 아직 아니다. 산업은행이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뒤 경쟁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투자 유치 절차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이날부터 경쟁입찰 공고를 약 3주간 실시한다. 이후 최대 6주간 한화 및 잠재투자자가 상세실사를 진행하고 이후 최종 투자자가 선정, 본 계약 체결한 뒤 유상증자 실시 등의 과정이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감안하면 올해 10~11월 실사, 경쟁입찰자 등록 및 선정, 최종투자자 확정 완료, 11월 말 본계약 체결, 12월 말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내년 3월 말 거래가 종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 회장도 연내 본 계약을 목표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은 질긴 인연을 맺어왔다. 대우조선해양은 대우그룹 해체 과정에서 대우중공업으로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후 2000년 산업은행이 대출금을 출자전환, 대주주에 오르면서 관리해왔다. 산업은행은 중간에 한화, 현대중공업 등에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한 자금만 신규자금 등 총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개념으로 아직 사용하지 않은 한도대출 2조9000억원까지 합하면 총 7조1000억원이 투입됐다. '헐값 매각'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특히 거래가 잘 성사된다 하더라도 산업은행이 당장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없다. 신주 유상증자로 한화에서 투자한 금액은 모두 대우조선에 투입된다는 점에서다.

특히 이번 매각은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는 평이 나온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로 있었던 기간이 20년 이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짧은 기간은 아니지만 강 회장이 올해 6월 취임한 이후 약 3개월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또한 한화측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TF를 구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기간도 한달여정도 밖에 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진행된 셈이다.

강 회장이 이처럼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함에 있어 자금 회수의 극대화보다 속도감을 택했던 배경에는 매각 시기를 실기 시 또 다시 산업은행의 품에서 장기 표류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2019년부터 추진됐던 현대중공업과의 인수합병은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승인으로 불발되는 등 동종업계와의 합병은 불가해지면서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강 회장은 전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저희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체제 하에서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포함한 근본적인 경쟁력을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을 뿐더러 매각 시기를 실기해 더 큰 손해를 보게 된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취임 후 지금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하며 대우조선해양의 신속한 매각을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이 무산된 직후부터 경영 컨설팅을 진행한 결과 현재 경쟁력 수준과 시장 환경에서는 자력에 의한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왔으며 대우조선해양의 체질을 개선하고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민간 주인 찾기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화의 경우 2008년에 이은 재도전인 만큼 매각 불발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대중공업처럼 동일업종이 아니라는 점에서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도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자금 회수도 중요하지만 이미 현대중공업 등 동종업계와의 인수합병은 불발되며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상황이었던 만큼 인수 의지를 보인 한화에 빠른 매각을 하는 게 더 나은 판단이라고 본 것"이라며 "더구나 현 정부가 정권 교체를 이룬 지 얼마 안된 만큼 성과를 보여줘야 했던 점도 작용한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정단비 기자 2234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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