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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글로벌 '킹달러'에 1,400원 육박한 환율···위기 전조인가

금융 은행

글로벌 '킹달러'에 1,400원 육박한 환율···위기 전조인가

등록 2022.09.18 09:41

수정 2022.09.18 09:58

사진=KB국민은행 제공사진=KB국민은행 제공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당시 수준인 1,400원에 육박하면서 한국 경제가 놓인 상황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경제위기일 때를 제외하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적이 없었기에, 현재의 환율 수준이 한국 경제가 직면한 복합위기의 심각성을 시사한다는 지적이 있다.

반면 자국 통화 가치의 하락이 비단 한국만이 아닌 미국 외 다른 모든 국가가 당면한 문제로서, 현재 한국경제를 과거 위기 때와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 원화 가치 추락의 이유는···"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에 '킹달러' 지속"

18일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1,399.0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1,390원을 돌파한 데 이어 1,400원까지 넘봤으나, 16일 1,388.0원으로 마감하며 전날보다 하락했다. 외환당국의 강도 높은 개입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당국의 개입이 1,400원대를 막겠다는 목표는 아닌 것으로 보여 환율 1,400원 돌파는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7∼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2009년에 이어 13년만에 1,400원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례적으로 높은 환율 수준이 지속되는 배경에 '킹달러'(달러 초강세)가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0여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0.75%포인트 이상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미국의 강도 높은 유동성 긴축으로 달러화는 몸값을 높이고 있다.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올해 들어 14.6% 상승했다. 이달 초에는 110선까지 오르며 20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달러 대비 일본 엔화는 24년만에 140엔대를 돌파하고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30여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하는 등 다른 나라 통화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한국경제가 위기를 맞이한 결과로 최근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14.4% 떨어졌다. 달러 인덱스가 오른 만큼 하락한 수준이다.

한국의 대외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국가 신용도의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7월 50bp(1bp=0.01%포인트)대에서 최근 30bp대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CDS 프리미엄이 낮을수록 신용 위험이 낮다는 의미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7월 말 기준 4천386억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4천364억3천만달러로 한달 사이 21억8천만달러 줄었으나, 한국은행은 대외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경제상황이 과거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나 외환위기에 버금갈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기업 부도, 금융기관 부실화, 유동성 위기 등이 발생할 조짐이 뚜렷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와 비슷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오찬 강연회에서 환율 급등에 대해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상황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긴장하며 예의주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수출 둔화에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한국경제의 어려움, 환율에 반영돼"

한편에서는 한국경제가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했으며 이러한 우려가 환율 수준에 반영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경제의 주요 동력인 수출 등은 둔화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6.6% 늘어나는 데 그쳐 석 달째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업의 재고는 빠르게 쌓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산업활동동향의 제조업 재고지수 증가율은 작년 동기 대비 18.0%로 2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연준은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예고해 한미 금리 역전이 심화할 것이라는 점도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미국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대폭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했는데 한국 통화당국은 25bp 인상으로 계속 가겠다고 하면서 투자자들이 원화를 팔고 있다"며 "원화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과 무역수지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 경제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94억8천700만달러 적자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이달 들어 3.6% 하락했다. 이 기간 달러 인덱스의 변동률(+0.9%)보다 더 크게 하락했는데, 무역적자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역적자 폭이 커지면서 대표적 대외건전성 지표인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고물가·고환율 등 복합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대응책을 신속히 마련·집행한다는 계획이다.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기 위해 최근 발표한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외환시장 쏠림을 막기 위한 시장 안정조치 등도 강구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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