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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FOCUS NW리포트-빅2의 위기

바이든 'IRA·칩4동맹' 온다···배터리·반도체 리스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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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기차 2025년 북미 생산 전까지 보조금 제외
배터리 소재 모두 중국산···폐배터리서 해법 모색
중국의 수출 규제 가능성에 반도체 업계 '촉각'
中, 2000년 반도체 수출 비중 3.2%···20년 후 12배 증가
낸드·D램 중국 생산 의존도 높아···삼성 40%, SK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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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이하 IRA)를 통과시키면서 전기차와 배터리를 공급하는 한국 업체들의 사업 부담감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 기업 입장에선 미국의 IRA 시행이 전기차용 배터리와 반도체, 즉 '빅2' 산업을 흔들리게 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주도의 공급망 패권주의를 기치로 내건 '칩4 동맹'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일본 대만과 함께 참여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반도체 업종도 도전 과제를 맞고 있다.

◇미국산 아니면 No…배터리 3사, 중국산 소재 줄이기 '비상' = "IRA 통과로 미국에서 만들어진 전기차를 사는 사람에게는 7500달러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 현지시간 13일 IRA 입법 기념행사)

미국은 IRA을 통해 한국산 전기차의 세액 공제 혜택을 제외했다. 철저히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만 보조금 대상으로 규정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에 한해 미 현지 생산 이전까지 수출 판매에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세워 2025년 상반기부터 제조·판매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의 IRA 시행으로 현대차는 적어도 2년간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 확대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판이다.

미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현대차는 IRA의 일부 개정을 통해 법시행을 18~24개월간 유예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기아보다 배터리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는 더 크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으나 소재는 대부분 중국산을 쓴다. IRA는 내년부터 배터리 원재료(리튬·니켈 등), 부품(양극재·음극재) 비중을 중국산 대신 북미산으로 각각 40%, 50% 이상 맞춰라고 권고했다. 2027년까지는 배터리 부품과 소재의 비(非)중국산 비중을 80%까지 높여야 한다. 장기적으로 중국산 원재료가 들어간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도 보조금을 안주겠다는 것이다.

배터리 3사가 제조하는 전기차용 배터리에는 그동안 중국산이 대부분 들어갔다. 그런데 미국에서 중국산을 사용해 제조하지 말라고 하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결국 미국의 IRA 법안은 배터리 생산 쪽에선 호재인 반면, 소재 공급 측면에선 악재가 된 셈이다.

이 때문에 배터리 3사는 소재 공급선 다변화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소재는 땅 속에 원소재가 있고 원소재를 가공해서 쓰는 가공 소재로 나뉜다. 원소재는 중국 생산량이 높지 않지만, 가공 소재 시장에선 중국 점유율이 막강하다. 한국 업체들이 가공 공장에서 나오는 소재를 찾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기존에 쓴 배터리에서 소재를 추출해 활용하는 방식에 주목한 것도 여기에 있다.

모빌리티 분야 전문가들은 배터리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향후 배터리 추출(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은 중국산 소재 의존도가 높아 IRA 기준의 비중국산 소재 비중을 낮출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는 물론 SK, LG 등 주요 대기업은 폐배터리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퓨처모빌리티연구소 권용주 소장은 "폐배터리에 있는 리튬·코발트·망간 등을 다시 쓰면 중국산이 아닌 미국산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앞으로 폐배터리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실적으로 가장 가까운 미래에 한국 배터리 3사가 대책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은 폐배터리에서 최대한 소재를 뽑아내 미국 기준을 맞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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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4동맹' 앞두고 삼성·SK 中 '눈치보기' = 미국이 제안한 반도체 국가 간 협의체인 이른바 '칩4 동맹'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미국 뜻에 따르자니 중국의 규제로 '제2 사드 보복'이 우려되고 이를 무시하면 미국이 장악한 반도체 장비 수급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메모리 생산 점유율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일단 한국은 칩4 동맹에 참여하면서 반도체 장비 걱정은 덜게 됐다.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점유율 1, 3위 기업이다. 2020년 기준 양사의 점유율은 각각 18.6%, 15.0%로 집계됐다. 어플라이드는 반도체 제조를 위한 장비,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며 램리서치는 주로 반도체 증착, 식각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한다.

2위 기업은 네덜란드의 ASML(18.1%)이다. ASML은 반도체 첨단 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EUV(극자외선) 장비를 생산한다. 하지만 미국의 강력한 압박에 대중국 수출 제한을 겪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는 미국 요구에 EUV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노광장비까지 판매 금지를 요구받았다.

하지만 중국의 반발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에 중국이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00년 중국의 반도체 수출 비중은 3.2%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39.7%를 기록했다. 20년 사이 1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중국은 지난 2017년 한국이 사드를 도입하자 롯데의 롯데마트 영업을 정지하는 등 경제보복을 강행한 바 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를 양산 중이다. 회사 전체 낸드 생산량 가운데 중국 비중은 40%가 넘는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서 D램을 양산 중이며 전체 생산량 중 우시 공장 비중은 45~50%를 차지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가능성을 낮다고 보고 있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미·중간 디커플링(탈동조화) 가속화, 반도체 규제는 중국을 고립시키고 반도체 자립화 등 자체 제조 역량 강화를 더디게 만들고 있다"며 "반도체 자급률 산정에 포함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메모리 생산 라인이 중국 입장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반도체 장비 자급률이 높지 않다"며 "어플라이드나 램리서치와 같은 기업에서 장비를 받지 못하면 반도체 생산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장비는 교체 주기가 있고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생산이 복잡해져 주입되는 장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장비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면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정훈 기자 lennon@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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