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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많이 팔린 약들 줄줄이 인하···'코로나 특수' 누린 제약사 실적 먹구름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많이 팔린 약들 줄줄이 인하···'코로나 특수' 누린 제약사 실적 먹구름

등록 2022.08.26 15:36

수정 2022.08.26 15:40

유수인

  기자

회사 주력 품목들 영구적 약가 인하에 수익성 영향한미 로수젯, 대웅 글리아타민, 보령 듀카브, 중외 리바로 등업계 "고성장 제품은 커버 가능···일부는 판매량 조정하기도"감기약‧항생제 등 코로나 치료약은 대상 제외 논의 특정 성분 추리는 방향 우세, 이르면 이달 결과 나올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제약사들의 실적을 견인하는 주력 품목들이 '사용량-약가 연동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내달부터 약가가 인하된다. 한번 약가가 인하되면 영구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손해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판매량이 급증한 감기약 등 일부 품목도 논의 대상에 올라 업계 우려와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전날 사용량-약가 연동 '유형 다' 협상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52개 제품군 172개 품목의 약가가 내달 1일자로 일괄 인하된다.

'사용량-약가 연동제'는 제약사와 공단이 재정위험 분담 차원에서 연 1회 협상을 통해 약가를 최대 10% 깎는 제도다. 예상보다 많이 팔리거나 공단에 청구하는 금액이 전년 대비 60% 증가하는 등 판매가 늘어난 의약품이 대상이 된다.

많이 팔린 약의 가격을 낮추는 제도이다 보니 대상 제품들 중에는 제약사들의 주력 품목들이 다수 포함됐다. 연간 1000억원 이상 처방액을 기록하는 한미약품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 대웅의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민'을 포함해 보령의 고혈압치료제 '듀카브', 셀트리온제약의 간장약 '고덱스', JW중외제약의이상지질혈증치료제 '리바로' 등이 대상이다. 인하 폭은 품목별로 최소 0.6%부터 최대 10%까지 적용된다.

약가 인하로 인한 처방액 하락은 제약사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제약사의 매출을 견인하는 주력 품목일 경우 전체 수익성에 악영항을 줄 수 있다. 때문에 일부 제약사들은 약가인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제품 매출을 조절하는 등의 판매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용량-약가 연동제는 영구적으로 약가가 인하되는 시스템이다. 한번 내려가면 그 가격으로 쭉 간다"면서 "최대가 10%인데 적지 않은 비중이기 때문에 회사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약가가 인하되면 수익이 빠진다. 그래서 많이 팔릴수록 약가 인하 영향이 커진다"라며 "매출은 늘어날 수 있어도 수익성은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코로나19 수혜'를 본 제약사들은 역풍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정부 주문으로 생산량을 늘려왔는데 되레 약가 인하 상황에 직면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원제약 등 감기약을 많이 만드는 제약사들이 주도적으로 약가 인하를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 지침으로 24시간 공장을 풀가동해 약을 생산했는데 인하를 한다고 해서 반발이 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대원제약은 대표적인 코로나 수혜 기업이다. 회사의 '코대원'은 상반기 22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연간 매출인 199억원 대비 150% 가까이 증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용량-약가연동제'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은 최초 약가협상 때 정한 기준보다 많이 팔렸다는 얘기기 때문에 나쁜 게 아니다. 또 그런 제품의 매출액은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매출성장으로 커버가 가능하다"면서도 "매년 고성장하는 제품은 상관이 없겠으나, 감기약처럼 반짝특수로 성장한 제품은 약가 인하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제약사가 물량을 조정하는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기약뿐만 아니라 코로나 증상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 등의 처방도 함께 늘었는데, 일시적으로 매출이 늘어난 제품의 가격을 내려버리면 내년에 같은 규모로 처방을 못할 경우 손해로 이어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건당국에서 약이 없다고 제약사들에게 공장을 풀가동해 생산을 늘리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걸 이행했는데 약가가 인하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돼 당황스럽다"라며 "산업계 입장에서는 신뢰의 문제로 다가오게 된다. 공적인 차원에서 지침에 따랐는데 경제적 피해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선례가 있으면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서 정부를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코로나 환자에 처방되는 해열진통제, 진액거담제, 항히스타민제, 위장약 등을 인하 대상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는데 반영이 될지는 모르겠다"며 "그렇게 하려면 제도 자체를 뜯어고쳐야 해서 대신 기준을 완화해주는 쪽으로 검토하겠다는 보건복지부 답변이 있었던 걸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들리는 말로는 인하 대상 제외 기준을 품목이 아닌 성분으로 정할 것 같다는 얘기도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등 특정 성분을 몇 개 추렸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업계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이날 민관협의체 회의를 열고 적용 제외 관련 논의에 들어갔다. 이르면 이달 말 감기약의 사용량-약가 연동제 적용 제외 관련 최종 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회원사들에 복지부의 사용량 약가 연동제 운영 계획안을 안내한 상황이다. 계획안에는 코로나 치료를 위해 생산을 독려한 감기약이 사용량 약가 연동제로 협상대상이 될 경우 예외규정을 적용하겠단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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