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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그룹' 세대교체론 뜨는 민주당···전문가들 "본질은 이념 교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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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전당대회 앞두고 '90년대 학번·70년대생' 급부상
'86세대' 중진들 "새로운 리더십 필요" 긍정적
친명계 "인물 배제 주장 새로운 대안 아냐" 불편
전문가 "운동권 강경파 97그룹은 전면에 나서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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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동시자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지난달 31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 종합상황실에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등이 자리를 비워 썰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86 용퇴론'과 함께 세대교체 목소리가 분출하면서 당내 이른바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이 급부상하고 있다. 연이은 선거 패배로 위기에 빠진 당을 '40대 당 대표'로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단순 생물학적 세대교체가 아닌 '이념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8월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 간 계파 갈등이 불거진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4·7 재보선과 3·9 대선, 6·1 지방선거까지 내리 선거 3연패의 쓰나미가 덮치자 '세대교체론'이 힘을 받고 있다.

세대교체론의 핵심은 계파 갈등의 중심에 있는 선거 연패의 책임이 있는 이재명 의원과 친문 중진 홍영표·전해철 의원 등 당권 주자 3명의 전당대회를 불출마하고, 97그룹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을 재편해 쇄신해야 한다는 데 있다.

거론되는 97그룹은 재선 의원 가운데 강병원(1970년), 강훈식(1973년), 전재수(1971년생), 박용진(1971년생), 박주민(1973년생) 의원이 있다. 여기에 이번 보궐선거에서 극적인 승리로 국회에 입성한 초선 김한규 의원(1974년생)과 김해영 전 최고위원(1977년생)도 언급된다.

이 중 강병원 의원은 지난 14일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 대표에 도전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역사적 사명이 맡겨진다면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진지하게 여러 의원의 말씀 경청하고 고심하고 있다"며 사실상 당권 도전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강 의원은 "새 술을 새 부대에 부어야 된다는 말이 있지 않나"라며 "이재명 의원이나 친문 대표주자나 586의 대표주자가 혁신을 이야기한다면 여전히 변화를 두려워하는 정당이라고 국민께 비칠 것이다. 정말 새로운 젊은 세대들이 등장해 우리 당을 바꿔 보겠다고 이야기한다 국민에 다가가는 파급력이 확 다를 것"이라며 세대교체론 정당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재선 의원들은 지난 9일 간담회에서도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일괄 선출하는 집단지도체제 도입과 1970·80년대생 의원들이 당의 중심이 되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재선 의원들은 15일 대선·지선 평가 토론회와 16일에 별도 모임을 통해 차기 지도부 구성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당내 목소리를 키워나가고 있다.

여기에 일부 '86그룹'과 중진들이 '97그룹'을 뒷받침하며 세대교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광재 전 의원은 지난 12일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과 전해철 의원, 홍영표 의원이 모두 불출마하고 후배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떨까 한다"며 "당 단합에 도움이 되고 쇄신과 세대교체라는 면에서도 좋은 시그널"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세 사람이 출마하지 않으면 충청권의 강훈식, 영남권의 전재수, 제주의 김한규 등 젊은 층의 공간이 열린다"며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소중한 자산이다. 70~80년대생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영 의원 역시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세대들이 리더십에 도전하게 하자"며 "40대에서 새로운 리더쉽이 등장한다면 저를 버리고 주저 없이 돕겠다. 당이 젊어져야 한다는 건 옳은 얘기다. 진심으로 가슴 뛰는 경사"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정세균계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은 지난 2000년 새천년민주당에서 정풍운동을 주도하며 당시 김대중 대통령 가신그룹이었던 권노갑 의원 등의 동교동계를 정치 일선에서 후퇴시킨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전대 역시 70년대생 의원으로 재편해야 당의 혁신과 쇄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천신정이 새천년민주당 정풍운동을 시작했던 2000년은 그들의 나이 40대 후반"이라며 "민주당의 세대교체를 만들었고 쇄신을 이끌었다. 시대를 이끄는 리더가 됐다. 선배 정치인이 끌어 준 것이 아니고 그들이 극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천신정 선배 의원들이 당시 "권노갑 고문 이선 후퇴"를 부르짖었던 것은 당시로 돌아가 보면 당의 금기를 깬 일이었다"며 "당심은 권노갑 고문이었지만 민심은 동교동계의 이선 후퇴였다. 민심을 대변했기에 민주당 정풍운동이 가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 주역이 70년대생이 되길 바란다"며 "70년대생 의원들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면 민주당은 역동성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친명계는 '세대교체'라는 프레임 안에 '이재명 전대 불출마'라는 전제가 깔린 만큼 그 배경에 이재명 의원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86그룹'이면서도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는 우원식 의원은 MBC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민생과 개혁 노선에 대한 평가와 자기만의 분명한 대안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점들을 간과하고 '586 용퇴하라, 70년대 이하로 하자'고 세대 간의 문제로 본다거나 사람 논쟁으로 진행된다면 국민이 우리를 제대로 반성하고 거듭나는 민주당으로 인정해 주실지 회의적"이라고 지적이다.

이어 "인물 배제 주장은 새로운 대안을 더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친명·친문 논쟁에 갇혀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한 편에 있다"며 사실상 일방적인 '반이재명식' 세대교체론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세대교체론의 분출 배경엔 계파 갈등뿐 아니라 '운동권 이념 교체'라는 본질도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실제 내용적으로 보면 연령의 세대교체가 아니라 이념의 세대교체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류 운동권 중심의 지도부 정치로는 이미 3번을 패배했기 때문에 이제는 중도층을 겨냥해 당이 새롭게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목소리"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97그룹이라도 86 운동권 강경파와 궤를 같이해온 정치인들은 전면에 나서면 안 된다"며 "이번 세대교체론의 본질을 정확히 알아야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고 민주당이 회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장원 기자 moon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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