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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 속 'AI'에 꽂힌 증권업계···로보어드바이저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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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알고리즘 기반 투자자문···적은 비용으로 투자수익 개선
자산관리 성과 천차만별···PB·펀드매니저 대체 아직 일러
상품추천·정보제공 시 불완전판매 우려···"규제 강화 필요"
은행보다 고객 유치 저조···"수수료 더 낮춰 접근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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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증시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증권업계의 수익성이 위축된 가운데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가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투자일임 서비스를 앞세워 짐 싸는 투자자들을 붙잡겠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복안이지만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이고 투자자의 편의가 극대화되는 장점이 있지만 사람이 아닌 AI 기술이 자산관리 성과를 보장해주진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과 자산관리사(어드바이저)의 합성어다. 컴퓨터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고객의 투자 목적과 성향에 맞춰 자동으로 제공하는 투자자문 또는 투자일임 서비스를 뜻한다.

증시 부진의 장기화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 비중을 축소하면서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도 급감한 상황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자금을 알아서 굴려주는 투자일임형 상품인 랩어카운트를 잇따라 출시하며 위축된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랩어카운트의 일종인 '로보어드바이저'는 프라이빗뱅커(PB) 대신 AI 알고리즘이 포트폴리오를 자동 배분해주기 때문에 저렴한 수수료로 투자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AI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직접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로보어드바이저의 대중화 속도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5일 글로벌 자산을 담은 ETF를 AI가 분산 투자해주는 로보랩을 선보였다.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 개발한 AI 기술이 적용된 로보랩은 다양한 매크로 변수들을 기초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들을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투자자 성향에 맞는 맞춤형 자산배분과 시장상황에 따른 최적화된 전략을 통해 투자의 효율성을 끌어올렸다는 게 하나금융투자의 설명이다.

삼성증권도 지난달부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디지털 포트폴리오 서비스인 '굴링'을 탑재했다. 굴링은 투자자가 투자 목표, 기간, 기대 수익률, 금액을 입력하면 로보 알고리즘이 과거 거래 패턴까지 분석해 최적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안한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출시한 '한화 AI알고리즘 랩'을 통해 자산운용에 필요한 투자종목과 투자시기, 투자비중 등을 제공하고 있다. 퀀트(계량분석)와 AI를 결합한 콴텍투자자문의 멀티 팩터 모델에 기반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24시간 시장환경을 모니터링하는 위험관리 시스템도 가동된다.

위탁매매 시장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은 지난해부터 로보어드바이저 랩 '키우Go(고)'를 서비스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AI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자 성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고객에게 적합한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역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로보픽'과 '키스라'를 통해 맞춤형 종목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NH투자증권도 지난 2018년 업계 최초로 모바일로 가입 가능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또 대신증권은 '대신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국내 ETF 투자 및 자산배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 3월 AI 빅데이터 전문기업 '퀀팃'과 손잡은 KB증권은 서비스형 뱅킹(BaaS)기반의 투자일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교보증권도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기업인 콴텍과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해 말부터 자산관리 솔루션 출시를 준비해왔다.

다만 로보어드바이저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만큼 기존 펀드매니저나 PB를 당장 대체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제공되는 로보어드바이저 상품들은 투자자문 또는 투자일임형보다 ETF 등 금융상품 간 포트폴리오 배분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로보어드바이저마다 자산관리 성과 격차가 큰 것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대규모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상품추천형 로보어드바이저는 서비스 내용이 투자자문형과 비슷하지만 테스트베드센터의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고, 정보제공형 로보어드바이저는 금융상품 판매나 투자자문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로보어드바이저의 자산관리 성과를 분석한 결과 포트폴리오 선택 역량이나 리밸런싱을 통한 수익과 위험관리 역량이 대부분 저조하거나 유의미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금융소비자가 수익률이 아닌 자산관리 역량을 판단기준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설명의무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증권사들은 은행이나 투자자문‧일임업자에 비해 자산관리 성과가 뒤지지 않았지만 고객유치 성과는 저조하다"며 "증권사는 주로 랩 투자일임형이나 정보제공형 로보어드바이저를 집중적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높은 최소 가입금액과 수수료를 더욱 인하하는 등 서비스 접근성을 대폭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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