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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연령 기준 임금피크제 무효"···국책은행 희망퇴직 논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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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이유 없는 임금 삭감 위법" 판결에
"희망퇴직 활성화 필요" 勞 주장 힘 실릴듯
"국민정서 고려"···기재부 측 입장변화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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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이유로 직원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으로 시선이 모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임금피크제를 개선해 희망퇴직을 활성화하자는 노조 측 목소리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점쳐져서다.

27일 연합뉴스와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26일 퇴직자 A씨가 자신이 재직했던 한 연구기관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임금피크제는 노동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사측이 고용 보장이나 정년 연장을 조건으로 매년 임금을 깎는 체계다. 대법원은 이 제도가 연령으로 노동자를 차별해선 안된다고 규정한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정년을 늦추거나 업무를 줄이는 등의 합리적 장치 없이 임금을 깎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단이다.

원고 A씨는 한 연구원에 입사한 뒤 2014년 명예퇴직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만 55세 이상 직원에게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자는 노사 합의에 따라 2011년부터 대상이 됐는데, 이로 인해 직급과 역량등급이 강등된 수준으로 기본급을 지급받았다며 그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개별 기업에 대한 판결이라고 하나, 대법원이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기준을 내놓은 만큼 산업계 전반에선 노사간 재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책은행이 대표적이다. 그간 노조 측이 임금피크제를 개선해 직원의 희망퇴직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바 있어서다.

특히 노조 측은 퇴직금 기준을 바꿔 임금피크제 기간(3~4년) 중 첫 해만 근무한 뒤 잔여임금을 받고 퇴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이는 유명무실한 희망퇴직 제도가 은행의 인사적체를 불러오면서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빚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국책은행도 희망퇴직을 운영 중이지만 상대적으로 퇴직금이 적어 임금피크제로 쏠리는 탓이다. 시중은행이 희망퇴직 시 24~39개월치 평균 임금을 지급하는 반면, 국책은행은 임금피크제 기간 급여의 45%만 퇴직금으로 책정한다는 데 기인한다.

이로 인해 기업은행은 2015년을 끝으로 사실상 명예퇴직 제도를 중단했고, 산업은행은 2014년, 수출입은행은 2010년 이후 명예퇴직을 실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작용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부서장까지 역임했던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현장의 지원업무로 이동하는 데 따른 부담 때문이다. 동시에 국책은행은 젊은 IT 전문 인력 확보에도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노조는 정부와 수년간 협상을 벌여왔으나,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높은 급여와 고용안정을 보장받는 국책은행 직원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기획재정부 측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연초 정부가 임금피크제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면서 실마리를 찾는 듯 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그마저도 지지부진한 양상을 띠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사법부가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새로운 해석을 내놓자 업계는 정부와 노조의 협상이 전환점을 맞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재부로서도 사실상 반대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덧붙여 이번 사안은 올해 금융권 노사 협상의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는 산별중앙교섭 주요 요구사항에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개선, 근로시간 단축 등 항목을 담았다. 정년 65세 연장, 60세 이전 임금피크 진입 금지, 임금피크 기간 근로시간 단축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국책은행 관계자는 "직원이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주고, 청년에게 기회를 줌으로써 인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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