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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

모빌리티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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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하는 자유는 여러 가지다. 12조는 신체의 자유, 14조는 거주 이전의 자유를 명시한다. 이외 직업선택의 자유(15조), 주거 선택의 자유(16조), 사생활의 자유(17조), 통신의 자유(18조), 양심의 자유(19조), 종교의 자유(20조),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21조), 학문과 예술의 자유(22조) 등도 보장한다.

그런데 헌법에서 열거한 자유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하나 발견된다. 이 모든 자유에는 '이동'이 전제된다는 사실이다. 신체는 자유롭게 이동을 해야 하며 거주 및 이전도 마찬가지다. 직업을 선택할 때도 이동이 필요하고 주거, 사생활도 이동의 조건이 내포돼 있다. 집회나 종교 활동도 이동은 기본이다.

자유 뿐 아니라 헌법에는 국민의 권리도 명시돼 있다. 교육, 근로, 인간다운 생활, 건강, 환경보전, 양성 평등국방, 납세 등이다. 그런데 이들 권리에도 이동은 밑바탕에 깔려 있다. 학교를 가고(교육), 직장을 오가야 하며(직업), 아프면 병원도 가야 한다.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여행도 이동이 필수다.

그런데 헌법에서 이동의 자유 또는 권리는 따로 명시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이동의 자유가 있고 이동할 권리가 있음에도 '이동'을 굳이 담지 않은 이유는 '이동' 자체가 너무나 기본적인 보편적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계에선 행복추구권, 평등권, 인간 존엄권 등이 '보편적 이동권'을 내포하고 있으며 거주 이전의 자유가 이동권을 담는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렇다면 국가는 국민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모빌리티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고 어느 누구도 이동에서 소외될 수 없다는 논리도 성립한다.

그러나 명시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이동의 차별을 겪어야 하는 사람은 많다. 특히 몸이 불편한 사람은 이동 자체가 쉽지 않고 국가가 제공하는 이동 수단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니 학교를, 병원을, 여행을, 종교시설을 마음대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국내에서도 일찌감치 헌법에 이동의 권리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 배경이기도 하다(박준환, 헌법적 기본권으로서 이동권의 의미와 과제 2017).

반면 해외의 헌법은 대부분 '이동'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독일은 헌법에 '이동'이라는 단어를 넣고 모든 국민이 이동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규정했고 캐나다 또한 헌법에 '이동 권리(Mobility Right)'를 적시했다. 이외 핀란드, 스위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도 정확히 이동을 자유 또는 권리로 보장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과 생존, 모든 자유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행위가 이동이라는 점을 들어 헌법적 보장 가치로선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 비춰 최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장애인들의 이동권 확보 시위는 결코 외면할 수 없다. 물론 국가도 저상버스 등을 늘리며 장애인들의 이동권 확보에 나서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이동의 방식이 다른 게 핵심이다. 저상버스는 차별 없는 이동을 목표로 하지만 정해진 노선을 오간다는 점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접근성과 이동성이 다르다. 따라서 차별 없는 이동이 완성되려면 모두가 이용 가능한 겸용 이동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국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산업 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국내 제조사조차 개발을 주저한다. 나아가 제아무리 ESG 관점이라도 지속적 손실이 예상되는 마당에 개발을 강제하기도 어렵다.

결국 보다 못해 장애인 및 비장애인의 이동권 차별을 해소하겠다며 이제야 막 걷기 시작한 작은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아름다운 작정(?)을 했다. 휠체어 이용자도 손쉽게 탑승하고 비장애인도 언제든 이용 가능한 친환경 겸용 모빌리티를 수입해 정식 운행에 들어갔다. 국내에 없으니 수입이라도 운행해 이동권 차별을 해소한다며 말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겸용 이동 수단 블랙캡을 운행 중인 사회적기업 '코액터스'가 주인공이다. 그런데 의외로 수익도 나온다고 아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헌법에도 없는 이동권을 스타트업이 보장하는 셈이니 박수를 쳐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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