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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

호모 모빌리티쿠스(Mobiliticus)의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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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적 정의는 아직 없지만 이동(Mobility)은 흔히 A에서 B까지 움직이는 모든 것을 통칭한다. 그런데 이동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이동이 필요한 주체가 있어야 하며 어떻게 이동할 것인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동 방법에 따라 이동 공간 및 경로가 선택된다. 그래서 이동의 3요소를 '이동 주체, 이동 수단, 이동 경로'로 규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시장에서 '모빌리티'는 자동차와 비슷하게 인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동의 여러 요소 가운데 이동 수단이 확산돼 있고 그 중에서도 자동차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탓이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이동 수단은 '사람의 힘(人力)을 대체하는 동력을 활용해 움직이는 탈 것'이 보다 정확한 개념이다. 물론 때로는 사람 스스로 움직이는 것도 이동에 포함되지만 현대적 개념에선 '탈 것'이 전제된다.

모빌리티가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배경은 산업발전의 근간이었기 때문이다. 인간 생존의 3대 조건인 '의식주(衣食住)'를 해결하려면 반드시 이동이 필요했지만 워낙 기본적인 활동이라 굳이 조건에 넣지 않았을 뿐이다. 쉽게 보면 인류에게 이동은 컴퓨터에서 말하는 기본값, 즉 디폴트(default)인 셈이다.

인류의 모든 산업은 움직이는 것과 고정된 것으로 나눠 발전해왔다. 멈춘 공간을 연결하는 것이 이동이고 하나의 고정된 공간조차 동선(動線)을 고려해 만들어왔으니 그야말로 '이동의 인류(Homo Mobiliticus)'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호모 모빌리티쿠스는 역사적으로 이동 수단 개발에 줄기차게 매진해왔다. 그 중에서도 핵심인 동력을 얻는 방식은 '발(foot)'에서 시작해 '동물(animal)', '수레(wheel)'를 지나 화석에너지에 의한 '내연동력(Combustion Engine)'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진화됐다. A에서 B까지 이동할 때 각 요소들의 기여도를 보면 이동 수단의 역할이 막대하고 그 중에서도 동력 방식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동이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회에서 제아무리 익명의 커뮤니케이션이 발전해도 결국 필요한 식량 등 생존에 필요한 것을 이동시키고, 누군가를 직접 만나 존재감을 확인시키려는 욕구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 탓이다. 이를 두고 네덜란드의 역사가이자 철학자 요한 하위징아(1872~1945)는 인류를 '호모 루덴스(homo rudens)'로 정의했다.

1938년 펴낸 '호모 루덴스'에서 하위징아는 '열심히 물건을 만드는 사람(homo faber)'이 있으면 마찬가지로 '열심히 노는 사람(homo rudens)'이 있고, 중간에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homo sapiens)'도 있다고 했다. 이솝 우화의 '개미와 배짱이'에 비유하면 부지런한 개미와 게으른 배짱이 사이에 적절히 균형을 맞추는 '개미배짱' 정도가 있는 셈이다.

라틴어 '루덴스(rudens)'는 '놀다, 즐기다'를 의미하는데 한마디로 '유희의 인간'이라는 뜻이다. 여가를 즐기면서 삶의 의미를 찾고 그 속에서 인생의 보람과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게 인간의 본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유희의 기저에는 이동이 깔려 있다. 어떻게 놀아야 잘 노는 것인지 물었을 때 즉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각자의 관심사와 유희의 방식이 다양한 탓이다. 그럼에도 공통점은 유희 속에 늘 '여행'이 자리한다는 사실이다.

이 점을 파고들어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로 규정함과 동시에 생존을 위해 결코 이동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인류의 이동 본능을 충족시키는 도구로써 이동 수단의 중요성을 주목했고, 말(馬)에서 비롯된 '탈 것(riding things)'의 비약적인 발전은 결국 본능이 발현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모빌리티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중요한 산업 역사의 한 축임에는 결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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