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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측근에 檢출신도"···금융기관장 인사에 안팎서 우려

"尹측근에 檢출신도"···금융기관장 인사에 안팎서 우려

등록 2022.05.18 17:07

차재서

  기자

김주현·황영기 등 '금융기관장 내정설'에 검찰 출신 금감원장 거론되자 업계 반발"전문성·공공성 부족···정책 차질 불가피""금융조직 개혁에 적합한 인재 기용해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새 행정부의 금융당국과 공공기관장 인사를 앞두고 대통령의 측근이 연이어 유력 후보로 부상하자 현장 곳곳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손발을 맞출 인물을 택하는 게 관례라 할지라도, 검찰 출신과 같이 금융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에게 중책을 맡기면 정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을 사실상 금융당국 수장으로 내정한 뒤 발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또 공석이 된 산업은행 회장엔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을, 정은보 금감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교체를 앞둔 감독당국 수장 자리엔 몇몇 검찰 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후임자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수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 박은석 전 창원지검 차장검사, 조두영 전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박순철 전 서울남부지검 검사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외부의 반응은 냉랭하다. 면면을 살펴봤을 때 이들 모두 공익성이나 전문성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짙다.

김주현 회장의 경우 2003년 미국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인수에 관여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이력으로 반발을 샀다. 또 2012년부터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역임한 뒤 2016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로 이동하거나 여신금융협회장으로서 업권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을 놓고도 이해충돌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측은 김 회장의 금융위원장 내정설과 관련해 "오랜 기간 금융정책이나 공익과는 거리가 꽤 멀고 민간회사의 사익추구에 보다 적합한 인사"라면서 "정부 금융정책의 공익성을 기대하기 매우 어렵고 그 전문성에도 상당히 역행하는 인사로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금융노조도 거들고 나섰다. 이들은 전날 공식 성명을 통해 "업권의 이익을 적극 대변해 온 현직 여신금융협회장을 정부의 금융정책을 총괄하고 책임지는 자리에 놓는 게 올바른지 의문"이라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의 사례에서 지적되고 있듯이 이 부분 역시 민간과의 이해충돌 지적에서도 그가 자유로울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빅테크 기업에 대한 합리적 규율 정비,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등 과제를 김 회장이 추진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관료로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 문제뿐만 아니라 공직생활 이후 그가 보여준 행보 역시 시장 주체들의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황영기 전 회장은 과거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는 데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일례로 그는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고위험 파생상품 투자로 은행에 1조6000억원 상당의 투자손실을 안기면서 금융위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 상당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삼성그룹 재직 당시에도 부실 삼성자동차 등 부실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문책경고 처분도 받았다.

경실련 측은 "황 전 회장의 공공성은 평가할만한 가치도 없으며, 정책금융의 IB 전문성에 있어서도 실패만 검증된 부적격 인사가 아닐 수 없다"며 "산업은행 회장이 될 경우 은행이 갖는 본연의 공적인 정책금융로서의 역할이 아닌 재벌의 사금고와 관치금융기관으로 이해상충만 일삼는 게 아닌지 걱정이 크다"고 비판했다.

전직 검사가 금감원장 후보로 지목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이 수장을 맡음으로써 금감원의 감독 기능에 힘이 실릴 수는 있겠지만, 가계부채나 디지털 전환, 가상자산 등과 같은 전문 영역에 대한 대응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이를 계기로 관치금융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도 걱정스러운 부분으로 지목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새 정부가 금융조직 개편과 개혁에 적합한 새로운 인재를 기용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금융업권이 짊어진 여러 현안을 고려해 경험과 전문성, 공공성을 고루 갖춘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는 얘기다.

경실련 측은 "정부가 관치금융인이나 검찰 출신에 대한 인사를 포기해길 권고한다"면서 "이번 정부에서만큼은 금융조직 개편과 개혁에 적합한 새로운 인재를 기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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