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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걸린 삼성③

사법리스크에 잃어버린 5년···컨트롤타워 부재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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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전쟁 속 대규모 M&A 지연
미전실 해체 후 그룹 리더십·구심점 사라져
재계, 삼성 컨트롤타워 "필요" 의견 대다수
미전실 부활 부정적···BCG 컨설팅 결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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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프로포폴 불법투약'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삼성전자는 국정농단 사태 5년이 지난 지금도 최고경영자의 사법리스크에 갇혀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의 회계부정·승계 의혹 혐의로 매주 목요일마다 법정을 드나드는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는 5월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대기업들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입을 모은다.

더욱이 삼성은 이 부회장의 재판에 발목이 잡힌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시장 경쟁 또한 치열해지며 위기감이 더 커졌다.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는 불가능한 수십조원의 대규모 투자가 오너 경영 체제에서 가능하지만, 삼성은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이 이어지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리더십이 한차례 흔들렸고 과거의 장점을 많이 잃은 느낌"이라며 "예전처럼 일사불란하게 사업을 펼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LG·현대차·롯데 컨트롤타워 활용해 신사업 발굴 = 2017년 2월 미래전략실 해체 후 삼성은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조직의 부재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미전실이 해체된 뒤 각 계열사별 자율경영은 높아졌으나 그룹이 주도하는 중장기 전략에서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삼성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전실이 해체됐고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까지 장기간 이어지며 그룹 리더십의 구심점이 없어졌다.

현재 삼성은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에서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업지원TF', 삼성물산은 'EPC경쟁력강화TF', 삼성생명은 '금융경쟁력강화TF'란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업은 끊어져 있다.

삼성전자와 달리 SK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등 5대 그룹은 일찍이 그룹 내 컨트롤타워 구축 후 투자와 협업에서 효과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지주회사 SK㈜가 미래 먹거리 사업을 챙기는 가운데 그룹 전반의 의사결정 자문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운영 중이다. SK수펙스 산하엔 ▲전략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환경사업위원회 ▲ICT 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SV위원회 등 7개 위원회를 두고 SK 계열사 간 유기적으로 사업 시너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들 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을 지원하며 성장기회를 발굴하고 모색한다. SK그룹은 반도체·ICT, 전기차 배터리 및 소재, 수소 에너지 등 친환경 혁신 기술 및 투자를 위해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그룹 지주사인 ㈜LG가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총 9개의 국내 자회사를 보유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인공지능(AI) 투자 등에 힘쓰고 있으며 LG AI연구원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등 16개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LG그룹은 전장, 배터리, OLED 등 신성장 사업부문 역시 계열사 간 협력을 긴밀히 해오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등 계열사 간 '완성차-부품-물류' 사업의 수직계열화 구조를 띄고 있어 사실상 현대차가 그룹 컨트롤타워 기능을 한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가 투자와 신사업을 조율하는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롯데지주는 2020년 8월 황각규 전 부회장 퇴진 이후 송용덕-이동우 투톱 체제로 신동빈 회장과 긴밀하게 경영 전략을 짜고 있다.

◇컨트롤타워 부재…M&A·신사업에 불리 = 삼성 안팎에선 삼성 각 계열사가 막대한 현금 보유량에도 인수합병(M&A) 빅딜 결정을 하지 못하는 이유도 컨트롤타워의 부재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컨트롤타워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기업 경영이 이뤄지면 단기적인 성장 목표에만 집중하게 된다"면서 "구글,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M&A를 통해 덩치를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100조가 넘는 현금보유량에도 M&A에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삼성이 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가려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 컨트롤타워 재건이 '미전실 부활'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은 삼성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더욱이 이 부회장이 아직 가석방 신분인 데다, 삼성물산 합병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청문회 과정에서 해체시킨 미전실의 부활은 득보다 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과거 미전실과 같은 비상설 기구의 경우 오히려 역기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전자를 중심으로 현재의 사업지원TF 체제를 강화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현재도 그룹의 브레인 역할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재계에서는 삼성이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위한 컨설팅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지배구조와 경영시스템 개편과 관련해 컨설팅을 의뢰했으며 올해 그 결과가 나올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태기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의 컨트롤타워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한국형 컨트롤타워인 과거 미전실 체제로 돌아가는 것은 안된다"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거버넌스 체제를 갖추고 그룹 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효과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컨트롤타워 조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기업의 대규모 투자는 계열사 전체가 사업에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며 "각 계열사의 의사결정은 이사회가 가져가는 대신 삼성 수뇌부들이 함께 논의하는 조직이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숙 기자 jisuk618@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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