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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선임 놓고 잡음···ESG 경영 부담감

비상 걸린 삼성②

이사 선임 놓고 잡음···ESG 경영 부담감

등록 2022.03.18 07:20

수정 2022.03.21 07:07

김정훈

,  

이지숙

  기자

국민연금 등 사내·사외이사 선임 반대 김준성 이사, 이해관계 인물로 논란이사회 독립·투명성 제고 노력 불가피 사내이사진 '환경경영 전략' 짜기···도전 과제로

이사 선임 놓고 잡음···ESG 경영 부담감 기사의 사진

삼성전자가 지난 16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를 새롭게 꾸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이사진 구성에 대한 지적을 받으며 '경영 투명성'에 대한 숙제를 떠안게 됐다.

삼성전자는 주총을 앞두고 주요 투자자인 국민연금으로부터 경고장을 받았다. 이사회에 참여할 예정인 사내·사외이사들의 이력이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저해한다는 질타를 받은 것이다. 물론 사내·사외이사 선임은 무난하게 통과됐으나 삼성의 이사회 투명성 등 지배구조 관련 고민은 더 깊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사회 독립·투명성 제고 부족했나 = 삼성전자는 사내이사 5인, 사외이사 6인 등 총 11인의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주총에선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2명을 각각 교체해 변화를 줬다.

이사회에 새로 합류한 경영진은 경계현 대표이사(DX부문장),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장(사장),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등 4명이다.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종희 대표이사(DS부문장) 부회장을 빼면 사측 대표로 이사회에 참여하는 경영진이 대거 교체됐다.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을 지낸 박재완 이사와 서울대 의대 교수인 안규리 이사가 각각 6년, 3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그 자리에는 한화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석좌교수와 김준성 싱가포르투자청(GIC) 매니징 디렉터가 선출됐다.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은 사외이사에 재선임되면서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이사회가 결정한 주총 안건에 대해 외부 반대가 있었던 게 껄끄러운 대목이다. 국민연금은 경계현·박학규 사장과 김한조 이사의 선임에 반대 입장을 냈다. 이들 3명의 선임 반대에 대해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고 봤다.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연구소는 김준성 이사 선임에 반대했다. 반대 배경은 2011년 3월부터 2013년 초까지 삼성전자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재직한 이력을 문제 삼았다. 삼성 이해관계에 있는 인물이어서 이사회 독립성 훼손 우려를 지적받은 것이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전자 산업에 대한 이해와 정보기술(IT), 회계, 재무, 법무, 경제, 금융 등 전문 분야에 대한 경력이 풍부한 인물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

특히 사업보고서에는 삼성전자 및 최대주주와 이해관계가 없어 독립적인 지위에서 이사와 회사의 경영을 감독할 수 있는 인물을 후보로 선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김준성 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하기 전 좋은기업연구소 반대 권고를 받은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좋은기업연구소는 키스위모바일 회장인 김종훈 이사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에도 반대를 권고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위원인 김종훈 이사는 이재용 부회장의 임원직 유지의 적정성 등 지배구조정책에 대한 감독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노태문 사장의 등기임원 선출은 갤럭시S22의 GOS(게임최적화서비스) 논란으로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지속가능경영 위한 이사회 노력 필수 = 삼성전자가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향후 최대주주의 간섭에서 자유로운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에 집중해야 한다.

김한조 이사회 의장은 전임 박재완 의장에 이어 두번째로 사외이사로서 의장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는 사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를 또 다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김 의장은 금융권에서 이사회를 직접 운영했던 경험과 노하우로 삼성전자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책임경영을 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무전문가로서 이사회의 투명한 운영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조 의장은 선출 후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통해 삼성전자가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천하며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 주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 내 6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사내이사들만 구성된 경영위원회는 회사의 연간 또는 중장기 경영방침 및 전략, 해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 경영일반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결의한다.

감사위원회,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등 나머지 5개 위원회는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다.

사외이사 후보의 독립성, 다양성, 역량 등을 검증해 추천하는 이들은 사외이사들의 몫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영역에서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역할도 사외이사가 맡는다. 사외이사들은 지속가능경영 전략 및 정책, 주주환원 정책 사전 심의 등의 권한도 갖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해 그룹 차원의 탄소배출 로드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탄소중립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세계 3대 연기금 운용사인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PG)은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 10곳에 주주서한을 보내고 탄소배출 감축을 요구했다. SK하이닉스가 가입한 RE100(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기업들의 협약)에 아직 참여하지 않아 탄소중립 시대 매출 감소 우려가 나온다.

이에 한종희 부회장은 주총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포함한 포괄적인 환경경영 전략을 수립 중"이라며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회사의 노력에 대해 밝혔다.

삼성전자 이사회가 앞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려면 ESG 경영 활동을 강화하고 이사회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불만 요인을 줄여야 하고 주가도 중요하다"면서 "국민연금도 주요 투자자 중 한 곳인데 주주가치가 떨어지면 당연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책임을 경영진이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이 활발히 투자를 잘 하지만 반도체 사업장 화학물질 감축 등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국내 1등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더 확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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