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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서 잊혀가는 백화점 'AK플라자'···반등은 언제

기억에서 잊혀가는 백화점 'AK플라자'···반등은 언제

등록 2022.02.22 12:48

신지훈

  기자

코로나19 직격탄···자본잠식률 80% 달해지역 상권 특성 고려한 출점 전략 역효과AK홀딩스 전무 출신 대표 선임, 조직정비

기억에서 잊혀가는 백화점 'AK플라자'···반등은 언제 기사의 사진

AK플라자를 운영하는 에이케이에스앤디(AKS&D)의 실적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한 때 백화점 빅4로 분류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시장 점유율이 채 4%도 되지 않을 만큼 초라한 수준으로 전락했다. 그 사이 재무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략의 실패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에이케이에스앤디가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경그룹 백화점, 쇼핑몰 운영사인 에이케이에스앤디의 자본잠식률은 2019년 54%에서 지난해 80%로 크게 늘었다. 자본잠식률이 100%를 넘으면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게 된다. 쉽게 말해 회사의 부채가 자본보다 많아지는 셈이다.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 영향을 끼쳤다. 에이케이에스앤디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2131억원) 대비 소폭 늘어난 2267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이 2020년 221억원에서 247억원으로 늘었다. 순손실은 271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 또한 2020년 591%에서 지난해 1051%로 급등했다. 에이케이에스앤디의 부채비율이 연간 기준 100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이케이에스앤디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소비 침체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지속적인 코로나19 악영향으로 인해 자본잠식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업계는 에이케이에스앤디의 전략 실패를 원인으로 꼽는다. 에이케이에스앤디가 사업의 무게중심을 백화점에서 쇼핑몰로 옮겨간 것이 패착이 됐다는 해석이다.

에이케이에스앤디가 운영하는 AK플라자는 'NSC(Neighborhood Shopping Center)'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지역 상권 특성에 맞춘 특화형 쇼핑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지역 상권에 맞는 크기의 쇼핑몰을 통해 중소 브랜드를 입점시켜 운영하는 전략으로 점포를 늘려왔다.

이를 기반으로 2018년 AK& 홍대점이 문을 열었고, 기흥점과 세종점을 선보였다. 지난해 10월 AK플라자 광명점을 오픈했고, 오는 5월에는 금정점을 추가로 개관할 예정이다.

다만 이 같은 출점 전략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며 오히려 에이케이에스앤디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주요 백화점들이 보복 소비 효과로 인한 명품 수요가 급증하며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린 사이, 명품이 부재한 에이케이에스앤디는 실적 부진을 겪게 된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백화점 시장에서 AK플라자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7% 수준에 그친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 3사의 점유율이 80% 수준인 것을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AK플라자가 한 때 이들과 백화점 빅4로 분류됐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만큼 외형 성장이 더뎠음을 짐작하게 한다.

애경그룹은 올해 초 임원인사를 통해 고준 AK홀딩스 전무를 에이케이에스앤디 대표로 선임했다. 기존 김재천 대표 체제를 1년 만에 교체한 것으로 고 대표를 통해 실적개선을 이루겠단 의지를 보였다.

고 대표는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 출신으로 2018년 애경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AK홀딩스 전략기획팀장을 맡아 경영전략을 총괄하며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는다.

고 대표는 취임 후 대표이사 직속 부서로 '채널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채널팀은 마케팅 부문에 있던 고객분석팀을 옮긴 것으로 고객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고객을 분석하고, 이들의 수요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는 부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대표 체제를 1년 만에 교체한 것은 기대만큼의 실적을 보이지 못한 필벌 인사로 해석된다"며 "애경그룹에겐 골칫거리로 전락한 AK플라자의 반등이 절실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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