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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美·EU·日 등 6개국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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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임의 신고국 싱가포르, 조건없는 합병 허용
'경쟁제한성 없다'···공정위 승인조건 완화 가능성
美·日, 항공 자유화 국가로 기업결합 걸림돌 없어
EU, 불허 사례···자발적 포기 및 회원국 잣대 깐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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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9일 오전 10시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승인 여부를 확정하기 위해 전원회의에 돌입했다. 심의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사실상 '조건부 승인'을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공정위가 승인 결론을 내리더라도,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6개 경쟁당국의 심사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안심할 순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외 경쟁당국이 우리 공정위와 비슷한 기조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공정위는 이날 세종청사 심판정에서 조성욱 위원장 주재로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전원회의에는 9명의 공정위원과 심사보고서를 작성한 공정위 심사관, 우기홍 사장 등 대한항공 관계자가 참석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월 대한항공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신청서를 받은 뒤, 2월 기업결합 경제분석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심사관은 연구를 시작한지 약 10개월 만인 12월29일 양대 항공사 통합을 조건부로 승인하겠다는 잠정 결론을 내리고, 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통합 항공사 출범으로 독과점이 불가피한 만큼, 슬롯(특정시간대 비행기 이착륙 회수) 회수와 운수권 재배분을 이행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또 슬롯 반납과 운수권 재배분 등 '구조적 조치'를 이행하기 전까지는 두 항공사의 운임 인상 제한과 공급 축소 금지, 서비스 축소 금지 등 '행태적 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1일 이 같은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구체적인 의견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공정위 측 방향성에는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부적인 조건은 대체로 부당하고, 일부 조건은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적인 절차를 고려할 때, 공정위원은 전원회의에서 심사관이 결론을 내린 배경과 대한항공 측 입장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된다. 이후 위원들간 회의를 거쳐 세부적인 조건을 확정하고, 기업결합에 대한 최종 결론을 확정한다. 공식적인 최종 결과 발표는 다음주 중 진행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하루 전인 지난 9일 기업결합 임의 신고국가인 싱가포르에서 '무조건'적인 승인을 내린 것에 주목한다. 임의 신고국가는 기업결합 신고가 필수는 아니지만, 향후 당국의 조사 가능성을 고려해 대한항공이 자발적으로 신고한 국가를 의미한다.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은 싱가포르 경쟁법상 금지되는 거래가 아니다"며 조건 없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CCCS는 여객 부문에서 싱가포르 항공 등 경쟁 항공사의 경쟁압력 등에 의해 가격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화물 부문에서도 싱가포르 항공 뿐 아니라 경유 노선을 통한 화물항공사 및 잠재적 경쟁자로부터의 경쟁 압력이 상당하며 초과 공급 상황 등에 의해 경쟁제한 우려가 낮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은 싱가포르를 포함해 ▲태국 ▲필리핀 ▲뉴질랜드 ▲대만 ▲터키 ▲말레이시아 ▲베트남 총 8개국에서 심사를 완료했다.

이 중 필수 신고국가인 터키와 대만, 베트남이다. 태국으로부터는 사전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 임의 신고국인 말레이시아도 M&A를 승인했고, 필리핀도 신고 대상이 아니라며 절차 종결을 발표했다.

아직까지 M&A를 반대하는 국가가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은 만큼, 공정위 심사관의 결론이 그대로 수용되기 보단 조건을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경쟁 제한성이 없다는 판단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을 내리는 것이 오히려 자국 항공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다.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경쟁당국 중 필수 신고국가는 ▲미국 ▲EU ▲일본 ▲중국이고, 임의 신고국가는 ▲영국 ▲호주다.

전망은 긍정적이다. 공정위가 큰 틀에서 '승인' 결론을 내린 만큼, 다른 경쟁당국들도 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미국과 일본은 항공 자유화 국가로, 운항 시 운수권을 따낼 필요 없고 상대적으로 노선 조정이 쉬워 걸림돌이 없다.

과거 EU가 항공사 M&A를 불허한 사례에 빗대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EU는 캐나다 항공사 1위 에어캐나다와 3위 에어트랜샛의 합병, 스페인 1위 항공사 IAG와 3위 에어유로파의 합병을 거절한 바 있다.

하지만 명확히 따져보면, 에어캐나다의 경우 EU의 시정자료 요구에 자발적으로 인수를 포기했다. 또 스페인 항공사는 EU 소속 회원국인 만큼, 더욱 엄격한 기준을 들이댄 결과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유럽(영국 제외) 중복 직항 노선은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4개 노선이다.

대한항공은 캐나다와 유럽을 잇는 대서양 노선과 달리 아시아·중동·유럽 내 대체 가능한 다양한 경유노선이 존재하는 만큼, 경쟁제한성 우려가 낮다는 입장이다. 또 통합 이후에도 다른 항공사들이 충분히 진입할 수 있고 운임인상 등 여지가 낮다고 주장한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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