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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밑지는 아시아나 M&A '조건부 승인'···공정위, 규제 손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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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공정위 전원회의···즉시결론 안날수도
대한항공, 세부조건 수용하기 힘들단 입장
궁극적 목적은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복원'
M&A 불발땐 적잖은 파장, 최대한 합의 무게
슬롯·운수권 한시적 유지 등 예외조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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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조만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한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공정위는 '조건부 승인'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대한항공이 쉽사리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종 결론까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혹시라도 인수합병(M&A)이 불발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 경우 산업은행은 한진칼로 지원한 인수 지원금을 회수할 수밖에 없고, 아시아나항공은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대형 항공사 통합 명분을 고려할 때, 공정위가 '제약' 범위를 축소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7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9일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29일 양대 항공사 통합을 조건부로 승인하겠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통합 항공사 출범으로 독과점이 불가피한 만큼, 슬롯(특정시간대 비행기 이착륙 회수) 회수와 운수권 재배분이 골자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1일 이 같은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구체적인 의견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 조건이 대체로 부당하고, 일부 조건은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회의에는 공정위원장과 공정위 부위원장, 상임위원, 비상임위원 등 9명의 공정위원과 심사보고서를 작성한 공정위 심사관, 대한항공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통상적인 절차를 보면, 공정위원은 이 자리에서 심사관이 결론을 내린 배경과 대한항공이 조건부 승인을 받아드릴 수 없는 이유 등을 듣게 된다. 이후 위원들간 회의를 거쳐 세부적인 조건을 확정하고, 기업결합을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두 항공사의 M&A가 까다로운 만큼, 전원회의 즉시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여지가 열려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공정위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M&A 이전보다 못한 결과가 불보듯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 조건대로 슬롯과 운수권을 반납할 경우 국제선 운항이 축소되고,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복원이라는 M&A 취지에도 어긋나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일부 독점 노선은 외국항공사 취항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 외항사 노선 진입도 원천 차단하지 못한다. 공정위가 지적한 경쟁 제한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내 공항의 알짜 슬롯을 빼앗기게 되면, 착륙하는 해외 공항 슬롯도 자발적으로 내놓게 되는 셈이다. 대한항공 자체 경쟁력까지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 만큼, 이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정위 내부에서도 '대한항공이 M&A 결과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나오는 실상이다.

업계에서는 양대 항공사 통합이 물거품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정위와 대한항공이 최대한 합의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될 경우 대한항공은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경영부담이 오히려 줄어든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상황에도 불구,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8조7534억원, 영업이익 1조262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당기순이익 6387억원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하지만 모기업 한진칼의 경영권은 또다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산은은 2020년 11월 5000억원 규모의 한진칼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와 3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 인수로, 현재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인수가 무산되면, 한진칼은 산은에서 받은 8000억원을 뱉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산은 측 보유 지분을 받을 제3의 세력을 찾거나, 산은이 지분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현금을 끌어모아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파산 위기가 고조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3700%에 육박하는데, 인수가 결정된 2020년 말 1171%에서 2배 넘게 커지며 재무건전성이 더욱 악화됐다.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으로 대한항공으로부터 수혈받은 1조원 가량도 되돌려줘야 한다. 당장 올해 안으로 갚아야 할 사채도 810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공정위가 당초 심사보고서보다 독과점 제약을 축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미 제시한 운임인상 제한과 공급축소 금지 등의 조건 외에도, 예외 조항을 추가하는 게 핵심이다. 일례로 저비용항공사(LCC)가 당장 취항할 수 없는 장거리 독점 노선의 경우 통합 항공사가 한시적으로 슬롯과 운수권을 유지한다는 식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현재까지 ▲태국 ▲필리핀 등 7개 경쟁당국에서 M&A를 승인받았다. 한국 공정위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8개국 경쟁당국이 아직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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