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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나 기다렸는데”···삼성생명, ‘기관경고’에 신사업 못한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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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정례회의서 ‘삼성생명 중징계’ 확정
암보험금 부지급 과징금도 1억5500만원 부과
화재·카드도 마이데이터·헬스케어 신사업 제한
그룹 공동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한가닥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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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생명 제공

암 보험금 미지급 문제로 장기간 소비자와 갈등을 빚어온 삼성생명이 결국 중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약 14개월간 검토를 이어온 금융당국이 끝내 ‘기관경고’ 조치로 사안을 종결지으면서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물론 이 회사를 대주주로 둔 삼성화재와 삼성카드 역시 신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만큼 이들 기업의 근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제2차 정례회의에서 삼성생명에 ‘기관경고’와 임직원 제재, 과징금 1억5500만원을 부과하는 조치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2020년 12월 삼성생명에 대한 중징계를 건의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금감원은 2019년 8월 진행한 삼성생명 종합검사에서 암 환자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 문제를 중점적으로 살핀 결과, 이 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정황을 다수 포착했다.

또 금감원은 삼성생명이 그룹 계열사인 삼성SDS로부터 계약상 배상금을 받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대주주 거래제한 사례로 간주했다. 보험업법에서 보험사가 대주주에게 부동산 등 유·무형 자산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정상가격을 벗어난 가격으로 매매·교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회사의 암입원보험금 부지급(496건) 등이 보험업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과징금 1억55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금감원 검사 결과로 드러난 519건의 부지급 사례 중 496건이 약관상 ‘암의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한 입원’에 해당한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금융위는 삼성생명의 대주주 거래 제한 위반 건과 관련해선 ‘보험업법’상 조치명령을 내리는 데 그쳤다. 회사 용역계약 관련 지체상금 미청구를 현행법으로 제재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대신 삼성생명은 대주주 등 외주업체와의 용역계약·검수업무 처리, 지체상금 청구 등이 적정하게 이뤄지도록 절차와 기준을 마련하고 용역계약 지체상금 처리 방안을 마련해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향후 금융위는 삼성생명에 대한 조치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통보한다. 이어 금감원은 금융위 의결 후 금감원장에 위임된 기관 제재(기관경고)와 임직원 제재 등을 조치하게 된다.

아쉬운 부분은 당국의 이번 결정으로 삼성생명의 신사업 진출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금융회사 제재는 ▲기관주의 ▲기관경고 ▲영업정지 순으로 올라가는데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대주주 적격성에 결격사유가 발생해 자회사 인수가 어려워지고 1년간 신사업 진출도 금지된다.

당장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이 문제다. 특히 보험업계가 최근 시도하는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 등은 모두 당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삼성생명은 향후 신사업 진행 과정에서 이러한 선택지를 제외할 수밖에 없다.

삼성화재와 삼성카드도 마찬가지다. 삼성생명이 71.86%의 지분을 들고 있는 삼성카드의 경우 카드업계 최대 먹거리로 떠오르는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지난해 2월 유사 서비스인 자산조회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금융위의 결정이 크게 지연된 데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2020년말부터 시작된 징계 논의가 1년 넘게 계속되면서 삼성생명의 여러 사업이 지연됐는데, 그 마저도 중징계로 매듭지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삼성생명을 비롯한 삼성 금융계열사는 약 3년의 시간을 잃은 셈이 됐다. 금감원의 기관경고 의결과 동시에 1년여간 당국 승인이 필요한 사업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도 1년 동안 신사업 진출이 제한되는 탓이다. 금융위 안건소위원회에 참석해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 소명한 삼성생명도 허탈해하는 눈치다.

일단 삼성생명으로서는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 대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들은 삼성카드 마이데이터 사업에 제약이 생기자 핀테크 기업과 손을 잡고 상품 체계를 개편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와 판매 협약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삼성 금융계열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 등 4사는 오는 2026년까지 공동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각 계열사의 서비스를 모은 통합 앱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령 보험과 카드, 증권 업무를 하나의 앱에서 처리하도록 하고 각 회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하는 등의 플랫폼이 탄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징계 결정이 지나치게 늦어졌기 때문에 삼성생명으로서는 더욱 아쉬움이 클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주어진 여건 아래 돌파구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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