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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시위 예고한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삼성 “안타까운 상황”

트럭시위 예고한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삼성 “안타까운 상황”

등록 2022.01.24 11:30

수정 2022.01.24 11:53

신지훈

  기자

최대 실적에도 성과인센티브 ‘0%’“공정위 제재 직원들에 전가” 주장25일부터 삼성 서초사옥서 시위나서

한승환 사장은 직원들에게 “지난해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성과를 올렸다”고 말하며 “직원들의 지갑이 두둑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공정위 과징금 납부를 이유로 직원들에게 성과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한승환 사장은 직원들에게 “지난해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성과를 올렸다”고 말하며 “직원들의 지갑이 두둑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공정위 과징금 납부를 이유로 직원들에게 성과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이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회사가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음에도 수백억원 대의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납부로 성과인센티브 지급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그룹과 회사의 잘못으로 인한 공정위 징계를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본지 1월 17일 삼성웰스토리, 최대실적에도 성과급 ‘0’···직원들 ‘부글부글’ 왜?) 삼성웰스토리 측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올해 성과는 예년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웰스토리 최대실적에도 인센티브 ‘0’···왜=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트럭시위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이번 시위는 삼성웰스토리 노동조합의 주도가 아니다. 평직원 320여명이 주최하는 것이다. 이들은 회사가 지난해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성과인센티브(OPI·옛 PS)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기로 했다. 사측이 공정위가 삼성그룹 사내급식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삼성웰스토리에 부과한 과징금 960억원에 대한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1분기 4842억원의 매출에 1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그러던 것이 2분기 5266억원 매출에 745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3분기 5187억원의 매출과 7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2분기 손실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4분기 또한 3분기와 비슷한 실적을 기록하며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사상 첫 순손실을 냈다.

삼성웰스토리의 2분기 순손실액이 급증한 것은 지난 6월 공정위가 삼성그룹 사내급식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삼성웰스토리에 부과한 과징금 960억원이 부채로 반영된 탓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6월 삼성그룹 계열 4개사가 사내급식 물량 전부를 웰스토리에 수의계약을 통해 몰아주는 부당행위를 했다고 보고 이들 5개사에 총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삼성웰스토리 입장에선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도 공정위 제재가 뼈아팠던 셈. 삼성웰스토리는 이에 따른 임직원 보상도 줄이기로 했다. 이달 지급해야 할 성과인센티브를 미지급하기로 했다. 과징금 납부로 인해 인센티브 재원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은 “회사가 커뮤니티인 ‘녹스포탈’을 통해 ‘2021년 최대 실적 달성’을 공표했다”며 “한승환 사장이 ‘직원들의 지갑이 두둑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해 연초 받게 될 성과인센티브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감이 컸다. 그런 와중에 뒤이어 노일호 부사장이 ‘인센티브는 0%’란 게시물을 올리며 직원들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고, 실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알짜기업 삼성웰스토리···직원 처우는=삼성웰스토리는 지난 2013년 삼성물산의 FC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만든 급식 및 식자재공급 회사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단체 급식을 주로 책임지며 알토란 같은 실적을 올려왔다.

분할 당시 1조5000억원대였던 삼성웰스토리의 매출 규모는 현재 2조원에 달할 정도로 매년 성장해왔다. 2019년엔 매출 1조976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2020년에도 매출 1조9701억원, 영업이익 970억원, 당기순이익 674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이 5% 수준에 자본금 100억원에 비해 순이익이 평균 6~7배에 달하는 알짜배기 기업으로 꼽힌다.

이익 상당 부분은 삼성물산으로 넘어가는 구조를 띈다. 삼성물산이 삼성웰스토리 지분 100%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웰스토리는 설립 다음 해인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주당 2만500원의 배당을 실시해 500%의 배당률을 기록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배당률을 100% 낮췄고 액면가와 동일한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불했다.

반면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에 대한 처우는 삼성그룹 다른 계열사보다 열악한 편이다. 한 직원은 “초봉 2000만원 대를 시작으로 매년 연봉 인상이 평균 2% 수준”이라며 “월 급여 250만원을 받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4년 차인 본인도 계약 연봉이 2900만원이 채 안된다. 그저 고객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자’는 마음으로 근무하는 직원들에겐 그래서 상여금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배당금이 주주에게 돌아가는 게 맞다고 해도 배당금을 과하게 책정해 주주들에게 배당해주면서 직원들에게 주는 성과급은 계속 줄여왔다”며 “직원들은 최전선에서 늘어나는 업무량에도 실적을 내고자 일하고 있는데, 이번엔 사상 최대 실적에도 과징금을 내느라 인센티브 재원이 없다고 한다. 과징금 문제를 마치 직원들 잘못인 것 마냥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고 허탈해했다.

◇직원들 “애사심 느끼게 해달라”=삼성웰스토리 직원들은 이 같은 답답함을 외부에 알리고자 트럭시위를 고안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서로 사업장이 달라 얼굴도 모르는 320여명의 직원들이 카카오톡에서 만나 모금을 진행했고, 법적 자문을 구해 시위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이들이 이번 시위를 통해 호소하고자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물가상승에 따른 임금조정 및 투명하고 공평한 인센티브 지급’이며, 두 번째는 ‘직원들의 노력을 회사가 거대한 힘으로 억누르지 않고 진정으로 애사심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삼성웰스토리‘가 됐으면 하는 것’이다.

한 직원은 “우리들의 트럭시위가 이슈가 돼 삼성웰스토리 임원들의 전향적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회사는 실적에 따라 매년 1월 성과인센티브(OPI)와 7·12월 목표달성장려금(TAI)을 제공하는데, TAI는 모두 지급했으나 공정위 과징금 처분으로 부득이 OPI 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미지급으로 결정됐다”며 “이번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법적 절차에 따라 최선의 대응을 해 나가고 있으며, 직원들이 다시 예년과 같은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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