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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위해 칼 간 신동빈···“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일하면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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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리포트]신동빈 회장의 위기의식과 롯데의 변화
20일 사장단회의서 순혈주의와 보수주의 타파 강조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 혁신의 롯데 만들라” 주문
마트 이어 백화점도 외부출신영입···파격 실험 ’주목’
“성과개념 바꿔라,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라” 작심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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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20일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경기도 오산시) 개원 행사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김교현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 회장, 백주환 캐논코리아 사원(신입사원 대표),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안세진 롯데 호텔군 총괄대표. 사진=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회장이 두 팔을 걷어 붙이고 롯데의 ‘혁신’에 직접 나섰다. 롯데는 지난 수 년간 경영권 분쟁, 국정농단 사태, 일본 불매운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각종 악재로 ‘대위기’를 겪으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는 “뿌리째 다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기존 롯데의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문화를 버리고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를 주문했다.

◇신동빈의 위기타개 ‘변화와 혁신’ …“과감하게 바꾸자”

신 회장은 최근 열린 올해 첫 상반기 VCM에서 인재 육성과 조직문화 혁신을 주문했다. ‘롯데의 침체’가 낡은 조직문화에 기인한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강조했다. VCM은 롯데의 사장단회의다. 매해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사업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신 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지주사 및 계열사 대표 등 70여 명이 참석 경제·산업 전망, 그룹 경영계획 및 사업전략 등을 다룬다. VCM 장소로도 서울 잠실 월드타워 롯데 본사가 아니라 경기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을 택했다. 인재 경영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롯데그룹은 올해부터 사내 구인 플랫폼인 인커리어(In Career)를 도입할 정도로 경계를 허문 인재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장단에게 ‘나는 어떤 CEO인가’를 스스로 질문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방향적 소통만 강조하고 재무적 성과만 중시하는 경영자에서 탈피하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 인사에서 신 회장은 4개 사업군 중 2곳의 수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롯데맨’을 외부 전문가로 교체하는 충격요법이다. 순혈주의가 강했던 롯데 조직문화의 변화 의지를 신 회장이 앞장서 보여준 것이다.

이날 신 회장의 발언은 신년사에서 강조한 ‘연공서열, 성별, 지연·학연과 관계 없는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와 같은 맥락이다. 당시 신 회장은 “혁신을 위한 시도는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며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계속 도전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적극적인 도전을 주문한 바 있다.

이날 주제는 ‘롯데, 새로운 혁신’이었다 “그동안 생각해왔던 성과 개념을 바꾸겠다”며 “과거처럼 매출과 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해서 만족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미래지향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어떻게 새로운 고객을 얻을 수 있는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롯데쇼핑 등 유통HQ에 눈에띄는 변화를 주문했다. “기존 고객에게만 집중하는 것은 미래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롯데백화점의 리더들이 매출 분석을 하면서 ‘반경 5㎞ 이내, 50대 이상에서 매출 절반이 발생한다’는 식으로 분석해봐야 과거 답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이와 함께 롯데그룹 혁신의 방향을 ‘선한 가치를 창출하는 회사’로 제시했다. ‘현재의 매출과 이익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3~5년 후 좋은 회사를 만들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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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지난 20일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개원 행사를 열었다. 왼쪽부터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김교현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 신동빈 롯데 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안세진 롯데 호텔군 총괄대표.

◇순혈주의 타파 파격실험…핵심계열사 외부출신 CEO 줄줄이 영입

요즘 롯데그룹을 바라보는 시선의 중심은 단연 순혈주의 파괴다. 신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주요 직책을 공채 출신 대신 외부 인사에게 맡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조직 개편과 함께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핵심인 유통·호텔 사업군의 주요 사령탑을 모조리 외부에서 데려왔다. 순혈주의가 유독 강했던 롯데그룹으로선 파격적인 인사다.

신 회장의 실험은 지난해부터 예고됐다. ‘순혈주의’ 중시로 유명한 롯데지만, 그는 지난 2020년말 부진한 실적을 거둔 롯데마트 최고경영자(CEO)를 외부에서 수혈했다.

롯데네슬레 대표였던 강성현 전무의 발탁은 내부에선 상당한 파격 인사였다. 그는 1970년생 당시 50세로 롯데마트 사업부문장을 맡게 된 것. 전임 대표보다 8세가 젊어진 첫 사례였다. 강 대표는 한국까르푸와 BCG(보스턴컨설팅그룹)를 거쳐 2009년 롯데에 합류했다.

이어 지난해 3월엔 지난해 이베이 출신 나영호 대표를 롯데ON의 수장으로 영입했다. 이를 두고 그룹 안팎에서는 ‘전통의 유통기업에 머물다 위기에 처한 롯데의 체질을, 온라인 중심으로 바꾸라는 의미’라는 해석이 많았다.

신 회장은 여기서 그치치 않고 ‘롯데그룹=순혈주의’ 공식을 깨뜨리는데 더욱 속도를 냈다. 최근 인사에서는 그룹 핵심인 유통·호텔 사업군의 주요 사령탑을 모조리 외부에서 데려왔다. 롯데가 총괄 대표와 백화점 대표를 외부인사를 영입한 것은 1967년 한국 사업을 시작한 이후 54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말 실시된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유통과 호텔 총괄대표에 김상현 전 DFI리테일그룹 대표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를 앉혔다. 롯데쇼핑의 핵심사업인 롯데백화점 대표에는 유통 라이벌 신세계백화점의 정준호 대표를 발탁했다.

첫 외부 출신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은 글로벌 유통 전문가다. 1986년 미국P&G에 입사해 한국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 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고 2018년부터 DFI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와 H&B 총괄대표를 맡았다. DFI는 홍콩·싱가포르·중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대형마트와 슈퍼마켓·편의점 등 1만여개 점포를 운영하는 홍콩의 소매유통 회사다.

김 부회장의 숙제는 국내외 유통기업에서 쌓은 역량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포트폴리오의 새판을 짜는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뒤쳐진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롯데가 야심 차게 선보인 ‘롯데ON’이 속한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의 올해 1~3분기 매출은 800억원에 그치고 영업적자는 1070억원에 달했다. 오프라인 기반으로 성장해온 롯데로서는 급변하는 이커머스라는 시장에 발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런 딜레마를 극복하는 것이 김 부회장의 당면 과제다. 오프라인과 이커머스는 요구되는 역량 자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김 부회장 체제 아래 외부 인재 영입이 더욱 활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호텔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신사업 전문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AT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과 사업 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의 대표를 맡았다. 그의 미션은 호텔롯데 상장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2017년 롯데지주를 설립했으나, 아직까지 지배구조를 완전히 정리하지 못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마지막 퍼즐’이다. 호텔롯데가 롯데쇼핑(8.86%), 롯데물산(32.83%), 롯데건설(43.07%)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어서다. 신 회장이 호텔롯데 등 핵심 계열사 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지배구조 정비에 활용할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관측이다.

신세계그룹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신세계맨’ 정준호 대표는 롯데백화점 주요 매장의 리뉴얼과 브랜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간 내부에서는 명동 본점을 포함한 주력 점포가 시장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정 대표는 주특기를 살려 본점의 경우 해외 명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리뉴얼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영 기자 dw0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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