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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의 홀로서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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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대우조선 합병 무산]
정부, 근본 경쟁력 강화해 새 주인 찾을 계획
사업 경쟁력 충분, 수주잔량 기준 글로벌 3위
실제 수익 반영까지 2~3년, 유동성 악화 우려
20년간 국민혈세 13조 투입, 추가지원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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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이 유럽연합(EU) 미승인으로 최종 무산됐다. 인수 주체이던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도 곧바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 철회서’를 제출했다.

우리 정부가 대우조선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로 새 주인을 다시 찾겠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당분간 ‘홀로서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불확실성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의 공적자금 추가 투입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전날 국내 두 조선사의 기업결합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EU 집행위는 이번 M&A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EU의 기업결합 불허 결정에 불합리함을 지적했다. 아직 공정위와 일본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상황이 반전될 여지는 없다. 조선사 M&A의 경우 주요 경쟁당국 중 한 곳이라도 기업결합 심사를 반대하면 자동으로 무산된다.

결국 현대중공업그룹은 거래 무산에 따라 공정위에 신고 철회서를 제출했고, 공정위도 심사 종료 계획을 밝혔다.

당장 대우조선의 사업 경쟁력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빅딜은 조선업 불황기에 시도됐다. 지나치게 적은 신조선 발주량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 대비해 국내 조선사간 경쟁적인 저가 수주를 방어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선업계는 수주 호황기를 보내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수주 목표액 77억달러의 140%를 채춘 108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수주 목표 달성률도 각각 152%, 134%다.

수주잔량 기준으로는 글로벌 3위다. 최소 2~3년치 일감을 모두 확보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수주한 60척 중 LNG선이 15척으로, 25%의 비중을 차지한다. 글로벌 선사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후선을 LNG선 등 친환경선으로 교체하고 있어 발주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실제 발주 확대로 작년 3분기 말 LNG선 가격은 전년 대비 5% 가량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LNG선 인도가 늘면서 공급과잉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미국-아시아향 물동량이 증가하고, 미국-유럽 선박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당분간 호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후동조선소나 일본 미쓰비시, 가와사키 등 LNG선 경쟁사가 존재하지만, 이들보다 국내 조선사들이 우수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중국 조선소의 경우 EU 등의 견제가 지속되고 있고, 일본 조선소는 신규 기술인력 육성이 미흡하다.

하지만 재무표를 들여다보면, 자력생존 가능성에 우려가 크다. 당초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투입된 1조5000억원으로 자본확충에 나설 계획이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97%에 달한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 등을 부채에 포함하면, 그 비율은 4000%를 넘기게 된다.

수주 물량에 따른 선수금 유입이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로 수주가 매출에 반영되려면 인도시점인 2~3년 뒤다. 더욱이 작년 상반기 후판가격 인상 등의 여파로, 총 영업손실 규모는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연간 적자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대우조선의 유동성은 선박 인도가 종료되기 전까지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현재 대우조선의 최대주주는 55.7%의 지분율을 확보한 산업은행이다. 대우조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워크아웃에 돌입하며 산은 관리 체제 아래 놓였고, 사실상 공기업과 다름없다.

지난 20년간 투입된 공적자금만 13조원에 달한다.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 주채권은행은 2015년 이후 대우조선 구조조정 과정에서 4조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2017년에는 일종의 ‘마이너스통장’ 개념인 크레디트라인 2조9000억원을 부여했다.

정부는 EU 발표 직후 “대우조선의 근본적 정상화를 위해서는 민간 주인 찾기가 필요하다”며 “외부전문 기관의 컨설팅 등으로 대우조선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효과적으로 혈세를 회수하기 위해 민간 매각 기조를 유지한 만큼, 새 매수자 등장 전까지 대우조선을 어떤 식으로든 지원할 수밖에 없다.

산은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플랜B’를 내놓지 않고 있다. 우선 채권단은 한도성 대출인 크레디트라인의 만기를 지난해 말에서 2023년까지로 1년 연장했다. 대우조선은 급한대로 이 돈을 꺼내쓸 수 있다.

다만 채권단 지원에 대한 추가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현금흐름을 개선할지 등의 여부는 불확실하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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