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사퇴···“대선 승리 위해 백의종군”

김기현 “저부터 쇄신···민심 바닥부터 훑겠다”

김도읍 “국민 명령 어기고 있어···책임 통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취재단 제공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공동 선대위원장과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과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도 선대위직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원내 지도부 총 사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서 “원내대표인 저부터 쇄신에 앞장서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먼저 공동 선대위원장직과 원내대표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의 갈등,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 등에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모두 완전히 쇄신해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새 출발하는 각오를 다져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마음 속에 새겨야 한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후임 원내대표를 뽑도록 하고, 선출 직후 업무 인수인계 후 오로지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면서 함께 길바닥으로 나가 민심의 바닥부터 훑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 당 지도부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과감하고 파격적인 인적 쇄신을 강행하고, 더는 우리가 분열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과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도 선대위직과 당직에서 일괄 사퇴했다. 김 의장은 의총에서 “국민이 국민의힘에 정권 교체하라고 명령했는데 저희는 내부 문제로 국민 명령을 어기고 있다”며 “저희에게는 정권 교체하라는 국민 명령을 어길 그 어떠한 권한도 자격도 없다. 대통령 후보, 당 대표, 의원, 당원들 무조건 따라야 한다. 그러지 못한 부분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은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이 선대위 전면 개편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쇄신 흐름에 뜻을 같이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선대위가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전면적인 개편을 하겠다”며 강도 높은 쇄신 단행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윤 후보와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후보한테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면 내가 총괄 선대위원장이라는 위치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며 “내가 판단한 기준에 의해 내가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대위 개편 방향에 대해선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기준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