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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에 관심 없는 보험사들···“시너지효과 크지 않아”

금융 보험

마이데이터 사업에 관심 없는 보험사들···“시너지효과 크지 않아”

등록 2021.12.20 18:10

이수정

  기자

본허가 교보생명·KB손해보험 단 두곳 뿐현대해상·메리츠화재는 투자 계획 “없다”상품개발에 도움되는 ‘의료데이터’ 절실마이데이터보단 ‘헬스케어’ 신사업에 방점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본격적인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이 목전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험사들은 관련 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제재로 신사업 진출이 막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제외하더라도 다수의 대형 보험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대형 보험사 5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중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곳은 KB손해보험이 유일하다.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와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는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 투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DB손해보험은 지난 5월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뒤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빅3(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중에서는 교보생명만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 중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올해 11월까지 당국 제재로 신사업 추진이 어려웠다. 이 외 미래에셋생명이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은 상태다. 전 금융업계가 마이데이터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보험업계가 마이데이터 사업에 심드렁한 이유는 보험업이 가진 특성 때문이다. 지급결제 시장이 핵심인 카드사 등 타 금융업과는 본질적인 사업 방향이 다른 것이다.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공공의료데이터’의 중요성이 더 강조된다.

실제 보험업계도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얻을 수 있는 고객의 소비패턴 정보와 보험 가입 니즈는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신용평가정보원이나 보험개발원 측에서 받는 정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며 “마이데이터 사업과 보험업의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근 생명보험협회는 지난 15일 ‘비전2030 선포식’을 열고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 확대한 뒤 의료데이터와 연계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하더라도 보험업계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는 의료데이터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보험업계가 목말라하는 의료데이터 확보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지난 1일 공공의료데이터를 추가로 보험사에 제공하기로 했지만, 보험사들은 건강보험공단의 의료데이터 개방을 원하고 있다.

심평원은 질병별 진단 시기 및 통계 등 단기정보인 반면 건강보험공단은 A라는 환자의 질병 시기 통계와 합병증, 추가 질병 진단과 같은 장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장기적인 정보가 포함된 건강보험공단 데이터 개방을 요구했지만, 정보 제공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고 국민의 이익 침해 가능성과 연구 기준 부적합 등의 이유로 지난 9월 거절 당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헬스케어 서비스 구축을 실현가능한 신사업으로 보고 힘을 쏟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보험업권 헬스케어 활성화 TF’를 꾸리고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에 적극적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 5일 보험업계 최초로 금융당국으로부터 헬스케어 자회사(KB헬스케어) 설립을 승인 받았다. 신한라이프도 연내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목표로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 홈트레이닝 서비스 ‘하우핏’ 서비스를 자회사로 떼어내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자회사를 따로 설립한 보험사가 있는 반면 자사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을 선택한 곳도 있다. 한화생명은 헬스케어 앱 ‘HELLO’(헬로), 교보생명은 ‘헬스스위치’로 다양한 건강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화재는 지난해 11월 기존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인 ‘애니핏’을 ‘애니픽 2.0’으로 확대 개편했다.

헬스케어와 결합한 신상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한화생명은 헬스케어를 MZ세대(밀레니엄+Z세대)에서 인기인 구독경제와 연결했다. 지난 1일 한화생명은 LIFEPLUS(라이프플러스) 구독보험(무)‘ 2차 신상품 4종을 출시하면서 ▲맟춤 운동 구독보험 ▲영양제 구독보험 등을 선보였고,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9월 ‘헬스케어 종합보장보험’을 출시했다.

다만 보험사 역시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해야만 타 업계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고 판단한 보험사도 있다.

교보생명은 보험업계에서 가장 먼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개개인이 금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도적인 금융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서 두 번째로 마이데이터 본인가를 받은 KB손해보험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내년 1분기 중 대고객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개인자산관리서비스(PFM) ▲오픈 인슈어런스 ▲헬스케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향후 의료데이터 활용 및 헬스케어 부문과의 협업으로 자산관리의 개념을 신체적 건강에 기반한 금융-건강 융복합 서비스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마이데이터 금융소비 패턴 분석을 통해 여행·주택·배상책임 등 소액보험 기반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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