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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융합 신사업”···마이데이터가 바꿀 금융업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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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시대 개막①]초개인화 서비스의 등장
‘제2의 원유’ 데이터 활용한 개인 맞춤 시장 탈바꿈
획일적 금융 서비스 벗어나 소비자 중심 각축전 전망

소비패턴 분석으로 상품 제공하고 맞춤 자산관리 가능
“대안 신용평가 발굴 예상···대출 심사 완전히 바뀔 것”
“익명·가명 정보 처리···데이터 제공 권리 소비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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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스마트폰에서 흩어진 ‘내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맞춤형 금융 상품을 요구할 수 있다. 은행 계좌와 카드 거래 내역을 검토해 소비 습관을 파악하는 동시에 증권 계좌와 보험 현황을 분석해 자산관리 계획을 점검할 수도 있다. 1일 오후 4시부터 주요 금융회사와 핀테크 등 17개 사업자가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에 나서면서다.

금융위원회는 이들 사업자의 내년 1월 1일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 마이데이터 시행을 앞두고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를 실시한다. 금융위 본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소비자 동의를 전제로 가명 처리된 정보를 취합해 금융상품 추천과 투자자문 등 맞춤형 서비스를 소비자에 제시할 수 있다.

금융권에선 ‘초개인화 서비스’로 불리는 마이데이터 시행을 시작으로 금융업 밸류체인이 판매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급격히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2의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를 금융권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개인 성향에 꼭 맞는 서비스가 앞으로의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또 다른 각축전이 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 획일화된 서비스에서 벗어나 초개인화된 금융상품을 선택하고 자산관리를 계획하는 편의성을 누릴 수 있다. 개인 금융 데이터의 활용 범위가 지속 확대돼 SNS, 위치정보, 의료정보 등 타 분야 데이터와 결합된다면 더 많은 초개인화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크다.

이런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개인 정보 이동권을 철저하게 개인에게 맞추면서다. 예를 들어 정보주체인 가상의 인물 ‘홍길동’씨가 ‘개인신용정보 이동권’을 행사해 필요한 정보 항목을 선택한 뒤 금융회사에 이 정보를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제공할 곳을 요구한다. 그러면 금융회사는 홍길동씨의 정보를 표준화된 API를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홍길동씨의 인증정보는 암호화된다. 이후 홍길동씨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통해 본인 정보를 일괄적으로 조회하고 필요하면 금융회사 상품도 추천받는다.

마이데이터의 근간이 되는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 개념을 ‘가명’과 ‘익명’ 정보로 명확히하고 민감정보는 생체인식정보와 각종 정보를 포함하도록 하면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길을 열었다. 이를 역으로 따져보면 개인 정보 이동권이 어디까지나 개인에게 있으므로 금융권에서 종전의 압박형 상품판매가 사라지고 고객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하는 맞춤화된 개인 서비스가 살아남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특히 기존 대형 금융회사의 고객 데이터 독점이 해소되면서 시장 지배력이 약해져 결국에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효과로 금융 소비자가 상품 선택에서 우위에 설 것이란 전망도 가능하다. 이전에는 거대 금융회사가 상품을 만든 뒤 고유 채널에서 소비자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이제는 각 플랫폼 속에서 금융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셈이다.

거론되는 예시 중 하나는 ‘대안 신용평가’ 방식이다. 기존 신용평가 방식은 신용거래내역 위주의 비교적 적은 수의 정형화된 항목을 심사해 학생이나 주부 등 해당 자료가 부족한 사람은 대출 문턱이 높았다. 하지만 마이데이터 시행 이후엔 금융기관이 기존에 파악하지 못한 재무건전성, 소비패턴, 납세정보, 등의 정보를 손쉽게 제출받아 이를 토대로 상환 능력을 에측하는 새로운 지표를 발굴해 대출 심사에 활용할 수 있다.

보험사도 고객의 재무정보, 의료정보, 위치정보 등을 추가로 분석해 보험상품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 금융투자사 입장에선 고객 데이터 분석으로 이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면서 수시로 발생하는 자투리 자금도 짧은 기간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전부 기존의 거대 금융사가 독점하는 서비스 우위가 수평적으로 바뀌면서 궁극적으로 금융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이미 영국은 이런 마이데이터 정책을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자율적으로 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권익을 보장하고 금융사는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촉진하는 ‘스마트공시’ 제도를 2011년부터 시행 중이다.

우리 금융권에선 이들 국가보다 마이데이터 도입이 늦은 건 사실이지만 IT 기반 시스템과 금융 소비자의 스마트폰 앱 이용률이 높다는 측면에서 폭발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API 방식을 도입해 예금, 적금, 대출, 쇼핑 주문정보 등의 항목을 지정해 공유하도록 하면서 타 국가와 달리 데이터 개방성을 더욱 높였다는 점도 특징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 문화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돼 은행과 비금융회사 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중심의 금융업 전환이 가능하다는 함축적인 관측이다.

다만 데이터 개방이 확대되는 만큼 원치 않는 개인정보 유통을 제한하기 위해 소비자 입장에선 수시로 노출된 자신의 정보를 살펴보고 공개 여부를 통합적으로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시사점으로 거론된다.

아직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만큼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늘어나고 개인정보가 금융권을 포함해 기타 산업분야에 활용되는 과정에서 데이터 공유가 과도화돼 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사업자 간 경쟁이 심화할수록 정보 주체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지는 셈이다.

이런 부작용을 우려해 일단 금융당국은 미성년자에는 엄격한 제한을 걸었다. 금융위는 미성년자 정보의 마케팅 이용과 제3자 제공 등을 금지하고 정보 이용 목적을 신용정보주체 본인 조회와 분석 목적으로 제한했다. 아울러 미성년자의 경우 정보보호 차원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송요구 시 법정대리인 동의 여부를 확인토록 하고 수집 범위를 수시입출금 계좌 등 미성년자가 주로 사용하는 금융상품에 한정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본질인 자신의 데이터를 전송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결정하는 몫이 소비자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 한다”며 “모든 업체에서 마이데이터를 데이터 관리 개념으로 접근해 이익을 소비자와 공유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특별대책반을 통해 시범서비스 기간에 발생하는 특이 사항과 개선 필요 사항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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