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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달러 무너진 쿠팡···월가 “저평가됐다”

30달러 무너진 쿠팡···월가 “저평가됐다”

등록 2021.09.03 14:33

수정 2021.09.06 11:21

고병훈

  기자

분기 매출 첫 5조 돌파에도···3월 상장 이후 최저가 추락영업손실 확대·보호예수물량 해제 등 ‘하락세 지속’ 우려“높은 밸류에이션 부담”vs“수익성·성장성 여전히 독보적”

30달러 무너진 쿠팡···월가 “저평가됐다” 기사의 사진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쿠팡의 주가 부진이 심상치 않다. 최근 한 달간 20% 넘게 하락한 주가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30달러선마저 무너지며,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최저가로 주저앉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쿠팡의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이달 중 대규모 보호예수물량 해제까지 앞두고 있어 한동안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전날보다 4.6%(1.44달러) 하락한 29.8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3월 상장 당시 최고가(63.50달러)와 비교하면 약 6개월 만에 반토막 이상 떨어졌다. 한때 100조원을 넘겼던 쿠팡의 시가총액도 현재는 50조원대로 줄었다.

업계에선 쿠팡의 주가 하락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쿠팡의 매출 성장이 뚜렷하다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이 44억7800만달러(약 5조1811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고 밝혔다. 쿠팡의 분기 매출이 5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쿠팡 매출은 2017년 3분기 이후 무려 15분기 연속 50% 이상의 성장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쿠팡의 매출 확대보다 물류센터 화재 등의 영향으로 분기 손실이 확대된 것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쿠팡의 주가 하락이 본격화 된 시점도 2분기 실적 발표 이후부터다. 쿠팡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달 12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25% 하락했고, 이후 열흘간 2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내리 하락 마감했다.

쿠팡은 올해 2분기 순손실 5억1860만달러(약 598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1억205만달러(약 1180억원)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지난 6월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관련 비용이 반영된 탓이다.

덕평물류센터로 인한 재고손실은 1억5800만달러(1823억3200만원)에 달했다. 이외에도 쿠팡은 부동산·장비 손실 1억2700만달러(1465억5800만원), 기타 손실 1100만달러(127억원) 등을 선반영했다.

김범석 쿠팡 최고경영자(CEO)은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화재 관련 손실은 보험금을 받으면 대부분 보전될 것”이라며, 15분기 연속 성장세에 있는 매출 증가에 주목해 줄 것을 강조했지만 주가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또한, 오는 6일 대규모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는 점도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쿠팡은 지난 3월 상장할 당시 조건에 따라 최장 180일의 보호예수기간을 뒀다.

하지만 9월 6일 보호물량 가운데 약 83%에 달하는 잔여 지분이 시장에 풀린다. 현재 쿠팡 주요 주주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33.1%), 그린옥스캐피탈(16.6%),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10.2%), 매버릭홀딩스(6.4%)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단기간에 지분을 털어낼 가능성은 적지만 일부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임수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조정이 지속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일부 완화됐지만, 소매 시장 규모 감안 시 고멀티플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투심 개선은 사업 다각화 및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 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쿠팡의 주가는 높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상장 당시 높은 밸류에이션과 쿠팡의 더딘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미국 대비 작은 한국의 온라인 시장 규모 및 높은 침투율을 고려했을 때, 쿠팡은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다”며 “이에 당분간 주가 회복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월가에선 쿠팡 주가에 대해 ‘저평가됐다’는 리포트가 속속 등장했다. 부진한 주가 흐름과 무관하게 미래 기업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쿠팡의 목표가를 각각 55달러, 61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현 주가 대비 각각 84.2%, 104.3% 높은 수준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 2분기 쿠팡에서 1회 이상 구매한 활성 고객수(Active Customers)가 약 1700만명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는 점을 주목해 목표가를 계산했다. 또 신선식품을 담당하는 쿠팡프레시의 매출 성장률이 100%를 넘는 데다 쿠팡이츠 역시 연평균 성장률이 121%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삭드 역시 쿠팡의 충성 고객 증가뿐 아니라 쿠팡프레시와 쿠팡이츠의 성장성을 주목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쿠팡프레시와 쿠팡이츠 등 성장 동력들의 잠재력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고 판단한다”며 “투자자들은 이커머스 및 음식배달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지만, 쿠팡은 내재적 요인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화재관련 비용으로 인한 기대 이하의 실적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이지만, 강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세에는 흔들림 없어 보여 크게 우려할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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