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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시장 정책’ 예고한 고승범, ‘전금법 개정안’ 실타래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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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의 금융 제도권 편입’ 취지에도
“사실상 특혜”···금융업권 거부감 여전
한은도 ‘업무권한 침해’에 불편한 심기
새 당국 수장이 절충안 내놓을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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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인사청문회 준비에 착수한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시장 친화적’ 정책을 펴겠다고 예고하면서 표류 중인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의 디지털화에 발맞춰 제도를 정비하자는 법안의 취지에도 ‘빅테크 특혜법’이란 전통 금융사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승범 내정자는 최근 금융당국 주요 관계자와의 티타임 자리에서 “현재 일어나는 디지털화와 혁신의 움직임을 적극 활용하면서 금융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회사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시장 친화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금융회사 CEO 등과 자주 소통하고 협력하겠다”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고 내정자가 당장 전금법 개정안의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금융행정의 공정성, 업계의 자율성 등 그의 발언 속 모든 키워드를 아우르는 현안이기 때문이다.

윤관석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작년 10월 발의한 전금법 개정안은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과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라이선스 도입, 대금결제업자 후불결제업무(소액) 허용, 빅테크 관리감독체계 마련 등을 골자로 한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빅테크가 소비자와 금융 거래를 할 때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외부 청산기관인 금융결제원을 거치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개정안은 금융의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안정적인 서비스 토대를 갖춤으로써 소비자보호를 강화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궁극적으로는 빅테크와 핀테크를 금융업 테두리 안에 들임으로써 건전한 발전을 유도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문제는 금융권이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라이선스 도입 조항을 들어 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빅테크가 계좌 발급과 자금 이체, 카드대금·보험료 납부 등 사실상 여·수신업을 영위하면서도 금융사와 같은 수준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다.

또 금융사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라이선스를 도입하면 빅테크 독과점이 심화되는 동시에 지역자금의 역외유출로 지역경제가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빅테크 측은 반박하고 있다. 소비자의 예탁금을 운용할 수 없는 만큼 종합지급결제사업을 여·수신업으로 보기 어렵고, 전금법 개정으로 외부청산 의무가 생기기 때문에 특혜를 받는 것도 아니라는 논리다.

금융당국도 마찬가지다 법 개정을 통해 정부가 다양한 채널을 검증함으로써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이고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을 도울 것이라며 금융권의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국회에서도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6월 개정안이 법안심사소위원회로 넘어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고 내정자에겐 전금법을 둘러싼 금융권과 빅테크의 갈등을 봉합하고, 국회와 법안 심사 일정을 조율하는 게 시급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출신인 고 내정자가 절충안을 내놓을지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 전금법 개정안은 금융위와 한국은행의 ‘업무권한 침해’ 논쟁을 불러온 사안이기도 하다. 개정 시 금융결제원이 금융위의 감독을 받는다는 데 한국은행이 불편함을 드러낸 탓이다. 특히 한국은행 측은 금융결제원 등을 통해 수행하는 결제리스크 관리, 유동성 지원 등 업무와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한다.

이에 고 내정자도 2월 금통위원 5명과 함께 작성한 입장문에서 중앙은행이 운영하는 지급결제제도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전금법 개정을 반대한 바 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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