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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격탄 이커머스1세대 ‘인터파크’ 매물로···롯데·카카오 물망

코로나 직격탄 이커머스1세대 ‘인터파크’ 매물로···롯데·카카오 물망

등록 2021.07.13 15:21

김민지

  기자

코로나 여파 주력 사업 공연·여행부문 휘청 적자이커머스 플랫폼 몸값 천정부지 매각 적기 판단 인수 후보 카카오·롯데 거론 공연·여행 시너지 효과

코로나 직격탄 이커머스1세대 ‘인터파크’ 매물로···롯데·카카오 물망 기사의 사진

온라인 쇼핑 플랫폼 1세대인 인터파크가 매물로 나왔다. 여행·공연 부문을 핵심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인터파크는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행과 공연이 모두 중단돼 영업 자체가 올스톱 된 상황에서 실적은 추락했고,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겨울 지경에 이르러 결국 매각을 결정했다. 다행히 포스트 코로나로 전자상거래 산업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관련 기업의 몸값이 치솟아 바로 지금이 매각타이밍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경영권 매각을 결정하고 최근 잠재적 원매자를 대상으로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배포했다. 매각 대상은 최대 주주 이기형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 지분 28.41%며 매각 주간사는 NH투자증권이다.

인수 후보로는 티켓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는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이커머스 사업 강화를 노리는 롯데,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인터파크는 삼성그룹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계열사 아이마켓코리아와 바이오사업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 등은 제외하고 ‘인터파크’만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인터파크마저도 통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쇼핑·공연·투어·도서로 운영 중인 4개 부문을 조각 내 팔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파크의 매각설은 이전부터 나왔고 최근 들어서는 롯데나 카카오가 관심을 보인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거론됐다”면서 “알짜 계열사를 빼고 4개 부문을 나눠 매각한다는 소문도 있는 데다, 이미 도서는 교보문고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올해 이베이코리아가 신세계그룹으로 넘어간 데 이어 인터파크까지 매물로 나오면서 1세대 이커머스 기업들의 퇴장은 현실화한 상황이다. 1세대 이커머스 업체들이 연이어 매물로 나오는 이유는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금이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최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유통 대기업과 커머스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 네이버, 카카오 등 유력한 원매자들도 존재한다. 자금력을 갖춘 기업들이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매물로 나온 이커머스 업체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인터파크는 1996년 설립된 국내 1세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현재 쇼핑·도서·엔터·투어 등 4개 부문을 운영 중이다. G마켓을 탄생시켜 키워냈지만, 2008년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하며 점유율이 떨어졌고 이후 네이버와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에 밀려 시장에서의 입지는 점점 쪼그라들었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신세계그룹·쿠팡으로 3강 구도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커머스 업계 1위는 거래액 28조원의 네이버가 차지했고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가 뒤를 이었다. 인터파크는 11번가와 롯데온, SSG닷컴 등 후발주자에까지 밀렸고 거래총액은 2019년 대비 46.9%나 급감한 2조26억원에 그쳤다.

특히 인터파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여행과 공연수요가 크게 떨어지며 거래액이 반 토막 났다. 인터파크는 여행·공연 부문이 매출을 떠받드는 양대 축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투어와 공연 부문 거래총액은 전체 거래액 중 70%에 육박했다. 2019년 투어 부문 거래총액은 1조801억원, 공연 부문 거래총액은 7489억원으로 각각 전체의 48%, 20%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중단되고 공연업계도 휘청이면서 인터파크는 개점 휴업 상태나 다름없어졌다. 지난해 투어·공연 부문 거래총액은 각각 4781억원, 2239억원으로 70%가량 급감했다. 유일하게 쇼핑 부문 거래총액이 1조14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1% 성장했다. 투어·공연 부문이 무너진 탓에 쇼핑 부문 거래총액도 57%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주력 사업의 부진을 방어하기 역부족이었다.

인터파크는 올해 백신 접종과 함께 반등을 꾀해왔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돼 한계에 직면했다. 이 가운데 이베이코리아가 3조4404억원이라는 높은 몸값을 받은 것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코로나19로 플랫폼 기업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인 데다 코로나19 이후 여행과 공연 수요가 회복된다면 실적 회복도 먼 일이 아니다.

인터파크는 여전히 공연·티켓 예매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해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과 함께 티켓 예매 서비스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인터파크를 인수하면 확실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 1일 멜론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멜론컴퍼니를 출범시켰다. 멜론의 음원서비스, 뮤지컬, 티켓판매 사업 등이 여기 포함된다. 멜론컴퍼니는 추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합병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인터파크는 서울 한남동에 공연장 ‘블루스퀘어’를 운영하면서 공연 기획과 제작까지 손을 뻗치고 있어 콘텐츠 사업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멜론컴퍼니와 시너지 가능성이 크다.

또 카카오는 멜론컴퍼니를 통해서는 공연 티켓인 ‘멜론 티켓’을 운영하고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중인 카카오T를 통해서는 항공권 예매 등 여행 서비스를 시작해 인터파크 투어 부문과도 접점이 많다.

유통 대기업 중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포기했던 롯데그룹이 후보로 거론된다. 롯데쇼핑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포기할 당시 강희태 부회장은 이커머스 전략으로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한 전문 버티컬 플랫폼 구축 전략을 내놓았다. 버티컬 플랫폼은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일컫는 말이다. 대표적으로 패션에서는 ‘무신사’, 인테리어에서는 ‘오늘의 집’ 등이 꼽힌다.

롯데는 롯데온 내에 식품·명품·패션·가전 카테고리를 강화하기로 했으나, 업계는 앞으로 롯데쇼핑이 버티컬 플랫폼 확장을 위해 또 한 번 M&A 시장에 눈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롯데 계열사만으로는 내로라하는 버티컬 플랫폼 경쟁력을 빠른 기간 내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강 부회장도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는 샤롯데씨어터로 공연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티켓 예매시스템은 멜론 티켓을 이용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여행 관련 자회사로 일본 최대 규모 여행업체 JTB와 5대 5로 합작한 기업인 롯데제이티비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제이티비는 2007년 롯데닷컴 여행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여행업에 뛰어들었다. 인터파크의 공연, 여행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여지가 충분하다.

업계에서는 1세대 이커머스 기업인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인터파크도 매각을 추진함에 따라 생존을 위한 중소 업체들의 행보도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 신세계그룹, 쿠팡 등 ‘빅3’를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빠르게 이뤄지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저마다의 전략을 펼칠 것이란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이 지분구조와 사업 방향성 등 필요에 따라 M&A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여러 기업 간의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고 쿠팡도 탈 커머스화하는 분위기에서 스스로의 경쟁력으로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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