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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안깎아주면 대우건설 안사”···정창선, 벼랑끝 전술 通했다

부동산 건설사

“안깎아주면 대우건설 안사”···정창선, 벼랑끝 전술 通했다

등록 2021.07.05 17:12

수정 2021.07.05 17:33

김소윤

  기자

KDBI “중흥건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최종인수가 비공개···당초보다 2000억원↓중흥 정창선이 직접나서 2000억원 깎아우협 선정 재입찰 논란 속 산은 일사천리DS소송 가능성 노조 반발 등 여진 우려

“안깎아주면 대우건설 안사”···정창선, 벼랑끝 전술 通했다 기사의 사진

대우건설이 재입찰 끝에 중흥건설 품에 안기게 됐다. 인수가는 지난달 본입찰 당시 제시한 2조3000억원보다 2000억원 낮은 2조1000억원으로 결정됐다. 다른 후보자인 DS네트웍스와 가격 차이가 5000억원이나 벌어지자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이 직접 나서며 본입찰 가격으론 인수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인수가를 낮추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그의 ‘벼랑 끝 전술’이 통한 셈이다.

5일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중흥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인수가격은 2조1000억원이었다.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2조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매각대금, 거래의 신속 및 확실성, 대우건설의 성장과 안정적 경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KD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2017년 대우건설의 매각 실패와 이후 비공식적으로 인수를 타진했던 많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사례를 감안해 투자자들의 진정성을 최대한 확인하고, 대우건설의 영업과 임직원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뒀다”며 “세부 매각 절차를 설계함에 있어서는 매각대금 극대화, 거래종결의 확실성, 신속한 거래완료, 공정한 절차 진행의 원칙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본입찰에선 중흥건설은 2조3000억여원, DS네트웍스는 1조8000억여원을 써냈다. 통상적인 경우라면 중흥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KDB인베스트먼트와 구체적인 인수 방식 등을 놓고 협상을 벌여야 했다. 그러나 29일 중흥건설이 인수조건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면서 재입찰을 하게 됐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사장은 “6월29일 중흥건설에서 수정하고 싶다고 먼저 요청했다. 우리는(KDBI) 매수자 측에서 수정 요청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부 조건을 수정토록 해주었다. 이후 다음날 DS네트웍스에게 중흥건설이 수정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DS네트웍스 역시 수정 원할 경우 요청해도 된다고 알렸다. 이에 DS네트웍스도 지난 2일 마찬가지로 최초 제안에 대해 일부 수정했다”라고 답변했다.

이 사장은 “수정 사항에는 가격 조건 뿐만 아니라 조정 사유, 실사 이후 발견 사항에 대한 손해 배상 등 비가격조건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라면서 “일부 수정한 것뿐이지 재입찰 공고는 아니다”라고 재입찰 논란에 대해 계속적으로 부정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당초 원하던 몸 값은 2조원대 이상이었다. 지난 2019년 6월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 지분 2억1093만여주(50.75%)를 1조3606억원에 인수했는데 지난달 24일 종가기준을 반영하면 지분 가치는 약 1조8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매각가는 2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그러나 당시 유력한 인수후보인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가 원하는 인수가는 2조 원에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호반건설이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흥건설은 경쟁 회사인 호반건설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2조3000억원을 제시했다. 무리하게 가격을 써낸 것이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인수제안서조차 제출하지 않았고, DS네트웍스 컨소시엄보다 5000억원 높은 가격을 써 냈다는 게 드러나면서 인수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수정 제안’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수정 제안을 주도한 것은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이다. 경쟁사보다 인수가격을 높게 쓴 중흥건설 측이 인수가를 내리지 않으면 입찰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결국 KDB인베스트먼트 측이 재입찰을 결정하게 됐다.

그러면서 중흥건설에 가격 조정의 기회를 주는 것이 특혜라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공정성 측면에서 DS네트웍스 컨소시엄도 참여하는 재입찰을 고육지책으로 들고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 KDB인베스트먼트로선 중흥건설이 포기할 경우 2위 입찰자인 DS네트웍스에 1조8000억원에 매각해야 하는데, 재입찰이라는 이벤트를 통하면 중흥건설 측 가격 조정을 유도하더라도 적어도 2조원은 넘게 받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다는 것이다. 즉 KDB인베스트먼트 측에서 비판을 각오하고 재입찰에 나선 이유는 중흥건설이 인수 자체를 포기해 딜이 깨질 것을 우려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입찰 경쟁 상대였던 DS네트웍스 측은 재입찰 결정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소송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대우건설 노조는 KDB인베스트먼트의 이번 매각 시도가 ‘졸속 매각’이라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 자리는 졸속매각의 주범 이대현 사장이 본인 변명을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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