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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의 과감한 선택···면세 강남점 없애고 성장동력 찾아 투자

정유경의 과감한 선택···면세 강남점 없애고 성장동력 찾아 투자

등록 2021.06.21 16:14

수정 2021.06.21 17:18

김민지

  기자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면세점·패션 사업 수술대유통사업 휘청이자 미디어 콘텐츠 사업 확장 나서국내 보톡스 1위 ‘휴젤’ 인수해 화장품 시너지 노리나

정유경의 과감한 선택···면세 강남점 없애고 성장동력 찾아 투자 기사의 사진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사업 재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정 총괄사장은 코로나19로 실적이 곤두박질친 면세점 강남점을 3년 만에 철수시키고 화장품 제조사업에서도 손을 떼는 등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와 함께 신성장동력으로는 미디어 콘텐츠 회사·벤처캐피탈을 설립하고 보톡스 기업 인수를 검토하는 등 기존 사업과 다른 영역에 투자하며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과 보툴리늄톡신 기업 ‘휴젤’ 경영권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수 대상은 베인캐피털이 보유한 휴젤 지분 44.4%며, 인수금액은 2조원에 달한다. 신세계 측은 휴젤 인수와 관련해 검토한 바 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리프팅 제품 등 의약품을 개발·생산하는 업체다. 신세계백화점이 휴젤을 인수하면 화장품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소비 트렌드에 따라 고가 브랜드 매출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휴젤을 통해 보툴리눔 톡신을 함유한 프리미엄 화장품으로 승부를 볼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 총괄사장이 신성장동력을 모색하는 이유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유통업계가 큰 타격을 받은 탓이다. 특히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의 실적은 고꾸라졌다. 2019년 3조3056억원에 달하던 매출은 1년 만에 1조903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1178억원에서 427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패션·뷰티 사업을 영위하는 인터내셔날 매출도 6.8% 줄었고 영업이익도 60%가량 감소한 3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정 총괄사장은 먼저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폐점으로 면세사업에 메스를 댔다. 지난해 신세계디에프는 연간 432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고 결국 면세점 강남점 자리는 백화점으로 채우기로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5년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50대 50 공동 출자해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했는데, 브랜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보유 지분 50%를 인터코스에 모두 넘겼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부진한 브랜드와 매장을 구조조정하고 있다. 미국 여성복 브랜드 ‘센존’의 5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정리하고 온라인 판매 전용 브랜드로 전환하기로 했다. 톰보이는 올해 1월 경기도 용인 물류센터를 팔아 16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스튜디오 톰보이 매장도 2019년 187개에서 올해 3월 기준 121개로 축소했다. 효율화 작업 결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21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419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정 총괄사장이 미디어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디어와 커머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과정에서 기존 유통 채널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벤처캐피탈(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설립해 스타트업 투자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신세계인터내셔날(50%), 신세계(30%), 신세계센트럴시티(20%) 등의 공동 출자해 설립됐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를 비롯해 물류, 뷰티, 헬스케어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 9곳에 투자했다. 그룹 사업인 쇼핑·패션·뷰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것이다.

또 정 총괄사장은 오는 8월 오픈하는 대전 신세계에 ‘오노마’를 선보이며 처음으로 독자 호텔 브랜드를 공개한다. 정 총괄사장은 1996년부터 2009년까지 그룹 호텔사업을 이끌어오다가 이마트와 계열 분리 과정에서 정용진 부회장에게 호텔사업을 넘겼다. 이후 정 총괄사장은 JW메리어트 서울 한 곳만 위탁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오노마를 통해 독자적인 호텔사업을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 총괄사장의 행보는 사업 영역을 확장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본다”면서 “정 총괄사장이 투자하거나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사업들을 살펴보면 기존 사업과 완전히 동떨어진 분야는 없어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는 사업 전략을 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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