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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의식해 막판 입찰가 200억 끌어올린 쌍방울···자금 조달 관건

‘하림’ 의식해 막판 입찰가 200억 끌어올린 쌍방울···자금 조달 관건

등록 2021.06.15 17:01

정혜인

  기자

이스타항공 입찰 당초 예정1000억→1200억 올려 단독 인수 여력 없어 외부서 절반 투자 유치 계획채권단 자금 투자 방식 평가서 걸림돌 될 가능성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스타항공 본입찰에 단독 입찰한 쌍방울그룹의 광림 컨소시엄이 인수가를 1200억원으로 제출한 것이 확인됐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하림그룹의 참전을 의식해 당초 계획보다 약 200억원 더 끌어올린 것이다.

광림 컨소시엄이 써낸 가격이 스토킹호스(조건부 인수 예정자)인 성정이 써낸 것보다 400억원이나 높은 만큼 본입찰의 우위를 점하게 됐다. 다만 광림 컨소시엄의 자금 조달력에 의문 부호가 붙은 상황에서 시장 예상보다 높은 인수가를 어떻게 감당할지, 또 광림 컨소시엄의 자금 조달 계획을 채권단이 승인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림 컨소시엄은 지난 14일 마감된 이스타항공 인수 본입찰에 단독으로 입찰했다. 광림 컨소시엄이 써낸 인수가는 1100억~1200억원이다.

당초 광림 컨소시엄은 당초 인수가를 1000억원으로 써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본입찰 당일 오전 내내 임원 회의를 진행하면서 예비입찰 참여자 중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혔던 하림그룹의 입찰가격을 그보다 높게 예상, 막판에 200억원 가량을 더 올려 썼다.

하지만 하림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쌍방울이 하림의 본입찰 참여 여부를 막판까지 확인하지 못해 인수가를 약 200억원 가량 상향한 셈이 됐다.

하림그룹은 광림 컨소시엄과 함께 이번 입찰에서 가장 의지가 강한 원매자로 꼽혔다. 하림그룹은 삼정KPMG를, 광림 컨소시엄은 삼일PwC를 인수자문사로 선정하고 실사를 거쳐 최종 인수 여부를 검토해왔다. 광림 컨소시엄은 예비입찰에 뛰어들면서부터 꾸준히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반면, 하림그룹은 예상보다 이스타항공 부실이 커 입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언론에 지속 흘려왔다.

그럼에도 하림그룹이 팬오션 인수 경험, 자금력 등에서 광림 컨소시엄에 비해 우위에 있기 때문에 광림 컨소시엄 입장에서는 하림의 참전 여부를 두고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광림 컨소시엄은 본입찰 당일 오후 1시께 입찰 서류를 제출했는데 이때까지 하림그룹의 불참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면서 결국 계획보다 높은 금액을 써내게 됐다.

광림 컨소시엄이 써낸 1200억원의 인수가는 스토킹 호스인 성정의 800억원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현재 이스타항공 인수전에서 성정보다 앞서 있다.

스토킹호스 방식이란 인수 예정자를 미리 선정해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공개 경쟁입찰에서 인수 의향자가 제시한 가격이 조건부 투자계약서상의 매각금액에 미달할 경우 미리 선정해놓은 인수 예정자가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다. 광림 컨소시엄이 써낸 가격이 이미 성정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성정이 광림 컨소시엄 수준으로 가격을 올리지 않는 한 광림 컨소시엄이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된다.

문제는 광림 컨소시엄의 자금력이다. 광림 컨소시엄에 참여한 쌍방울그룹의 상장 계열사 광림, 쌍방울, 아이오케이(IOK)의 1분기 현금성 자산을 모두 합쳐도 약 800억원 수준에 그쳐 외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 특히 광림 컨소시엄이 본입찰 막판 하림을 의식해 200억원이나 가격을 더 올렸기 때문에 자금 조달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광림 컨소시엄은 이스타항공 인수추진위원장으로 김정식 전 이스타항공 대표를 선임해 자금 조달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광림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 김 위원장이 외부에서 모집한 투자자들에게 이번 인수대금의 절반 가량을 끌어온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쌍방울그룹의 단독 인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채권단이 이번 인수를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분기 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042억원에 달하는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고 총 부채는 2200억원에 달한다. 인수 후에도 막대한 자금 투입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정식 위원장이 모집한 외부 재무적 투자자(FI)가 누구인지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벌써부터 일부 투자자가 이스타항공의 정상화 과정을 완주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매각에서 이스타항공 채권단은 ▲입찰 금액의 규모 ▲자금 투자 방식 ▲자금 조달 증빙 ▲인수 후 경영 능력 ▲종업원 고용 승계 ▲매각 절차 진행의 용이성 등 6가지를 핵심적으로 평가한다. 이 중 입찰금액의 배점이 가장 크고 자금 투자 방식, 조달 증빙이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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