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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에 100억 반환 소송 이겼지만···자금 회수 난항 예고

제주항공, 이스타에 100억 반환 소송 이겼지만···자금 회수 난항 예고

등록 2021.04.29 11:01

이세정

  기자

2019년 말 이스타에 운영자금 100억 대여M&A 무산 후 반환소송 승소, 항소 없이 최종 확정2월 기업회생 돌입···재산 보전처분 탓 상환 힘들어새 인수자 확정·회생안 제출 등 정상화 과정 밟아야재매각 변수땐 청산 우려···코로나 탓 탕감도 불가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 불발 이후 진행한 차입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이 법정관리에 돌입한 만큼 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달 초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지난해 9월 제기한 100억원 규모의 대여금 반환 소송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앞서 제주항공은 2019년 12월 이스타홀딩스와 M&A 양해각서를 체결한 직후, 자금난을 겪던 이스타항공에 운영자금 목적으로 100억원을 저리(1.3%) 차입해 준 바 있다. 담보로는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주식 39%가 제공됐다.

제주항공은 이듬해 3월 이스타항공 대주주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이 거래 선결조건이던 항공기 리스료 등 미지급금과 체불임금 해소 등을 이행하지 않았고, 제주항공은 결국 7월 SPA를 해제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와 대동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선지급한 계약금 234억5000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송과 이스타항공 대여금 반환 소송을 동시에 진행했다.

대여금 소송 관련 1심 재판부는 올해 2월 무변론 원고 승소를 선고했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판결은 최종 확정됐다.

이스타홀딩스 등을 상대로 진행 중인 계약금 반환 소송은 아직 1심 계류 중이다.

제주항공은 소송에서 이겼음에도 불구, 당장 100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스타항공이 2월부터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돈 나올 구멍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법원은 재산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재산 보전처분은 채무자의 재산 처분을 제한하는 조치이고,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경매와 압류 등 강제집행을 금지하는 조치다. 이 기간 동안 법원의 허가 없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채무를 변제할 수 없다.

법원은 2월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고, 관리인으로 김유상 대표이사와 정재섭 구조조정전문가(CRO)를 선임했다.

이스타항공은 다음달 20일까지 회생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우선 이달 30일께 재입찰 공고를 낸 뒤 신규 인수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략적 투자자(SI)와 사모펀드(PEF) 등 6~7곳이 이스타항공에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인수 대상자 확정과 함께 법원에 구체적인 회생계획안을 낸다는 방침이다. 회생계획안에는 인수자가 이스타항공에 투자할 대금과 공익채권·회생채권 변제 계획 등이 담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정상화 작업에 본격 착수하고 재산 보전처분이 해제된다면, 대여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1년 넘게 전 노선 셧다운(운항중단) 중인 이스타항공은 재매각 절차에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르면 7월부터는 정식 운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이 기한 내 인수자를 찾지 못한다면, 청산 판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스타항공 자체 보고서에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이 경우 제주항공이 대여금 전부는 고사하고, 일부라도 건질 수 있을지 예단하기 힘들다.

제주항공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인 만큼, 이스타항공에 빌려준 돈을 탕감해주기 쉽지 않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770억원, 영업손실 3358억원이라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전년 대비 소폭 축소됐지만, 여전히 3065억원 적자에 달한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별도기준 1675억원으로,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보다 22% 넘게 위축됐다.

올 1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제주항공이 650억원대 안팎의 손실을 냈다고 추정한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회생절차 중이기 때문에 대여금 회수는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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