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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 220배 대한전선 급등락..호반發 호재 약발 다했나

PER 220배 대한전선 급등락..호반發 호재 약발 다했나

등록 2021.06.11 15:07

박경보

  기자

10거래일 연속 상승에 상한가 두 번...단기간 200%↑가격 부담에 하락 전환...변동성 확대 속 전망 엇갈려구리가격 주춤 비관론...글로벌 전선 수요확대 긍정적

PER 220배 대한전선 급등락..호반發 호재 약발 다했나 기사의 사진

호반그룹이 인수한 대한전선이 급등락을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쉬지 않고 오른 대한전선은 상한가를 두 번이나 찍는 등 PER이 200배를 넘어선 상황이다. 높은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최근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한 분석이 엇갈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지난 8일 전 거래일 대비 17.56% 급락한 3450원에 마감했다. 9일(3200원)과 10일(3105원)에도 각각 7.25%, 2.97%씩 떨어지며 사흘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7일 4185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25.8%나 쪼그라든 상황이다.

대한전선이 조정 국면을 맞은 이유는 그간 너무 많이 올라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대한전선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4일과 7일은 상한가로 마감했다. 1390원에 불과했던 대한전선의 주가는 단기간에 201%나 오르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대한전선은 최대주주 변경 공시 이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산업은 지난달 대한전선의 지분 40%를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 앞서 대한전선의 최대주주였던 니케는 지난 3월 호반산업과 2518억원 규모의 주식 매매계약을 맺은 바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달 임시주총을 열고 주택건설업과 부동산 개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호반그룹 건설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코스피200에 신규 편입된 점도 대한전선에 호재로 작용했다. 코스피200 종목들은 펀드투자 또는 기관의 투자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수급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코스피200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3일 3.97%까지 뛰었다.

최근 조정을 받긴 했지만 여전히 대한전선의 주가가 너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기준 대한전선의 PER은 220.21배로,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213.24배)보다도 높다.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과 코스피200의 PER이 각각 20.50배, 16.65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고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경쟁사인 LS전선의 지주사인 LS는 12.42배의 PER을 받고 있다. 국내 전선 시장의 점유율은 LS전선이 60%을 장악하고 있고 대한전선의 비중은 20% 수준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대한전선이 LS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대한전선은 지난 2019년 126억원의 순손실(연결기준)을 기록한 뒤 지난해 2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3.99%였던 ROE(자기자본이익률)도 0.92%로 개선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역사적 신고가를 갱신해온 구리 가격이 안정을 찾고 있는 것도 대한전선 주가의 하방 요인이다. 당장 구리 가격이 급락하진 않겠지만 탄력적인 상승 흐름이 둔화될 여지가 존재한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실제로 구리 가격은 지난달 10일 톤당 1만724.50달러를 찍은 이후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1만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9800달러선을 맴도는 중이다.

반면 대한전선의 주가가 다시 반등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구리는 성장성이 높은 신산업 부문과 수요가 중첩돼 있어 장기적인 가격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 우려가 완화된 것도 구리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며 “5월 고용이 개선됐지만 시장 예상치는 하회했고, 최근의 물가 상승도 일시적이라고 계속 언급해왔던 만큼 조기 긴축에 대한 신호를 주기는 아직 어렵다”고 내다봤다.

해외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대한전선의 실적과 주가 전망에 긍정적이다. 대한전선은 전력 케이블 매출의 약 70%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 10일엔 카타르에서 277억원 규모의 초고압 케이블 납품 계약을 맺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는 중이다.

앞서 지난 4월 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조2500억달러(약 2545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미국의 인프라 투자 관련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으나 전선 수요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선진국의 공공 인프라는 2022년부터 본격적인 집행이 예상된다”며 “5G 인프라에 사용되는 통신선, 신재생기기 연결에 사용되는 전력선도 점진적인 수요 회복을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흥국은 안정화된 통화 지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재정정책 집행 여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전선업계의 상반기 실적 성장을 구리가격 상승이 견인했다면 하반기에는 전력선, 통신선 수요 회복이 견인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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