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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大그룹 총수, 경제외교 첨병에 서다

4大그룹 총수, 경제외교 첨병에 서다

등록 2021.05.17 17:15

김정훈

  기자

바이오‧배터리‧반도체 정책 안보 협력 지렛대 바이든 정부 “한국 백신 지원 우선순위” 논의 이재용 부회장, 반도체-백신 맞교환 주역 거론최태원·정의선·구광모 통 큰 美투자로 화답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4대 그룹이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의 경제외교 첨병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이 4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추진하면서, 바이든 정부와 끈끈한 유대관계 강화로 이어질지 재계가 고무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특히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한국이 참여하는 댓가로 미국에 백신 지원을 받는 식의 맞교환이 성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1(현지시간)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 면담 자리에서 “한국을 백신 지원 우선순위를 두고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반도체‧배터리‧바이오가 우리나라 안보의 지렛대로 부상하면서 관련분야 협력 논의는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삼성은 삼성전자의 미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 증설에 20조원 규모 투자 발표가 임박했다.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수급난 회의에 삼성전자를 두 차례나 초청하면서 반도체-백신 맞교환 주역으로 삼성이 또 다시 주목받는 시점이다.

이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백신 위탁생산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도 흘러나오고 있다. 모더나는 백신 생산 공장을 한국에 새로 짓는 방안을 삼성 측과 검토 중이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직전에 글로벌 인맥을 활용, 화이자 백신 조기 도입 협상에 정부 측을 대신해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다국적 제약사의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삼성바이오와 연계해 이 부회장이 제약업계 최고경영진과 인맥을 형성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일가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백신 확보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인맥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선 이번 방미길을 직접 챙기면서 재계를 대표해 정상회담 기간 ‘경제사절단 리더’ 역할에 나설 것으로 재계는 주목한다. 최 회장은 국내 대표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 수장 자격으로 정상회담 순방길을 챙기면서도 SK가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배터리와 바이오 사업에서 바이든 정부와 강력한 파트너십 구축 움직임이 예상된다. 또한 순방 기간에 현지 정·관계 및 재계 인사들과 만나 경제 현안에 대해 폭넓게 교류하며 한미 경제 외교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추가적인 투자 발표를 내놓을지도 주목받는다. SK이노베이션은 3조원을 투자해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1·2공장을 필두로 2025년까지 5조원을 추가로 들여 3·4공장을 짓고 현지 6천명 고용 창출 계획을 세웠다.

백신 분야에선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와 백신 위탁생산 및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앞세워 최 회장이 생산량 확대 방안 등을 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차는 정상회담에 앞서 정의선 회장이 4월말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가 바이든 정부의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 전략에 화답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미국 전기차 생산 등에 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의 현지 일자리 창출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과 기아 조지아공장 등으로 현대차는 미국에 1만1000여명, 기아차는 3000명이 넘는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의 전기차 미국 생산 발표를 보면 신공장을 지을지, 기존 공장을 활용한 증설 투자를 할지 세부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아 현재로선 전기차 생산 관련 고용 창출 효과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전기차 배터리 및 전장부품 등 모빌리티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며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구 회장은 배터리 사업을 이끄는 김종현 사장의 역할을 고려해 직접 미국 순방길에 오르진 않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최대 완성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이미 상당한 협력을 강화하면서 이미 바이든 정부의 눈도장을 단단히 찍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북미 지역에 2025년까지 5조원 이상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GM과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이미 2조6000억원 규모의 오하이주 공장을 짓고 있고, 2조7000억원 규모의 테네시주 공장 투자 계획도 추가로 내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안보 전략 산업의 경우 한국이 국제 경쟁력에서 이길 수 있는 기반을 다져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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