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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꼬리표 20년 만에 떼...과거와 다르다

[코스닥 1000시대 임박]버블 꼬리표 20년 만에 떼...과거와 다르다

등록 2020.12.22 08:21

수정 2020.12.22 08:45

박경보

  기자

IT버블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탄탄한 실적 기반 체질개선 성공지수 급등에 ‘거품’ 논란...전문가들 “실적·시장상황 고려하면 정상”

버블 꼬리표 20년 만에 떼...과거와 다르다 기사의 사진

IT버블 이후 최고치를 찍은 코스닥이 20년 만에 ‘버블’ 꼬리표를 떼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IT버블이 붕괴되던 2000년대 초와 달리 대형 기술주들의 이익성장률이 가파르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외형적 성장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서 벗어나 실적 기반의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다.

코스닥은 지난 18일 전 거래일보다 3.20포인트(0.34%) 오른 947.24로 마감했다. IT버블 붕괴 당시인 2000년 9월 15일(992.50) 이후 최대치다. 개인과 외국인이 총 1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코스닥은 경기 회복과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코스닥이 큰 조정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IT버블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바이오·제약 등 성장주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거품이 낀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하지만 현재의 코스닥 시장은 20년 전과 다르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 밸류에이션과 투자 심리, 금리 수준, 실적 전망 등을 고려하면 거품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IT버블은 정부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한 IT벤처 붐에서 비롯됐다. ‘한방’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에 몰두한 결과, 새롬기술은 상장 6개월 만에 무려 150배 가까이 폭등하기도 했다.

문제는 당시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기업들은 실적 개선보다 몸집 불리기에 혈안이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기업들이 1999년 한 해 동안 신규 상장과 유상증자로 벌어들인 돈은 5조원이 넘었다. 적자에 시달리던 IT 회사들이 기업가치보다 부풀려진 주가를 이용해 새로운 주식을 찍어내는 데 급급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의 코스닥 기업들은 막연한 기대감이 아닌 뛰어난 실적효과로 주가를 올리는 모습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64.3% 증가한 463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무려 499% 급증한 1277억원에 달한다.

시총 2위인 셀트리온제약도 3분기 들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코스닥 스타인 씨젠은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실적 개선에 성공한 바이오 기업들이 시총 상위목록에 대거 이름을 올린 모습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00년 초반 IT 기업들을 버블이라 이야기하지만 그로부터 4년 뒤 유사한 수준으로 주가가 복원됐을 때는 버블이라 부르지 않는다”며 “IT버블 붕괴 이후 허상으로 여겨졌던 인터넷이 결국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IT 기업들이 이익을 창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을 중심으로 주가가 과대, 과소평가되는 흐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실적 개선이 어려운 기업은 높은 변동성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며 “IT버블 붕괴 당시 아마존이 살아남아 지금의 승자가 된 이유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라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많은 현금흐름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적자 기업들이 대거 흑자 전환하고 건실한 종목이 다양해진 것도 IT버블 때와 다른 점으로 꼽힌다. 향후 제약·바이오 시장이 한풀 꺾이더라도 성장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코스닥 시총 6위부터 10위는 게임과 소재, 5G 관련 종목이 차지하고 있다.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에코프로비엠·SK머티리얼즈는 각각 배터리·반도체 소재, 케이엠더블유는 5G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는 V자반등을 이어가지 못하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공산이 높다”며 “여기에 디지털 경제로 대변되는 산업 패러다임의 본격적 전환 기류로 볼 때 IT버블 붕괴가 재연될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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