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1641조원 증가···통화선도·이자율스왑 증가 영향시장 불확실성 커져···리스크 헤지 목적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2019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1경7945조원으로 2018년의 1경6304조원보다 10.1%(1641조원) 증가했다.
장외파생상품 거래잔액은 1경435조원으로 전년(9279조원) 대비 12.5%(1156조원) 늘었다. 거래규모와 잔액 모두 사상 최대치다.
장외파생상품은 주로 리스크 헤지 목적으로 거래되는 만큼 거래규모의 증가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주로 국내회사와 외국회사 간 거래에 이용되는 장외파생상품은 금융리스크의 국경간 이전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초자산별 거래규모를 보면 통화를 기초자산으로 한 통화관련 거래가 1경3929조원으로 전체 중 가장 많은 77.6%를 차지했다. 이어 이자율관련(3757조원·20.9%), 주식관련(207조원·1.2%), 신용관련(29조원·0.2%) 순이다.
통화를 기초자산으로 한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2018년 1경2538조원 대비 11.1%(1391조원) 늘었다. 최근 3년간 매년 1000조원 이상 늘고 있다. 지난해 미·중 무역협상과 브렉시트(Brexit), 홍콩사태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늘며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이중 통화선도 거래는 은행 고객의 환헤지 수요 증가, 증권사의 해외 투자 증가로 인한 환위험 회피 수요 증가에 따라 전년대비 11.4%(1345조원) 늘어난 1경3188조원을 기록했다. 통화스왑은 53조원(8.5%) 늘어난 674조원을, 통화옵션은 9.5%(7조원) 감소한 6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자율을 기초자산으로 한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전년대비 7.6%(264조원) 늘어난 3757조원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제지표가 부진하며 미국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금리 리스크 헤지 목적, 금리상승 위험 헤지수요가 늘며 이자율스왑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거래잔액은 통화관련 상품이 3795조원, 이자율관련 상품이 6460조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6.6%, 10.8% 증가했다. 국내은행과 국내은행 외은지점, 외은지점 본점 간 환헤지 목적의 통화선도거래와 이자율스왑 거래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반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207조원으로 전년대비 7.2%(16조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 DLS 등 파생결합증권 잔액이 급감하며 헤지 수요도 동반 감소함에 따라 주식스왑 거래규모가 전년대비 12조원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국내외 주식시장 변동성 축소에 따라 주식옵션거래의 잔액이 줄어들며 주식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잔액 역시 80조원으로 전년대비 12.1%(11조원) 감소했다.
신용을 기초자산으로 한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29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8%(8000억원) 소폭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신규발행보다 만기상환 및 조기상환된 CDS 거래가 많아 거래잔액은 81조원으로 전년대비 0.7%(6000억원) 줄었다.
금융권역별로는 은행의 거래 규모가 1경4827조원으로 전체의 82.6%를 차지했고 증권사 12.7%, 자산운용을 포함한 신탁 3.4% 순으로 뒤를 이었다.
금융회사가 지난해 장외파생상품을 중개·주선한 거래 규모는 213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9%(15조7000억원) 늘었다. 특히 통화 관련 상품을 중개·주선한 거래 규모가 38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5.9% 증가했다.
한편 금감우너은 주요20개국(G20) 장외파생상품 시장 개혁의 일환으로 거래정보저장소 제도와 비청산 장외파생상품거래 개시증거금 교환제도를 추진할 계획이다. 장외파생상품거래 증가 추세 및 거래상대방 다변화에 대비해 리스크관리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 거래규모가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및 해외 금융기관 간 리스크 이전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 리스크가 해외로 노출되거나 국제 리스크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hur@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