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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서 CEO 변신하는 김광수, ‘장하성의 손’ 또 통했다

[농협금융 김광수號 출항]관료서 CEO 변신하는 김광수, ‘장하성의 손’ 또 통했다

등록 2018.04.19 23:41

정백현

  기자

‘호남 출신’ 장하성-이낙연과 인연 있어親정부 성향 CEO 선임 관례 감안한 듯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지낸 김광수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 농협금융지주의 제5대 회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관료 출신인 김 고문의 농협금융 입성에 대해 ‘장하성의 손’이 또 통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19일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단독 후보가 된 김광수 고문을 최종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당초 농협금융 차기 회장에는 김용환 현 회장과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이 거론됐으나 윤 전 행장은 회장직 고사의 뜻을 전했고 김 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에서 중도 사퇴했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는 지난 1956년 전남 보성군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1983년 제27회 행정고시 합격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호남 출신 인사다.

그는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FIU 원장 등 금융 정책 관련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4년부터는 법무법인 율촌에서 고문 역할을 맡아왔다.

김 내정자는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재직 시절이던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관련해 수뢰 혐의로 옥고를 치렀고 이 일로 인해 파면 당했으며 눈물겨운 명예회복 노력 끝에 가까스로 관직에 복귀한 전례가 있다. 다만 저축은행 사태 관련 수뢰 혐의에 대해서는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금융지주 회장으로서의 큰 결격 사유는 없다.

무엇보다 김 내정자의 이름이 낯설지 않은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 요직 자리가 빌 때마다 하마평에 그의 이름이 올랐기 때문이다. 당초 문재인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 후보에 올랐고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에까지 올랐다가 중도 사퇴한 바 있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장 후보로도 꼽혔다.

김 내정자는 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경제·금융 관련 부처에서 일했기에 금융 산업에 대한 직무 전문성이나 이해도가 매우 깊은 편이다. 그러나 30년 가까이 금융 전문 관료로 일했던 그에게 민간기업 CEO는 처음 경험하는 자리다.

이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민간 금융기관 CEO로서의 생활이 관료 사회와 전혀 다른 만큼 CEO 생활 적응에 상당히 애를 먹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 내정자를 농협금융 회장으로 적극 밀었던 인물로는 금융권 내 요직 인사를 주무르는 주역으로 알려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꼽히고 있다. 김 내정자는 같은 호남 출신인 장하성 실장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등과도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실장은 그동안 금융위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권 요직에 자리가 빌 때마다 김 내정자를 적극 천거했던 것이 암암리에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민간 기업인 농협금융 회장으로 김 내정자를 후방 지원한 배경은 조금 의아해진다.

다만 농협금융 최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고 신충식 초대 회장을 제외한 역대 농협금융 회장 전원이 관료 출신 친정부 성향의 인물들로 채워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김 내정자의 농협금융 입성도 아주 의아한 상황은 아니라는 해석이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관료로서는 매우 뛰어난 역량을 증명했지만 기업의 CEO는 실적으로 모든 것을 말해야 하는 만큼 빠른 적응 여부가 관건”이라며 “만약 김 내정자가 연착륙에 실패한다면 장하성 실장에 대한 비판론은 더 거세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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