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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청년···깨어나라, 벤처 DNA

[창간기획]응답하라, 청년···깨어나라, 벤처 DNA

등록 2016.10.25 07:54

정백현

  기자

한국은 몇시인가: 4차 산업혁명시대 백년대계 선택기로-희망 잃은 청소년시대 변화 대응 위해 벤처 DNA 부활 절실청년이 벤처 순기능 품고 혁신 활동 나서야정부-대기업, 의욕 갖고 지원해야 성장 가능

우리 경제의 발전적인 혁신을 도모하려면 벤처기업 열풍의 핵심이던 청년들의 벤처 DNA가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산업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들의 육성을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가 의욕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대구지역 청년 스타트업 창업을 후원하고 있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내 C-lab의 대표 청년들. 사진=삼성전자 제공우리 경제의 발전적인 혁신을 도모하려면 벤처기업 열풍의 핵심이던 청년들의 벤처 DNA가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산업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들의 육성을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가 의욕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대구지역 청년 스타트업 창업을 후원하고 있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내 C-lab의 대표 청년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회 전반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의 심장인 산업계 안팎에서도 대변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무엇보다 오늘날 우리 경제의 전반적 성장이 더딘 요인으로 과거의 발전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계 전체의 혁신을 도모하고 미래를 개발하려면 산업 생태계의 뿌리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안정적 생존을 위해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발전적인 성장과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들불처럼 일어났던 벤처기업 열풍의 순기능을 다시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쉽게 말해 오늘의 감각에서 미래를 바라보며 살고 있지만 과거형 현실 프레임으로 갇혀 좌절하고 있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벤처 DNA를 품게 하고 산업계 전체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뜻이다.

◇화려했던 벤처 열풍 = 세월을 거슬러 17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그 시절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죽다가 살았다. 외환위기라는 파국을 간신히 이겨낸 1990년대 후반 대한민국 경제의 ‘핫 키워드’는 ‘벤처’였다.

1998년 즈음부터 IT 기술의 발전 바람을 타고 전국 각지에서 유망한 벤처기업이 샘솟듯 생겨났다. 당시 호기 있게 벤처기업을 창업했던 이들의 나이는 주로 30대였다.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30대 청년, 즉 ‘386 세대’가 벤처 혁명의 중심축이었다.

벤처기업은 기성세대 기업과 모든 것이 달랐다. 막강한 자금력과 인력을 동원해야 하는 제조업이 기성세대 기업의 기반이었다면 벤처기업은 기존 기업보다 약한 자금력과 인력 풀(pool)을 놀라운 기술과 젊은 감각, 빠른 인터넷 기술로 만회하며 발전을 이룩했다.

특히 벤처기업들이 갖고 있던 성장 잠재력, 그 중에서도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는 기성세대 기업의 당시 수준을 능가하거나 위협할 정도로 놀라웠고 새로웠다.

그 시절 혁신적 기술과 청운의 꿈을 품에 안은 젊은이들은 서울 대치동 테헤란로 주변으로 속속 모여들었고 곳곳에서는 벤처기업이 훗날 우리나라 경제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꿀 기반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예측을 부정한 사람은 없었다.

벤처기업인들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기획과 연구, 실행 등 모든 과정이 과감했다. 한국의 젊은 경영인들의 당찬 기세에 기성세대가 놀랐고 아시아와 세계가 한국의 벤처 정신을 주목했다.

그러나 일찍 터뜨린 샴페인의 거품이 빠르게 사라지듯 2001년 벤처기업이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탄탄한 기술과 안정적 자금력을 갖추지 못했던 여러 벤처기업이 문을 닫아야했고 그 이후 ‘벤처의 꿈’이라는 단어는 사라졌다. 카카오나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현재 생존한 1세대 벤처기업이 벤처의 족보를 잇고 있지만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면 벤처는 사실상 죽었다.

물론 그렇다고 현재 시점에서 ‘벤처의 꿈’이 아주 죽은 것만은 아니다. 벤처기업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 멀쩡히 살아있다. 사단법인 벤처기업협회가 이달 초 집계한 벤처기업의 숫자는 3만2500개 수준에 이른다.

‘벤처 붐’이 정점에 달했던 2000년 전국의 벤처기업 수가 1만1392개였던 것을 생각하면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발전 동력이나 국가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은 16년 전보다 약하면 약했지 강해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잠자는 ‘벤처 DNA’를 깨워라 = 하지만 오늘 이 시점에서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는 벤처기업의 수가 아니다. 오래 전 대한민국의 새로운 꿈이 됐고 아시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게 했던 벤처 DNA를 다시 깨워야 한다. 벤처 DNA가 곧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대한민국의 생존 병기이기 때문이다.

벤처 DNA를 깨워야 할 이들은 이 나라 경제의 미래가 돼야 할 청년이다. 기성세대가 잠자고 있는 벤처 DNA를 깨우기란 쉽지 않다. 청년세대만이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 경제를 혁신시킬 적임자로 꼽힐 만하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려면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깰 수 있는 패기와 젊은 감각이 필요하다.

누구보다 젊은 감각으로 빠르게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세대는 청년들이다. 변변치 못한 밑천을 갖고도 기술과 꿈이라는 무기를 갖고 덤볐던 1990년대 후반 벤처기업인들의 성공 역시 청년이 이룬 성과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다시 말해 청년이야말로 혁신의 벼랑에 몰린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도구가 될 수 있다.

청년이 벤처 DNA를 학습하고 혁신 경제의 주축이 되려면 대기업과 정부가 동시에 적극 나서서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세대 벤처기업인 출신인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청년들이 우리 경제를 움직이게 하는 혁신의 아이콘이 되려면 창업 등 각종에 대한 보상이 커야 성공한다”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대기업은 개방과 혁신 중심의 M&A를 통해 이들의 사업을 육성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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