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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건축 필두···브레이크 없는 아파트 값

[한국경제 10대 과제 ⑤부동산]서울 재건축 필두···브레이크 없는 아파트 값

등록 2016.10.04 08:44

수정 2016.10.04 13:54

김성배

  기자

강호인 장관 구두 개입에도강남 등 아파트값 거침없어정부가 "과열 아니다" 신호지방도 전세값도 동반 상승

(출처=현대엔지니어링)(출처=현대엔지니어링)

# “매물 자체가 실종된 상태입니다. 매물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기자가 밀려 있어 거래가 힘들어요.”

최근 여의도 서울 아파트 인근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 재건축 붐이 일고 있는 이 아파트의 경우 10억원에 거래됐던 전용 139㎡가 지난 7월 20억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의 호가는 현재 22억원으로 최근 몇달새 10억원 이상 올랐다. 여의도 재건축에 힘입어 영등포구 재건축 아파트 평균 가격도 지난 1월 3.3㎡당 2065만원에서 9월 2209만원으로 7% 가량 뛰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여전히 거침없다. 강남 재건축 광풍을 타고 강남권이 아닌 외곽지역도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주택공급을 제한해 가계부채 급증세를 막겠다던 8.25가계부채 대책이 오히려 부동산 띄우기 정책 오명을 쓰는 등 변질되면서 시장이 되레 달아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나 DTI(총부채상환비율)규제 강화 등 핵심 대책이 빠지다보니 “시장 과열이 아니다”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면서 정부가 집값만 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자산가들은 집값이 오를 기대감으로, 내집마련 수요자들은 집을 사야겠다는 불안감이 맞물리면서 분양권 시장은 물론 전세, 지방 부동산 시장까지 다시 활활 타오를 조짐이다.

◇실수요자까지 강남 재건축 몰려

전국 집값 상승세를 이끄는 건 역시 강남 재건축 시장이다. 주택정책 주무부처 수장인 강호인 국토부 장관이 연일 구두개입하고 있으나 시장은 꿈쩍도 않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강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토부 국감장에서 "강남권의 집값 상승의 확산조짐이 있으면 분양가상한제와 초과이익환수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언제든지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고삐풀린 강남 재건축 시장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시장이 더 활활 타오르고 있다. 초저금리에 갈길을 잃은 뭉칫돈이 강남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10억원을 은행에 두면 한달 이자가 120만원에 그치다보니 차라리 돈 될만한 재건축 아파트를 사두자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올 상반기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시작된 재건축 열풍은 이제 서초구 반포.잠원지구로 옮겨지면서 아크로리버뷰(신반포5차),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한신18.24차)의 분양을 앞두고 주변 아파트 매매가격이 뛰어 오르고 있다. 8.25 대책 이후 서초구에서는 잠원동 한신17차가 5000만~6000만원,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반포가 2500만~5000만원가량 상승한 상태다.

강남구는 은마아파트가 3500만~4000만원, 압구정동 구현대1.4차와 현대사원아파트가 2000만~5000만원가량 올랐다.송파구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는 지난달 초 정비계획안이 송파구 의회를 통과해 서울시로 넘겨지면서 호가가 치솟고 있다. 지난 8월 총 18건이던 거래량은 지난 9월 들어 단 10일만에 15건이 팔렸다. 이 아파트 112㎡ 시세는 14억3500만원으로 한 달 만에 5000만원이 또 올랐다. 이에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값도 3.3㎡당 올 1월 2716만원에서 9월 3074만원으로 3000만원 벽을 돌파했다.

◇서울 상승세 주변지역 확산 뚜렷

최근에는 집값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해가는 모습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서울 강남 4구와 마포구·서대문구 등 재건축 대상 아파트 밀집지역과 전통적인 주거 선호지역의 가격 상승세가 거셌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구로구와 광진구·강서구·중랑구 등으로 강세 지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9월 둘째주 구로구와 광진구 아파트 가격은 각각 0.36%와 0.35% 오르면서 올해 주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집값이 급등했던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는 최근 인근 원흥지구의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원흥지구 LH 원흥도래울 6단지 84㎡(전용면적)형의 경우 7월 3억6500만~3억9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4억1000만원에서 실제 거래됐고 호가도 4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지방 아파트값도 올해 들어 첫 오름세를 기록했다. 부산지역 아파트값 상승폭이 올 들어 최고치를 갈아 치우며 9주 연속 전국에서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한 영향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 지방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둘째 주(0.02%)이후 40주만에 상승세를 보였다. 부산지역 아파트값이 9주 연속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오름세를 이끌었다. 실제로 부산지역 아파트값은 0.18% 상승하며 올해 최고 상승폭인 한 주 전 오름폭(0.15%)마저 갈아치웠다. 이어 제주(0.12%), 강원(0.08%) 등이 올랐다. 반면 충남(-0.13%), 경북(-0.11%), 충북(-0.05%), 대구·경남(-0.04%) 등은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전세 시장 기류도 심상치 않다. ‘역전세난’ 우려가 일며 전셋값이 뚝뚝 떨어지던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대표적이다. 예전 수준을 회복하며 분위기가 급반전하고 있다는 것. 가을 이사철과 새 학기 수요가 한번에 쏠리면서 전셋집이 다시 귀해진 영향이다. 이 때문에 지난 두 달간 최고 1억원 넘게 떨어졌던 송파·강동구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한 달 만에 이전 시세를 되찾았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분양 시장도 펄펄 끊어

분양권 거래시장도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 초저금리에 따른 주택 공급과 수요가 나란히 크게 증가한 데다 분양 이후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거 참여하고 있어서다.

실제 8월 아파트 분양권 거래시장은 계절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활발하게 움직였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에 지난달 신고된 아파트 분양권 실거래가격을 조사한 결과 총 거래액이 4조851억568만원을 기록해 작년 동월 대비 3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도권의 거래가 급증하면서 총 1조63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273% 증가했다. 경기도는 1조1993억3000만원으로 작년보다 150% 늘었다. 지방은 2조4523억원으로 9% 가량 늘었다. 최근 동계올림픽 등 개발 특수를 누리고 있는 강원도는 총 975억7000만원의 분양권이 거래되며 작년보다 203% 증가했고 경상남도는 5025억원으로 157% 증가했다. 세종시도 177억6350만원으로 80%가 증가했다.

프리미엄 총액도 증가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분양권의 프리미엄 총액은 2022억8202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가 증가했다. 수도권이 317% 늘어난 815억9645만원, 지방은 6% 증가한 1177억2212만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거래 신고된 개별 단지 가운데 프리미엄이 가장 높았던 곳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로 3억5800만원의 웃돈이 붙어 12억6000만원에 팔렸다. 이어 중구 순화동 덕수궁 롯데캐슬 전용 117㎡가 분양가보다 3억4575만원 비싼 11억2000만원에, 마포 용강동 'e편한세상 마포 3차' 전용 84㎡가 2억8363만원 비싼 8억7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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