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합헌결정] 주류업계 “위스키 시장 크게 위축될 듯”

주류업계는 ‘김영란법’ 이 시행되면 술 소비가 전반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매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위스키시장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술은 식사뿐 아니라 선물 수요도 많아 불황으로 침체한 주류 시장이 더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특히 위스키의 주요 수요처인 고급 음식점이나 술집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내용은 공무원, 교원 등에게 할 수 있는 선물의 가격을 5만원으로 제한한 시행령 부분이다. 헌재는 28일 허용금품·가액의 기준을 시행령에 위임하는 내용 등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간단한 점심 위주의 접대가 많아지고 저녁도 1차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술 소비가 전반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저렴한 메뉴 중심의 접대문화가 정착해 고급주류 소비층이 대중주류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소주와 맥주의 판매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식사비용에 포함되고 밥먹는 자리가 줄어들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며 “특히 단가가 높은 위스키나 증류주 판매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주점에서 병당 1만원대 이상에 팔리는 수입맥주도 어느정도 매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위스키 시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매출이 하락해 현재 전체 매출이 40%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위스키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아니더라도 이미 침체 국면인 위스키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접대비 실명제 이후 위스키 시장이 위축했듯이 김영란법에 따른 타격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명절 선물 세트로 나오는 위스키 제품도 5만원 이하는 거의 없다”며 “선물용 와인과 위스키 등은 고가에서 저가로 일부 이동할 수 있으나 받는 입장에서 가격대를 알기 어려우므로 주류 선물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영 기자 dw0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