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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이야기는 무조건 재밌다”··· ’톡투유’의 자신감 (종합)

[현장에서] “사람의 이야기는 무조건 재밌다”··· ’톡투유’의 자신감 (종합)

등록 2016.05.04 16:53

이소희

  기자

사진=JTBC사진=JTBC

‘톡투유’가 어느덧 1주년을 맞았다.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카페에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민수 PD와 김제동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톡투유’는 김제동의 진행을 필두로, 매 회 다른 연예인들이 출연해 특정 주제에 대해 방청객과 대화를 나누는 포맷이다. 2015년 2월 20일 파일럿프로그램으로 시작해 같은해 5월 정규편성됐다.

이날 이 PD는 “많이 불안하고 힘들었는데 1년까지 온 게 감회가 새롭다. 현장에서 70명 정도 같이 다니고, 장소도 중요한데 다들 대관료를 안 받더라.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힘이 돼서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며 프로그램이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해준 많은 지원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제동은 방송이 1주년을 맞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이야기하기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물어보고 그 마음이 어떤지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재밌고 의미가 있다”고 칭찬을 먼저 했다.

이어 “이 PD가 처음 간담회를 할 때 재미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는데, 내가 한 프로그램 중 그렇게 말씀하신 건 처음이었다. 내가 하는 거면 재미있을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는 재미없을 수가 없다. 자기 이야기는 생생하기 때문이다”라고 ‘톡투유’만의 매력을 설명했다.

 “사람의 이야기는 무조건 재밌다”··· ’톡투유’의 자신감 (종합) 기사의 사진

또 김제동은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주는 게 민주주의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우리들의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로 되겠냐는 말도 있었다”라며 “그런 불안을 잘 견뎌주고 방송에 적합한지 아닌지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조건 재미있다는 확신을 갖고 해준 제작진, 와준 방청객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톡투유’는 여느 예능프로그램, 강연프로그램과는 사뭇 다르다. 한 주제에 대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한 사람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방청객과 적극적으로 호흡하고 말을 주고 받는다. ‘톡투유’의 방청객은 녹화를 지켜보는 방청객이 아니라, 참여자인 셈이다.

그래서 김제동은 사회자의 위치로 방송에 임하지만, 그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모두를 아우르는 역할을 해내면서도 적재적소에 자신의 존재를 어필한다. 때로는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도 있다.

이에 대해 김제동은 “제작진이나 내가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불안을 견디고 오래 듣는 것은. 진짜 사람들의 이야기는 재미있다는 확신이 있어서다. 웃음을 주는 직업인 내가 오히려 끼어들지 않는 것이 더 재미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방송에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듣는 것은 의미가 있다. ‘재미있지 않아도 말을 중간에서 끊지 않는구나’하는 공감대가 확산되면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며 듣는 것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에 관련해 김제동은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의 역할이 계속해서 바뀌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느끼는 묘한 정화 같은 게 있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참는 게 진짜 들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생각을 전했다.

 “사람의 이야기는 무조건 재밌다”··· ’톡투유’의 자신감 (종합) 기사의 사진

김제동은 ‘잘 듣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간단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며 침묵을 못 견뎌 하기 때문이다.

‘톡투유’에서는 그런 침묵을 심심치 않게 느낄 수 있다. 소위 방송에서는 3초 이상 침묵이 흐르면 방송사고라고 하는데, ‘톡투유’의 침묵은 좀 다르다. 침묵도 또 다른 말이라고 하는 것처럼, ‘톡투유’이 침묵은 오히려 필요한 것으로 느껴진다.

이 PD는 “현장과 방송 사이에 제일 처리하기 힘들었던 게 침묵이다. 말 없는 시간들을 다 덜어내야 하는지, 또 그게 느낌상으로 길기까지 하다”라며 “침묵을 편집하지 않는 편집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김제동과 방청객이 느끼는 짧은 순간을 편집하지 않으니 프로그램이 더 잘 보이더라”라며 하는 말보다 더 많은 것이 담긴 침묵의 중요성에 대해 느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직접 침묵에 동참하는 김제동은 “그런 침묵을 덜어내지 않고 그대로 내준다는 건 요즘처럼 시청률 경쟁이 심한 때 힘든 일이다”라며 뜻을 함께 해준 제작진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김제동은 “침묵 뒤에 진짜 말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방송에서 15초, 20초 정도도 마이크를 내리고 가만히 있는다. 그러면 방청객들도 웃기 시작하는데, 계속 기다리면 다들 ‘사실은’이라며 말을 한다. 그 침묵이 진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침묵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사람의 이야기는 무조건 재밌다”··· ’톡투유’의 자신감 (종합) 기사의 사진

이처럼 ‘톡투유’는 대화와 소통, 사람에 집중을 한다. 억지로 훈훈함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하지도 원하지도 않으며, 진정성과 자연스러움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다 보니 말을 하는 사람, 듣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가만히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취하는 행동 하나하나도 또 다른 말이 된다.

김제동은 “듣기만 하면 늘 배우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그게 없어진다”며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무의식적으로 큰 반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눈을 보면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도 알 수 있다. 그런 경우가 있으면 캐치해 말을 건넨다”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함께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것에 개의치 않고 그 순간에 집중, 마음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스스로를 내려놓는다.

김제동은 “’처음 해보는 이야기인데’라는 말을 하고,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이야기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서 말하면 옳고 그름을 판단 받지 않겠구나 안심을 느끼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게 바로 ‘톡투유’가 지닌 매력이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이지 않을까.

이소희 기자 lshsh324@

뉴스웨이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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