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좀비기업 자산 줄이면 일자리 11만개↑”

“제조업 투자, 서비스업 고용 향상 효과 기대”

“국책은행 역할도 중요···정부는 관련 예산 확보해야”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좀비기업이 자산을 줄여나가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013년 자산규모 기준 15.6%인 좀비기업의 비중을 10%p 가량 낮추면 정상기업의 고용을 11만명 가까이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KDI는 한 산업에서 좀비기업 자산 비중이 10%p 높아지면 같은 산업에 속한 정상기업의 고용 증가율이 0,53%p, 투자율이 0.18%p씩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부실기업이 금융지원으로 연명하면서 시장 수요를 잠식해 노동과 자본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된다는 이유에서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에서는 투자에, 서비스업에서는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은 좀비기업 자산 비중이 10%p 높아지면 투자율 0.52%p, 고용 증가율 0.09%p 줄어들고 서비스업의 경우 투자율 0.12%p, 고용증가율이 0.92%p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책은행의 역할이 중요한 것을 나타났다. 한계기업 자산비중을 보면 중소기업은 2010년 3.0%에서 2014년 말 3.3%로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대기업은 3.2%에서 6.9%로 3.7%p 증가했다.

이는 대기업에 대한 국책은행의 금융지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제언이다.

기업 차입금을 기준으로 국책은행 금융지원을 받은 기업의 총차입금 중 한계 대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비중은 2010년 4.6%에서 2014년 12.4%로 늘었다.

KDI 측은 정부가 구조조정시 나타날 대량 실업을 위해 예산을 확보해야 하며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신산업으로 이동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