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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호 한국투자證 사장, 최연소에서 최장수 CEO로 거듭나다

유상호 한국투자證 사장, 최연소에서 최장수 CEO로 거듭나다

등록 2016.04.15 09:37

수정 2016.04.15 19:57

김민수

  기자

아홉 번째 연임 성공으로 10년째 회사 이끌게 돼수익 다변화·해외 진출 결실··· IB 최강자 발돋움 新성장동력 발굴에도 박차··· 새로운 도약 주목

유상호 한국투자證 사장, 최연소에서 최장수 CEO로 거듭나다 기사의 사진


지난 달 22일 한국투자증권은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유상호 사장 재선임 안건을 승인했다. 지난 2007년 당시 47세의 나이로 국내 최연소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뒤 9번째 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유 사장의 재선임에 대해 당연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짧게는 1년도 안 돼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경우가 일상인 국내 증권업계에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함없이 회사를 이끄는 만큼 독보적인 성과와 경영방식을 갖고 있다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장기적 시각으로 수익 다변화 이끌다

지난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하며 ‘증권맨’으로서 첫 발을 내딛은 유 사장은 1992년부터 1999년까지 런던법인에 근무하며 한국의 외환위기를 외부에서 지켜봤다.

당시만 해도 서구에서는 한국 주식시장은 물론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특유의 진정성과 해박한 금융지식을 바탕으로 한국 주식영업 관련 하루 전체 거래량의 5%를 혼자 매매하는 신기록을 세우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2002년 옛 동원증권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2007년 동원증권과 합병한 한국투자증권 CEO에 취임하게 된다.

취임 첫 해인 2007년 3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45%의 이익 성장을 이끌며 합격점을 받았다. 필드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음에도 젊은 나이에 CEO 자리에 올랐다는 일각의 의구심을 일거에 해소한 성과였다.

이듬해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견실한 성장을 이어갔다. 2011년부터는 회사를 증권업계 순이익 1위로 견인했고, 불황으로 전체 증권업계가 적자를 기록한 2013년 역시 800억원의 순익을 시현하기도 했다.

이처럼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데는 그만의 독특한 경영철학을 빼놓을 수 없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기존 브로커리지 위주의 사업을 영위하던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최근에서야 수익 다변화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유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단기 성과보다는 수익구조 변화를 통한 이익창출에 승부를 걸었다.

실제로 그는 2007년 취임과 동시에 장기 발전 과제로 투자은행(IB)과 자산운용(AM)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은 40%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IB와 자산관리 부문 수익 비중을 각각 30%대로 유지하며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여기에 비슷한 규모의 증권사 대비 직원 수도 적절하게 관리해 1인당 생산성에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그 결과 지난 2011년 이후 증시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안정적인 경영 실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결국 이는 최근 10년간 한국투자증권의 주요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았고, 나아가 국내 IB 부문 최강자로서 오는 2020년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으로의 도약까지 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新성장동력 발굴 박차··· 해외 진출 선도

유상호 한국투자證 사장, 최연소에서 최장수 CEO로 거듭나다 기사의 사진


한국투자증권의 또 다른 강점으로는 한 발 빠른 움직임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해외 사업이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일찍부터 해외 거점 건설에 관심을 보인 증권사 가운데 하나다. 1994년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1997년 홍콩과 2001년 미국 뉴욕에 각각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전세계 주요 금융허브 국가 진출을 시도했다.

유 사장 취임 이후에도 이 같은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2008년 싱가포르 진출에 이어 2010년에는 중국 베이징에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2014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까지 총 7곳의 해외 거점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이는 비슷하게 해외 진출을 시도한 증권사들이 적지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흑자를 기반으로 한 세력 확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NH투자증권과 대우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5대 대형증권사 가운데 지난해 해외법인 수익성이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된 곳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6개 국가 해외법인의 2015년말 기준 총자산은 1307억원으로 1년전 978억원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 영업수익은 60% 가량 신장했고, 순이익은 400%가 넘는 급성장을 기록했다.

유 사장은 기존 해외 법인 뿐 아니라 이슬람 금융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찍부터 이슬람 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쿠르(이슬람채권) 도입을 촉구한 바 있는 그는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이슬람 긍융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오일머니 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매물로 나온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전에 잇따라 참여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도전에 나서기도 했다. 비록 근소한 차이로 미래에셋과 KB금융에 아깝게 패배했지만 유 사장의 지휘 아래 또 다른 도약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여전하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금융투자는 이미 국내 최고로 꼽히는 IB를 비롯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통한 상업금융(CB) 진출까지 꾀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모범이 되는 증권사”라며 “10년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는 유상호 사장이야말로 국내 자본시장 전체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인물”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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