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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터’ 최태준, 도전이 행복한 청춘

[인터뷰] ‘커터’ 최태준, 도전이 행복한 청춘

등록 2016.03.31 16:52

수정 2016.03.31 17:07

이이슬

  기자

최태준 / 사진=최신혜 기자최태준 / 사진=최신혜 기자


최태준은 반듯한 이미지가 호감을 주는 배우다.

지난 2월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 최태준은 반듯한 둘째 아들이자 듬직한 한 여자의 남자로 분했다. 드라마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최태준은 착하고 순한 얼굴을 지우고 영화 ‘커터’(감독 정희성)를 통해 상상할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르는 고등학생 세준으로 변신했다.

영화를 보고 놀라지 아니할 수 없었다. 최태준의 매력적인 눈빛이 참 좋았다. 그의 큰 눈망울에는 이기심, 절박함과 고뇌가 비쳤다. 만일 ‘커터’를 통해 최태준이라는 배우를 처음 본 관객이라면(그럴리 없겠지만) 그를 주목하지 아니할 수 없을 터.

놀라운 점은 ‘커터’가 최태준의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것. 최태준은 ‘커터’를 통해 영화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커터’는 술에 취해 여자들이 사라지는 밤, 그들을 노리는 검은 손길과 그 속에 말려든 고등학생들의 충격 살인 사건을 그린 범죄드라마다.

인터뷰 장소에 들어서자 최태준의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가 눈에 들어왔다.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악랄하고 알 수 없는 오묘한 분위기는 접어두고 생글생글 미소 지으며 반갑게 기자를 반겼다. 그런 그에게 집중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잘생긴 외모에 겸손한 미덕까지 갖춘 최태준과 함께한 시간은 웃음꽃이 만발했다.

“개봉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어요”

‘커터’에 대한 감상을 전하자 최태준은 이 같이 말하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영화가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지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랐다고. 영화 개봉이라는 그의 작은 꿈은 실현되었고, 그 사실만으로 그는 행복해했다.

“간절한 바람이 이뤄졌어요. 부담도 되었는데, 인터뷰를 하는 지금 이 순간마저 감사합니다. 많이 기다렸어요. 혹여나 개봉하지 못하면 어쩌나 애태우기도 했죠. 개봉을 앞두고 보니 연기를 잘 한 걸까. 실수한 부분은 없나 불안하기도 하고요. 부족한 점이 보이기도 하고 그래요”

 ‘커터’ 최태준, 도전이 행복한 청춘 기사의 사진


최태준은 상기된 얼굴로 영화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개봉을 앞두고 만난 최태준은 첫 주연작을 들고 관객들과 만나게 된 것이 감사하다고 했다. 또 영화가 말하는 바가 관객들에게 왜곡 없이 전해지기를 바랐다. 영화는 미성년자 성범죄 실화를 모티브로 해 더욱 충격을 안겼다.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가 극장을 나서는 발걸음을 무겁게 하기도. 또 기성세대로서 미안한 마음도 밀려왔다.

“영화보다 더한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어요. 충격적인 일들을 뉴스를 통해 접하며 어느새 무뎌지기도 하잖아요. 큰 사건을 놀랍지 않은 일로 받아들일 때 제 자신에게 놀라고는 해요. 영화를 접한 후 미성년자 피해자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계모, 계부에 의해 며칠을 굶다가 죽은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지요”

최태준은 미성년자 범죄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커터’가 사회를 환기시켰으면 하고 바랐다. 주연배우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연기한 최태준이었다. 배우로서 영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고 했다.

“영화가 경각심을 일깨우고 내 주변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을 갖게 한다면 범죄 피해자들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촬영했어요. 영화를 준비하며 미성년자 범죄에 대해 취재를 많이 했어요. 고민이 많이 되었죠. 세준이라는 인물은 미성숙한 청소년이에요. 청소년은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죠. 성범죄 현장도 일상처럼 봐온 아이에요. 그렇기에 충격적인 일들을 일상적으로 행동에 옮기지 않았을까요. 거기에 주안을 두었어요”

 ‘커터’ 최태준, 도전이 행복한 청춘 기사의 사진


최태준은 ‘커터’ 시나리오를 보고 욕심이 났다고 했다. 쉽지 않은 감정 연기가 발목을 잡았지만, 그는 또 다른 연기변신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고.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제법 지난 최태준이었지만 다시 교복 단추를 채우게 한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배우라는 직업이 참 신기해요. 역할에 따라 비춰지는 모습도 다르니까요. 다양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게 배우의 큰 매력이에요. ‘커터’는 욕심이 났어요. 배역의 소시오패스적인 성격이 어렵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재밌었어요. 이후에 더한 사이코패스 등 어떠한 결핍이 있는 역할도 용기내서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많이 생겼어요”

‘커터’의 백미는 세준(최태준 분)과 윤재(김시후 분)의 미묘한 감정연기다. 혹자는 이를 브로맨스로 읽기도 한다.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발산되는 묘한 감정은 곧 관계의 설정으로 연결된다. 이처럼 묘한 감정에서 벌어지는 간극과 둘 사이의 관계는 재미를 안긴다.

“고민을 많이 했어요. 세준이가 윤재한테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하는 부분에 정답이 필요했죠. 고등학교 시절을 많이 떠올리며 답을 구했어요. 세준이가 윤재한테 무언가를 바란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기성세대스러운 계산적인 것이더라고요. 고등학교 때는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하루종일 모여서 만화 이야기만 해도 좋았잖아요. 조건 없는 친구 사이라고 해석했어요. 또 세준이가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윤재가 거짓말을 하니 집착도 생겼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커터’ 최태준, 도전이 행복한 청춘 기사의 사진


최태준은 학창시절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대학시절 에피소드를 꺼냈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출신인 최태준은 충실히 학교 생활을 하는 연극학도였다고. 소녀시대 유리와 동기고, 박신혜, 강하늘, 수영 등과 학창시절을 보냈다.

“1학년 때는 수도 없이 무대를 짓느라 망치질을 한 기억으로 남았어요. 연극 작업을 통해 큰 배움을 얻었죠. 고3 연극영화과 입시 때는 발레 특기를 선보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재밌죠. 중앙대 시험 때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스탠리 연기를 시연했어요. 학창시절, 즐거웠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최태준은 ‘커터’를 통해 스크린 주연에 도전하며 또 한 번 성장했다. 주로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와 만났던 최태준이었지만, 스크린을 시험대 삼아 자신의 한계와 영역을 지웠다. ‘커터’는 최태준에게 소중한 자양분이 되어주었다.

“감회가 새로워요. 스크린을 통해 다른 배우들을 보며 부럽기도 했어요. 언젠가 나도 스크린에 올라가는 내 이름을 봤으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신기해요. 영화를 통해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보완해서 또 다른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태준은 오는 4월부터 MBC ‘옥중화’ 촬영에 들어간다. 50부작 긴 호흡 사극을 통해 최태준은 또 한번 변신에 나선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을 연이어 해내는 최태준이다.

“지금은 하루라도 더 빨리, 혹은 지금 하는 작품에 최선을 다해야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촬영이 반복될 때는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막상 휴식이 주어지면 불안해요.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고 재밌어요. 지금은 ‘옥중화’ 촬영을 위해 필요한 승마와 검술을 연습하고 있어요. 조선시대 사람이 되어 보는 것도 매력적이더라고요. 제게 빨리 무언가 큰 일이 벌어지기를 바라냐고요? 아니요. 지금처럼 작품을 통해 쉬지 않고 시청자, 관객들과 만나고 싶어요”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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