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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유한양행, 수상한 ‘희망퇴직’

업계 1위 유한양행, 수상한 ‘희망퇴직’

등록 2016.02.02 07:08

수정 2016.02.02 07:13

황재용

  기자

국내 제약사 중 이례적으로 희망퇴직 가동구조조정 아니라지만 논란 피할 수 없어임금피크제로 인한 인력적체 해소 가능

업계 1위 유한양행, 수상한 ‘희망퇴직’ 기사의 사진

국내 제약업계 1위 유한양행이 희망퇴직프로그램(Early Retirement Program)을 가동하자 구조조정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프로그램 신청자를 접수한다. 모든 부서 과장급 이상의 직원이 대상이며 보상조건은 3년치 연봉(36개월 급여 보상)이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국내 제약업계 리딩기업이다.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회사기도 하며 지난해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매출은 8204억원으로 전년 동기(7394억)보다 10.9%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만 매출 3100억원을 기록해 업계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한양행은 희망퇴직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에 유한양행이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가 희망퇴직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이를 통해 인력 조정을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올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정년을 60세로 올렸다. 지난 2010년 정년을 57세로 조정한 바 있는 유한양행은 이번 임금피크제로 심각한 인력적체 현상을 맞이하게 됐다. 즉 희망퇴직프로그램을 가동하면 빠져나가는 인원이 생겨 조직을 정비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내수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당장 3월에는 약가인하도 예정돼 있다. 특히 3월 약가인하는 실적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유한양행은 그동안 투자가 적었던 R&D를 중장기적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이로 인한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희망퇴직프로그램을 시행했던 글로벌 제약사를 살펴보면 희망퇴직이 인력감축으로 이어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그동안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노사가 마찰을 빚어 희망퇴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희망퇴직프로그램 가동 중 권고사직이나 대기발령 등으로 직원들의 퇴직을 종용할 수 있는 점도 문제다. 이는 일부 중견 제약사가 구조조정을 하는 방식 중 하나로 최근 대기발령 등을 명목삼아 퇴직을 압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유한양행의 희망퇴직을 시작으로 구조조정이 제약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이어가야 하지만 내수 시장이 밝지 않아 캐시카우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가장 효율적이면서 간단한 방법인 구조조정의 칼바람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업계 전체가 성장을 했다고 하지만 이익률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중견 제약사는 물론 대형 제약사들도 인력감축을 검토하는 분위기인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유한양행 측은 말 그대로 희망퇴직프로그램일 뿐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 박았다. 지난 1993년부터 상시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시행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유한양행은 감원 규모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으며 희망자에 한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방침다. 직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심사를 거쳐야 희망퇴직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목표치를 두고 일방적인 권고 조치로 직원을 퇴사시키는 것이지만 우리가 시행하는 희망퇴직프로그램은 희망자에 한해 신청을 받는다”며 “이전까지는 항시 신청이 가능했지만 회사의 안정을 위해 이를 정례화시키기로 한 것일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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