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5일 일요일

  • 서울 16℃

  • 인천 15℃

  • 백령 12℃

  • 춘천 19℃

  • 강릉 21℃

  • 청주 18℃

  • 수원 15℃

  • 안동 17℃

  • 울릉도 17℃

  • 독도 17℃

  • 대전 18℃

  • 전주 19℃

  • 광주 19℃

  • 목포 17℃

  • 여수 19℃

  • 대구 18℃

  • 울산 17℃

  • 창원 18℃

  • 부산 18℃

  • 제주 17℃

새 주인 맞은 홈플러스, 풀어야 할 현안 ‘첩첩산중’

새 주인 맞은 홈플러스, 풀어야 할 현안 ‘첩첩산중’

등록 2015.10.23 15:30

황재용

  기자

MBK파트너스 22일 인수작업 완료···고용안정 약속노조 대화 요청에는 끝까지 ‘묵묵부답’위로금 삭감 등 순조로운 운영 불투명

사진=홈플러스 노동조합 홈페이지 캡처사진=홈플러스 노동조합 홈페이지 캡처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홈플러스의 새 주인이 됐지만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지난 22일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와 홈플러스그룹 주식양수도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1999년부터 16년간 홈플러스를 운영한 테스코는 한국 시장을 완전히 떠나게 됐다. 또 앞으로는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테스코가 업계 2위로 성장시킨 홈플러스의 운영을 맡게 됐다.

인수 완료를 공식 선언한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현 고용조건의 유지와 임직원의 고용안정을 천명했다. 특히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여 나갈 계획이며 성장이 정체된 홈플러스의 재도약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2년간 1조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대형마트 신규 출점, 기존 점포 리모델링, 고객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소규모 점포 및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 등 핵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게다가 23일 오전 홈플러스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특별 격려금도 지급했다.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홈플러스의 모습을 재창조하면서 직원과 협력사 등 다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의 계획대로 홈플러스가 운영될 수 있을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풀어야 할 현안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먼저 홈플러스의 새 출발 첫 날부터 큰 충돌이 발생했다. 22일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대화를 요구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것이다.

현재 홈플러스는 기존 홈플러스와 2008년 홈에버를 인수한 홈플러스테스코 등 2개 법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 역시 2개가 존재하는데 그중 하나는 홈플러스테스코 노조로 사측과 최근 임금계약을 체결하는 등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홈플러스 노조로 이 노조는 현재 홈플러스 경영진은 물론 MBK파트너스 컨소시엄과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에게 가장 중요한 사안은 고용안정이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의 홈플러스 인수가 시작되면서 홈플러스 노조는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그동안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보여준 행태 때문이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헐값에 인수한 후 구조조정을 거쳐 비싼 값에 되파는 행태를 보여왔다. 즉 노조는 이들이 얘기한 고용안정 약속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2008년 국내 3위의 케이블TV 업체 C&M을 인수했을 때 노동자 109명을 해고한 바 있으며 2013년에는 ING생명을 인수하며 150명을 정리했다.

이에 홈플러스 노조는 그동안 수차례 대화를 제의했다. 그렇지만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인수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았다며 이를 거부했다. 특히 22일 노조 간부 200여 명은 대화를 요구하며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컨소시엄 본사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경찰과 크게 충돌했고 1명이 연행됐으며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대화는 경영원칙에 대해 확인하려는 목적”이라며 “몇 차례 대화 제의를 했지만 대화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노숙농성을 시작했으며 매각 절차가 완료된 만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홈플러스 노조는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지속적으로 대화를 거부할 경우 2차 총파업도 준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홈플러스 노조가 2차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노조와의 문제를 원활하게 풀지 못한다면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홈플러스를 업계 최고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부산 아시아드점 폐쇄 위기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는 홈플러스 운영에 관한 권리를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이전할 시 부산시장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협약서 상에 명시돼 있는데 홈플러스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부산시는 아시아드점의 관리운영권 회수를 홈플러스에 통보한 상태로 이 지점에서는 1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주주가 변동됐을 뿐 운영에 관한 권리를 넘긴 것이 아니다. 홈플러스는 아시아드점에서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매각 과정에서 지급되는 위로금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당초 월급의 600%를 위로금으로 지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3일 오전 반으로 줄어든 300%를 위로금으로 지급했다.

매각 위로금은 통상 기업을 인수하는 쪽이 피인수회사 직원들에게 지급하는데 이 과정에서 당초 예상했던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하면서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새어나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홈플러스 관계자는 “위로금 규모가 줄어들자 불만을 품은 내부 관계자들이 생기고 있다. 현재 300%의 위로금이 직원들에게 지급됐으며 추가 지급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잇따라 터진 경품 조작과 고객정보 유출 사건, 소비자 기만 광고 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아 훼손된 이미지를 우선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매각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아 소비자의 반감이 높은데 인수 완료 후에도 여전히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는 당장 앞에 놓인 현안을 먼저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