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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바꿔야 미래 있다

[창간10년]지배구조 바꿔야 미래 있다

등록 2015.10.28 08:13

박종준

  기자

정부 소유개념 탈피···자율성 부여해야 성공은행법 개정해 금산분리 전향적으로 바꿔야

“우간다 이기자” 경제에서 자금의 수요와 공급을 책임지는 의미의 금융이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서 화두로 부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금융산업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금융 산업은 최근 안팎에서 ‘위기’의 시그널이 켜졌다. 심지어 아프리카 빈국의 상징인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 등은 하나같이 ‘글로벌 뱅크’와 거리가 먼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런 현실에 비춰보면 당장 우리 금융의 목표가 ‘우간다’라는 우스갯소리조차 무리가 아닐 정도다. 때문에 대통령까지 나서 금융개혁을 주창하고 있다. 또한 금융권에서도 핀테크 등 미래 금융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뉴스웨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우리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해 보고 금융개혁 등을 통한 ‘내일’의 청사진을 그려봤다.[편집자주]


오정근 건국대학교 교수 오정근 건국대학교 교수

“우리 금융산업이 우간다보다 못한 이유는 소유 및 지배구조의 후진성에 있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금융IT학과 특임교수(아시아금융학회 회장)의 진단이다.

오 교수의 해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우리 금융산업이 밝은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정부 중심의 소유구조를 바꾸고 금산분리를 전향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개혁이 박근혜 정부의 최대 현안 중 하나로 부상한 이유도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녹록치 않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IMF 외환위기를 거친 후 지난 2007~2008년 사이 세계 금융위기와 최근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금융산업도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문제는 우리 금융산업의 낙후성이 심각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현주소는 아프리카 빈국의 상징, 우간다보다 못한 실정이다.


◇금융산업 성숙도 114개국 중 80위

세계경제포럼(WEF)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분야의 성숙도는 조사대상 144개국 중 80위다. 이는 아프리카 우간다(81위)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나(52위)·보츠와나(53위)·콜롬비아(63위)보다 낮다.

은행 건전성 122위, 대출 이용가능성 120위, 벤처자본 이용가능성 107위, 금융서비스 이용가능성 100위 등이다. 금융 분야와 관련, 어느것 하나 글로벌 경쟁력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는 없다.

지난 달 같은 조사에서도 대출 용이성은 119위, 금융서비스 이용 가능성은 99위로 우리 금융산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오 교수는 “여러 가지 조사방법 상 객관적인 지표는 될 수 없다”면서도 “순위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금융산업 경쟁력이 중하위권인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동북아 금융허브를 한다고 했지만 외국계 금융기관이 자꾸 빠져나가면서 현재 여의도 국제금융센터의 절반 정도가 비어있는 등의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동북아 금융허브 비전이 발표됐을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금융산업 순위가 23위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이마저도 요원해졌다.

지배구조 바꿔야 미래 있다 기사의 사진


◇정부의 과도한 규제 걸림돌

오 교수는 우리나라 시중 은행 등 금융산업이 퇴보하는 이유로 소유구조 문제를 비롯 지배구조의 불안전성, 규제 남발, 독립성 보장이 안 되는 금융감독체계 등을 지목했다.

실제 전경련이 국내진출 외국계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한국금융의 경쟁력 현황 및 개선과제’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4.2%가 한국 금융산업의 최대 문제점으로 정부의 과도한 개입과 규제를 들었다.

외국계 금융사들 역시 한국 금융산업이 금융선진국 수준이 되기 위한 과제로 ‘시장 진입장벽, 취급상품 제한 등 규제완화(71.8%)’라고 답했다.

오 교수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첫 번째 이유는 소유구조가 문제다”며 “우리 금융산업 구조가 정부가 금융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로 짜여 자율성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의 소유구조를 보면 국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이에 따라 낙하산 인사가 많아지고 정부나 정치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17개 중 8개 정부가 지배

우간다 수준 밖에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된 WEF 발표와 ‘은행 업무 시간’ 논란도 현재의 금융산업 지배구조 하에서 생겨난, 지엽적인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게 오 교수의 일침이다. 핵심적인 문제의 근원을 현재 대부분의 은행이 주인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우리나라의 17개 은행 가운데 8개 은행이 국민연금, 예금보험공사 등 사실상 정부가 갖고 있다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들이 수익성이나 미래 가치보다는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금융산업이 우간다 수준 밖에 되지 못하다는 얘기가 스스럼없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파생된 현실은 세계은행 순위에서 KB국민은행 68위, 신한은행 69위, 우리은행 75위, KEB하나은행 84위 등으로 국내 은행들은 글로벌 뱅크와는 거리가 있다는 데서도 쉽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는 것.

오 교수는 “현재 금융위가 추진 중인 금융규제 개선을 통한 금융업의 자율성 확대에서도 전향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금융산업의 자율성을 제고해주고, 은행들은 세계 금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핀테크 등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수익원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금산분리 정책을 전향적으로 완화하는 것도 금융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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