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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01X···추억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

[포커스]잊혀져가는 01X···추억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

등록 2014.12.30 09:52

김아연

  기자

지난 2013년 12월 한 이통사 대리점 앞에 01X(011·016·017·018·019) 번호를 사용하는 3세대(3G)·LTE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번호 이동 종료 공고가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지난 2013년 12월 한 이통사 대리점 앞에 01X(011·016·017·018·019) 번호를 사용하는 3세대(3G)·LTE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번호 이동 종료 공고가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결혼 전 90년대 대학원 다니던 시절, 직장인이던 아내가 사준 핸드폰의 번호를 아직도 쓰고 있습니다. 아내도 역시 그 때 그 번호를 간직하고 있죠. 지금은 결혼해서 저도 직장에 자리를 잡고 예쁜 자식도 둘이나 있습니다. 다른 건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아내와 이 번호를 평생 간직하고 싶습니다.”

“01X 번호는 가장 열정적이었던 날, 제 지난날들의 기억이고 다른 사람들이 추억하는 소중한 또 하나의 이름입니다. 모든게 급격히 바뀌는 이때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LTE 시대에 접어들면서 과거 01X 이용자들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과거를 그리워하며 01X 번호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01X는 휴대전화 앞자리가 011, 016, 017, 018, 019 등 과거 2세대(2G) 시절 사용하던 번호로 업계 추산 아직 100만여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01X 번호를 지키고 있다.

이처럼 이들이 이 번호를 지키는 이유는 오래 써오던 번호, 혹은 부모님이 물려주신 번호,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이 있는 번호를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으로 실제 010통합반대 운동본부에는 자신들이 사용하던 01X 번호에 대한 특별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특히 부모님이 생년월일을 맞춰서 선물해줬던 번호를 유지하고 싶어 휴대전화를 2개나 쓰는 사람부터 대를 물려 번호를 쓰는 사람, 번호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사람, 사랑하는 가족과 번호를 맞춰 바꾸고 싶지 않은 사람까지 번호를 놓고 싶지 않은 마음들이 구구절절하다.

이 때문에 이들은 해외에서 직접 국내에서는 01X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폰도 없어 해외에서 직접 휴대전화를 공수해오거나 요즘 스마트폰 보다 구하기 어렵다는 피쳐폰을 구하기 위해 돌아다녀야 한다는 불편함마저도 감수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들이 앞으로 01X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2G서비스를 하고 있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2G 서비스를 종료하지 않는 이상은 이들이 번호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우선 2G폰 자체가 부족하니 수요를 충족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2011년 2G서비스를 종료한 KT처럼 나머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당장 무리해서 종료는 하지 않겠지만 단말기 수요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번호를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다.

다만 해외 직구를 통한 단말기 수급이 가능하다는 점은 이들에게 희망적이다.

따라서 010통합반대운동본부 등에서는 이러한 이용자들을 위해 해외에서 출시되는 2G 전용 스마트폰 등을 직구를 통해 공수해 오고 있다.

공진기 010통합반대운동본부 대표는 “정책의 통일성을 위해 모두 010으로 통합을 추진해야한다는데 그러한 이유로 불편을 준다는 것이 옳은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정부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되 100만 이하로 사용자가 내려가면 수익에 대한 부분이니 회사가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감소세는 줄어들고 있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번호를 계속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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